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이번엔 한중FTA..."또 농민의 희생 강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6.29 18: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민.시민사회 "한중FTA 협상 중단" 촉구...1천만명 범국민서명운동


도리깨 타작소리와 함께 "한중FTA 결사반대" 피켓이 박살났다. 이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최상은 전국농민경북도연맹 의장은 29일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한중FTA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7월 3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정부의 한중FTA(자유무역협정) 2차 협상을 앞두고, 대구지역 농민.시민사회단체.야당이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를 비판했다.

"한중 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도리깨로 피켓을 내리치는 최상은 전국농민경북도연맹 의장(2012.6.29.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중 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도리깨로 피켓을 내리치는 최상은 전국농민경북도연맹 의장(2012.6.29.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국농민경북도연맹,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13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은 29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중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일방적 협상을 추진하면 다가오는 대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는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인사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중FTA는 한국 농업에 대한 사형집행이나 다름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품목과 유사한 값싼 중국산 채소류, 과일 등이 들어오면 국내 농민들은 발붙일 곳도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농약과 중금속으로 오염된 중국 농축산물이 검역규제완화 틈으로 들어올 경우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중 FTA를 진행하는 것은 식량주권 위협, 농업말살, 서민파탄의 폭정"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농민경북도연맹,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13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이 주최한 "한중FTA 협상 중단" 촉구 기자회견(2012.6.29.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국농민경북도연맹,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13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이 주최한 "한중FTA 협상 중단" 촉구 기자회견(2012.6.29.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정부가 지난 2011년 7월과 2012년 3월 각각 한.EU FTA와 한미FTA를 발효한 점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는 유럽, 미국에 이어 중국과도 FTA를 체결해 FTA 천국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고, "이는 대기업을 위한 퍼주기 협상으로 국익이라는 명분하에 농업희생과 중소기업도산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한중FTA로 '급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변하지만, 사회주의체계인 중국 특성상 비관세장벽을 건드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이 때문에 "한중FTA 10년차 피해액은 한미FTA 피해액 9천억원의 2.4배에 해당하는 2조3천억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상은 전국농민경북도연맹 의장은 "한미FTA 날치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정부와 새누리당은 한중FTA로 다시 한 번 농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작은 상처에 못을 박아 상처를 벌어지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국민들이 매일 소비하는 배추, 감자, 당근, 오이, 양파 같은 농산물이 경합관계에 있어 농민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도 "한중FTA는 농민과 농업을 죽음의 길로 내몰고, 국가와 국민을 재앙으로 몰아갈 협상"이라며 "FTA 광신도인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최상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의장,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2012.6.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 최상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의장,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2012.6.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정부는 한중FTA의 경제효과를 3%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경제효과가 30%라고 해도 그 이익은 농민과 노동자가 아닌 모두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라며 "한미FTA 발효 후 타들어가는 농민들의 가슴에 다시 불을 지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한.EU FTA,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정부가 호언장담한 수출증가는 그림이 떡이 됐고, 오히려 낮은 관세를 등에 업은 오렌지, 자몽, 레몬 등이 봇물 터지듯 밀려와 국내 과채류 시장을 점령했다"고 지적하며 "한중FTA 결과도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와 야당은 29일부터 '한중FTA 협상 중단을 위한 1천만명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며, 전국농민경북도연맹과 한국농업경영인경북연합회를 비롯한 15개 단체로 구성된 경상북도 농민단체협의회는 오는 7월 3일부터 5일까지 "한중FTA 2차 협상 저지"를 위한 제주원정 투쟁에 나선다.

박살난 "한중FTA 결사반대" 피켓(2012.6.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살난 "한중FTA 결사반대" 피켓(2012.6.29)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27일 논평을 내고 "이미 체결한 한미FTA에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보아 자유무역협정이 장밋빛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국민의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한중FTA 협상을 강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국내 농.축산업에 대해 무책임한 행태를 계속하는 이명박 정부가 정말 국익을 위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지난 5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FTA 1차 협상을 진행했고, 오는 7월 3일부터 5일까지 제주에서 2차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석영 FTA 교섭대표는 지난달 14일 '한중FTA 1차 협상 결과 브리핑'을 통해 "오는 7월 2차 협상에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주요 부처 관계자들도 참여하고, 중국 측과 한중 FTA 범위와 민감 품목, 상품, 서비스, 투자 등 분야별 협상 지침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