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거대한 흐름은 시작되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종화 칼럼] "민주통합당의 오판과 오만, 지금이라도 달라져야"


 2010년 대구지역의 지방선거 결과를 본 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유권자들이 범야권에 표를 주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동네에서 풀뿌리주민운동 5년 빡시게 하면 기초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고. 당시 시민운동단체들이 범야권단일후보를 만들기 위해 활동을 하였고, 그 노력에 대한 응답인지, 아니면 유권자의 표심이 작용한 것인지, 몇몇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범여권후보 그리고 범야권후보 1인이 경쟁한 구도의 덕분인지, 아니면 이 모두가 작용한 결과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어찌하였던 10명의 범야권후보가 기초의원에 당선되었다.

오랜기간 풀뿌리주민운동을 한 후보는 대부분 당선시켰다. 북구의 어느 구에서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 2명을 제치고 1위로 당선되기도 했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대구에서도 변화가 시작되었구나! 사람들이 인식하기 전에 이미 물밑에서는 변화의 거대한 흐름이 일어나기 시작했구나! 고작 10명의 기초의원 당선을 가지고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87년도 대통령선거를 시작으로 한번도 이런 결과를 지역에서 본 적이 없다.

 그냥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가 아니라 삶 속에서 지역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라면, 시민운동이나 풀뿌리운동을 통해서 이미 지역정치에 참여하고 활동을 한 사람이라면 ‘대구’의 유권자들이 표를 던져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강력한 토대를 형성하고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여권 후보에 맞서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차원에서라도 범야권은 단결해야 하고 단일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하면 유권자들은 표를 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변화의 거대한 흐름이 시작되었지 않은가!

 국민의 마음이 선거를 통해서 표현되고 선거를 통해서 권력이 창출되는 선거민주주의 제도하에서 모든 공직선거는 중요하고 절대적이다. 하지만 올해 치러지는 총대선은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고 절대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적 대전환기의 성격을 갖고 있는 올해 선거, 그만큼 정당은 물론이고 시민사회까지 총력을 기우려서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민주주의-한반도 위기 극복,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 시장만능주의 극복,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감소, 굴욕적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완성하는 기틀을 잡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는 누구든지 한다. 그렇다면 선거에 대응하는 자세는 뭔가 달라도 달라야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현 정부와 여당의 민주주의 유린에 따른 반사이익이 고스란히 민주통합당으로 쏠리고 있는 것 같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민주통합당이 이뻐서 그렇다고 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럼에도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이 잘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오판과 오만이다.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어느 야당보다 야권연대를 앞장서서 추진해야함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야권연대를 기피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야권의 맏형으로서의 책임성과 리더쉽은 찾아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4월 11일, 국민들이 어떠할 것 같은가? 유권자들이 누구를 심판할 것 같은가? 민주통합당은 지금이라도 야권연대 실현을 위해 양보하고, 내려놓고,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 국민의 호된 심판을 받기 전에.






[윤종화 칼럼 9]
윤종화 / 대구시민센터 상임이사.  yoonjjs@hanmail.net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