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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후보지'에 출마한 '탈핵' 후보
녹색당, 박혜령(43) 영덕 출마..."도시 에너지 때문에 농촌이 희생양 되어선 안돼"
2012년 02월 12일 (일) 14:45:02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지난 해 12월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된 경북 영덕에서 '탈핵'을 내건 녹색당 후보가 4월 국회의원 총선에 나선다.

녹색당 경북도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영덕핵발전소 유치백지화 투쟁위원회' 박혜령(43) 집행위원장이 오는 4.11 총선에서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선거구에 출마한다고 2월 12일 밝혔다.

스스로 '탈핵후보', '녹색후보'라고 밝힌 박혜령 집행위원장은 "이 땅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는 없다"며 "국민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핵발전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시의 에너지 소비를 위해 농촌지역 주민이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지역 여건에 맞는 건강한 지역발전모색, 지속가능한 미래지향적인 국가의 에너지수급계획을 만들어 가겠다"고 '출마의 변'을 통해 밝혔다. "한적한 곳에서 농사를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탈핵'을 강조하기도 했다. 

   
▲ 4월 총선에서 영덕.영양.봉화.울진 선거구에 출마하는 녹색당 박혜령(43) '영덕핵발전소 유치백지화 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 / 사진 제공. 녹색당

박 집행위원장은 또, "핵발전소는 에너지의 문제를 넘어 생명의 문제, 우리 삶의 방식의 문제, 나아가 민주주의 문제"라며 "현재 진행형 핵재앙인 후쿠시마를 기억하고, 핵이 없는 지속가능한 미래사회와 공동의 정의와 선을 함께 이루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집행위원장은 영덕군 갈천2리 부녀회장과 포항MBC 영덕 통신원을 지냈다. 그는 2월 13일 오전 영덕군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에 따라, 녹색당의 지역구 총선 후보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을' 선거구 구자상(53.환경운동가) 예비후보에 이어 2명으로 늘었다. "경북 경주와 포항, 수도권도 후보 출마를 논의하고 있지만 부산과 영덕 외에는 아직 확정된 곳이 없다"고 변홍철(44) 녹색당 대구시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운영위원장이 말했다.

경북 '영덕'은 강원도 삼척과 함께 지난 해 12월 23일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후보지'로 선정한 곳으로, 정부는 이들 지역에 각각 4기 이상의 원자력발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강석호(55)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영덕.영양.울진.봉화 선거구는, 2월 13일 현재 같은 당 윤재우(51) 경북희망포럼 부회장과 정재학(55) 삼표E&C 고문, 장명화(71) 전 호원대학교(서울산학) 책임교수, 이귀영(48)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자문위원, 전광삼(44) 전 서울신문 정치부 차장, 이원실(48) (주)렛츠스터디 대표이사, 김경태(54) (주)현대인슈몰 대표이사, 이재춘(59) 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전병식(60) 변호사, 홍성태(55) 코레일로지스(비상임)감사와 자유선진당 장갑호(54) 대구대 겸임교수, 무소속 김중권(72) 전 김대중전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12명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한편, '탈핵'을 비롯해 생태적 지혜와 사회정의를 내세운 '녹색당'은 2월 13일 영덕 '마이웨딩'에서 경북도당 발기인대회를 갖는다. "울진, 포항, 경주, 경산을 포함한 경북 각 시.군에서 농민과 주부, 자영업자, 학계, 전문가그룹을 포함해 1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고 녹색당은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26일 발기인대회를 가진 대구시당은 2월 말 창당을 목표로 당원을 모으고 있다. 녹색당은 현재 전국 2,5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현주씨가 창당준비위원장을, 하승수 변호사가 사무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영덕/울진/영양/봉화 선거구
박혜령 예비후보 출마의 변

탈핵후보, 녹색후보로 나서며
"이 땅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가 농부로 살기 시작한 것은 97년부터이며 그 중 이 곳 영덕에서만 10년을 보냈습니다.
시골분들은 시골이 좁고 낙후되었으며 늘 고여있는 물처럼 변화도 없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잠시만 생각하면 인간의 삶의 가장 근본은 먹거리이며, 농촌이 없는 인간과 생명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농촌은 우리 자신과 이웃의 삶까지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삶을 존재하게 하는 생명의 뿌리와 같습니다. 해마다 예측불가능한 자연과 기후에 맞서 늘 고단한 노동에 힘들어 하면서도 그 속에서 웃음과 해학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농사꾼이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골과 지방의 이웃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의 삶을 좋아하고 저도 그런 삶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는 농부이고자 합니다.

2011년, 지난해 봄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봄이었습니다.
영덕군수가 핵발전소유치를 신청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당장의 반대가 없었지만 영덕의 농민들과 지역인사들이 이 위험한 것을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군의회의 100% 동의를 거쳤다고는 하나 이런 중대한 사안은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결정과정이 열려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사고 이후에 주민들의 반대의견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1년여 시간동안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설명회나 간담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의회의 동의가 있었기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기억하기에 2005년 영덕은 핵폐기장이라는 거대한 회오리가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 후 적지 않은 이웃들이 이일로 후유증을 앓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후유증이란 자신의 생각을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봤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 이유 없이 혹은 부당하게 때리고 윽박지르면 다음엔 혼날 것이 무서워 대화를 하지 않게 되고 올바른 양육은 커녕 아이와의 소통이 단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과 같은 맥락의 문제였습니다. 핵폐기장을 나서서 반대한 주민들이 영덕의 발전을 저해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매도되고 압박을 받고 지역사회에서 매장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정당하고 당연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했을 뿐입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공동의 일에 의견을 밝히고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노력은 정당한 행위이고 보장받은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는 2011년 6월부터 몇분들과 함께 뜻을 모아 핵발전소 반대 대책위를 만들어 작은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론 힘들고 외롭게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필요하고 영덕군민들 전체의 의견이 자유롭게 나와서 우리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선택할 지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역사를 배웁니다. 심지어 몇 백년전의 일을 극으로 만든 것을 지금도 흥미있게 보는 이유는, 그 속에서 현실의 단편들을 보기 때문이며 미래의 교훈을 다시 상기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핵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 사고는 우리에게 핵발전소의 본질과 위험성을 가르치기에 충분히 충격적인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것을 망각의 강에 흘려보내고 작년 후쿠시마사고로 보고서야 다시 그 끔찍한 핵의 공포를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모두와 함께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렸고 자신을 강하게 꾸짖었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농사를 짖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잔혹한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가장 먼저 언론을 통해 독일이란 나라의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 나라는 구소련 체르노빌 사고당시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함께 피폭된 나라중 하나입니다. 독일에게는 직격탄이라 할 만큼 피해가 컸고 특히 인구가 밀집된 바이에른이란 도시에 엄청난 방사능 물질의 피폭이 있었습니다. 다운증후군으로 알려진 유전자 손상이 9개월 후부터 증가하고 수많은 사산이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독일은 다행히 참혹한 역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현재의 자신들의 삶에 그 교훈을 수용했으며, 다시 고개를 들던 핵발전 유지와 수명연장을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접하자마자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핵발전의 완전폐기 선언으로 결론 지었습니다. 그 결정은 30여년동안 녹색당과 수차례에 걸친 수십만명의 독일시민들의 탈핵을 향한 직접행동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일본의 사고는 실제로 체르노빌사고의 10배에 해당하는 사고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원전 4기안에 있던 핵연료봉의 규모가 체르노빌의 10배에 달하며 이것들이 거의 유출되었거나 유출되고 있거나 앞으로 계속 유출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사고가 단지 일본만의 사고로 끝날 것인지 생각보아야 합니다. 이미 바다에 상당량의 핵물질이 흘러들어갔고 방사능물질은 지구 한바퀴를 돌아 왔다고 합니다. 체르노빌의 10배에 달하는 사고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인류와 지구의 생명체계를 바꾸고 파괴할지,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고규모에 그 결과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핵발전은 이처럼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고자체의 발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사고 후 수습도 불가능합니다.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도 냄새도 색깔도 없다고 합니다. 더구나 핵발전소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방사능물질이 굴뚝으로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는지 외국에는 있는 굴뚝도 보이지 않게 지어 놓았다고 합니다. 실제 최근에 핵발전소 주변지역 임상보고서에 의하면 주변지역주민들의 갑상생암의 발병률이 250% 즉 2배 반이 높다고 통계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어른들보다 훨씬 치명적입니다. 주변농지의 오염과 농산물의 오염도 말할 것 없지 않겠습니까? 또 이 곳에서 나오는 온배수에서도 방사능물질이 유출돼 인근바다의 오염사실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너무나 위험한 시설을 영덕에, 우리가 사는 이 곳에 만든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미래를 말하고 올바른 가치를 가르치는 부모로서 이것은 용납해서는 안될 선택입니다. 지금부터 수명연장하지 않고 신규원전 건설하지 않아도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연료봉과 폐기물들은 고스란히 남으며 앞으로 수만년 동안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 위험한 물질을 양산하고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행위를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저는 12살인 제 딸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를 남겨주고 싶습니다.

핵발전소는 에너지의 문제를 넘어 생명의 문제이며 우리의 삶의 방식의 문제이며 나아가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먼저 지속가능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선택하고 자립해야 합니다. 그것은 국가적인 정책의 결정과 함께 가능하겠지만 우리가 먼저 제안하고 실천하여 그 구체적인 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지원하여 농업의 문제를 농업정책의 전환속에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함으로서, 농업을 사양화하지 않고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축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역내의 다양한 교류를 지원하여 경제자립도를 높여나간다면 규모의 크기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삶들이 한 지역안에 골고루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 지역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도시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없어서 사라지는 업종들을 지원하고 유치하는 것은 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여러 방향에서 고르게 지역을 떠받치는 힘있는 자치구역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방향과 내용이 일관되게 도시 중심적이고 대도시 지향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인구의 편중과 농촌공동화현상이 일어납니다. 인재와 인력들이 이 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경제적 자립구도를 갖추고 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개발의 논리에만 치우쳐  발생하는 비민주적이고 비공개적인 의사결정행태를 없애야 합니다. 주민들의 건강한 비판과 비전을 포용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발만능의 논리에 주민들의 삶이 희생되고 짓밟히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희생하여 얻는 결과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할 수 없으며, 대부분 이런 개발들이 지역과 전체사회구성원에게 이득을 가져오지도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 현재 진행형인 비극 속에서 아직 살아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한 말을 기억합니다.
기억하는 것, 다른 현실을 상상하는 것, 실천이 다른 기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 것.

모두 현재 진행형 핵재앙인 후쿠시마를 기억하고, 핵이 없는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상상하고, 그것을 위한 실천 이후의 미래가 지금과 다른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는 일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미래를 바꾸는 상상을 위해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주저없이 말하고 나눌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 참여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공동의 정의와 선을 함께 이루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2. 2. 13
탈핵후보 박혜령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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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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