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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 국회 청문회 열어달라"...500일 넘는 고공농성, 해고자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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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공장 고공농성 502일째
국회, 국민동원청원 사이트에 글
청춘 다 바친 일터...해고에 손배소송
"다국적기업, 청문회 소환→사회적 책임"
6.21일까지 한달 동안 국민청원 진행
5만명 동의 얻으면 국회 상임위에 회부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100일..."고용승계 쟁취" 촉구 피켓팅 중인 금속노조 1,.500여명 노동자들(2024.4.17) /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공농성 100일..."고용승계 쟁취" 촉구 피켓팅 중인 금속노조 1,.500여명 노동자들(2024.4.17) /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이 "고용승계" 문제 해결을 위한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지회장 최현환)에 23일 확인한 결과, 노조는 지난 22일 국회 전자청원 사이트인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클릭)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청문에 개최에 관한 청원'을 올리고 시민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국민동의청원 기간은 청원서 공개 후 30일 이내로 오는 6월 21일까지다. 국민동의청원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모두 5만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2,395명(5%)이 동의했다.

청원이 통과될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상임위는 회부된 청원을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폐기한다.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정부에 이송되고, 정부는 조치를 취한 뒤 처리 결과를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청문회 개최에 관한 청원'(2025.5.23) / 화면 캡처.국회전자청원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청문회 개최에 관한 청원'(2025.5.23) / 화면 캡처.국회전자청원

노조는 청원 취지에서 "더는 노동자가 하늘을 향하지 않도록, 한국옵티칼 집단해고·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청원한다"며 "한국옵티칼 여성 노동자가 청춘을 다 바친 공장 옥상에서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외친 지 500일이 넘었지만, 회사는 답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뒤, 일본 본사 닛토덴코는 일방적으로 구미공산 청산을 결정했다"면서 "하지만 구미공장 물량은 평택공장으로 이관돼 계속 생산 중이었다. 생산 물량은 옮겨졌는데 사람은 내팽개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미공장 사업이 평택공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만큼 구미공장 노동자도 마땅히 평택공장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는 지극히 정당하다"며 "그런데도 회사는 고공농성 중인 구미공장 철거를 시도했고, 해고자들에게 4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걸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국옵티칼 노동자는 하늘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쫓겨난 것"이라며 "길어지는 고공농성에 노동자의 인권이 침해받는 상황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정의를 바로잡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촉구했다.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국회의원들이 만나자고 해도 나오지 않는 일본 본사와 평택공장에 대해, 시민 5만명이 사회적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줘 강제로라도 청문회에 소환하자는 취지"라면서 "국회도 다국적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외국인투자기업의 먹튀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쇠사슬을 감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이 망루 위 다른 해고자들을 보고 있다.(2024.2.1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쇠사슬을 감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이 망루 위 다른 해고자들을 보고 있다.(2024.2.1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국옵티칼 해고 사태'는 지난 2022년 시작됐다. 일본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 '닛토덴코(Nitto Denko)'는 지난 2003년 한국에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진출해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평택 한국닛토옵티칼, 서울 한국닛토덴코 3개 자회사를 뒀다.

그러던 중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로 일본 본사는 구미공장 청산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했다. 해고자 17명은 "부당해고"라며 평택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현재는 7명만이 공장에 남았다. 하지만 사측은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서로 다른 법인"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해고자들은 2023년 1월부터 구미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는 등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특히 박정혜(40), 소현숙(43) 두 여성 해고자는 지난해 1월 8일부터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소현숙 조직부장은 지난 4월 27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 4월 27일 땅으로 내려왔다. 현재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혼자 남아 502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공농성을 포함해 기자회견과 집회, 국정감사, 국회의장 면담, OECD 진정서 제출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측은 "법인이 달라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며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청문회 국민동의청원' 포스터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청문회 국민동의청원' 포스터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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