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3선을 노리는 대구 '북구 을' 선거구는 '범야권연대'에 앞서 '진보' 후보들의 단일화가 벌써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을 탈당한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진보당'으로 합당을 결의한 가운데, '북구 을' 선거구는 기존 '민주노동당' 남명선 대구시당부위원장과 '통합연대' 조명래(전 진보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대구 대표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13일 오전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그런데, 남명선 부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소속인 반면, 조명래 대표는 '무소속'으로 등록한다. 기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당원은 당적이 자동승계되지만, '통합연대'측은 정당으로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진보당'에 직접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조 대표는 아직까지 통합진보당 가입을 하지 않아 '무소속' 신분이다.
남명선 부위원장은 "들어와서 협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조 대표는 "최소한의 룰이라도 정하자"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직'에서 열세인 조 대표는 "100% 여론조사를 통한 공천"을 바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이견에는 민주노동당의 '여성할당제'도 조 대표측에 부담이 되고 있다. '여성할당제'는 전체 지역구의 30%를 여성에게 공천하도록 한 규정으로, 대구지역 민주노동당 후보가 3명에서 5명 이내면 1명, 6명 이상이면 2명을 '여성'으로 공천해야 한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예비후보는 남명선 부위위원장을 비롯해 송영우(동구 갑), 이원준(달서구 을), 정우달(달성군)씨를 포함해 4명이다. 때문에, 남 부위원장은 '여성할당제'에 따라 공천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반면, 조 대표는 통합진보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남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여성할당제가 원칙이긴 하지만, 충분히 조율할 수 있고 중앙당도 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일단 통합진보당에 들어와서 후보 문제를 협의하자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물론 후보 문제가 중요하지만 '통합'에 합의한 이상 입당해서 논의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모든 걸 합의해서 들어오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대표는 "통합은 가치와 정치세력이 합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서로에 대한 배려와 상호 입장이 인정돼야 한다"며 "들어가기 전에 총선 후보를 어떻게 정할 지 최소한의 룰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진보당의 구성과 비전 뿐 아니라, 당장 가장 큰 현안인 내년 총선 대책에 대해서도 먼저 얘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이 부분이 되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진보단일화와 야권 전체의 단일화를 올 연말까지 끝내자"고 강조했다.
현재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김중걸 대구시당 부위원장과 양철조 북을 지역위원장, '혁신과 통합'의 이헌태 대구 공동대표도 '북구 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때문에, 남 부위원장과 조 대표는 '야권연대'에 앞서 '진보단일화'를 먼저 이뤄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대구 '북구 을' 선거 결과 - 2008년 국회의원 총선
대구 '북구 을' 선거 결과 - 2004년 국회의원 총선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서상기 의원을 비롯해 김충환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조영삼 전 한나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의 '북구 을'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는 당시 '비례대표' 초선이던 서상기 의원이 야권의 도전자 없이 86.29%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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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을] 남명선 "들어와서 협의" / 조명래 "최소한의 룰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