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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 '추적60분'에 있고 지역언론에 없는 의혹들
KBS <추적60분> 여론ㆍ공사ㆍ도박 의혹 / <매일><영남> 영양댐 찬반 공방만
2013년 04월 16일 (화) 16:55:46 평화뉴스 pnnews@pn.or.kr

사건 사고 이외에 지역의 토착비리가 전국 이슈로 부각되길 기대했었습니다. 지역사회 민주주의, 법제도 개혁이 피부적으로 와 닿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불편한 진실이 언론에 의해 하나둘 양파껍질 벗기듯 까발려지면, 이 지역 민심도 ‘이래 살아선 안되겠다. 뭔가 바뀌어야지’라는 마음이 조금씩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2009년에 방영된 드라마 ‘시티홀’에서 그랬던 것처럼, 지역 기득권세력과 국회, 대기업들의 끈끈하고 부적절한 연대를 지역주민들이 힘과 마음을 모아 ‘깨버리는’ 그런 승리를 느끼고 싶었거든요.

현재 경북 영양군이 그 선상에 있습니다. 4~5전부터 불거졌던 영양댐 건설문제, 인구 1만 8천여명이 되는 작은 산골에서 참으로 ‘웃기고, 허탈하고, 상식 이하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웃기고, 허탈하고, 상식이하의 일’이 지역언론이 아니라 전국 언론에 의해 제대로 증명된 것입니다. ‘~카더라’ 통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각 세력들의 ‘주장’이 아니라, 집요한 자료 분석과 현장 취재에 의해 ‘사실관계’로 드러난 것입니다.

지역 기득권층이 합심한 "비리 백화점"

드라마 ‘시티홀’에서 윤미래(김선아)가 자신들의 동네에 들어오기로 한 폐기물 처리 공장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과거 결재서류를 몽땅 뒤지면서 오류를 지적해낸 것처럼 말입니다.

<추적 60분> 10일 방송분 <영양댐이 이상하다>는 영양댐의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분석합니다. ▲ 영양군민 83%가 영양댐 건설을 찬성한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인가? ▲ 영양댐 건설의 타당성, 진짜인가? ▲ 건설업자 출신 영양군수가 바뀌고 나서, 이 지역 건설사업 지형이 바뀌었다. ▲ 영양군수와 그 측근들간의 부적절한 관계 등등.

지역언론에서는 통 찾아볼 수 없었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두 눈 번뜩이는’ 뉴스들이 깨알같이 빡빡해서 3~4번이나 VOD(다시보기)를 재시청 했지만, 그 흥분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영양댐을 둘러싼 정부기관간 갈등, 사업의 타당성 등의 주제보다 제 시선을 잡았던 부분은 <추적 60분>이 찾아낸 사실관계였습니다. 즉 “▲ 영양군민 83%가 영양댐 건설을 찬성한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인가? ▲ 건설업자 출신 영양군수가 바뀌고 나서, 이 지역 건설사업 지형이 바뀌었다.”등인데요.
 
영양군민 83%가 영양댐 건설을 찬성?

국토해양부가 언론보도에 ‘반론’을 제기하는 자료에 항상 따라 붙는 내용이 있습니다. <경향신문> 2012년 2월 22일 기사에 따르면 2012년 당시 영양군은 서명운동 결과와 관련 보도자료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18세 이상 주민 1만 6,128명 가운데 1만 3,041명이 서명해 83%의 찬성률을 보였다”고 적혀있습니다. 국토해양부에서는 이를 지역민심이라고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추적 60분>은 ‘댐 건설 찬성 83%’의 진실을 먼저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국토해양부에 제출된 ;댐 건설 찬성‘ 서명용지 사본을 구해 하나하나 꼼꼼하게 분석했더니 재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이름은 다른데, 글씨는 동일하고 △ 글씨는 모두 동일한데, 서명 도장은 다르고 △ 일부 서명용지 전체에는 서명자 대부분이 안동지역을 주소로 하고 △ 한 사람이 여러번 서명한 흔적 등. 그리고 이 서명에 공무원들이 철저하게 동원되었고, 지역사회 상황(각종 인허가권을 가진 공무원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지역 상공업계 관계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동참할 수 밖에 없었던 영주지역민들의 힘겨운 사연까지.

   
▲ KBS <추적 60분> '영양댐이 이상하다'(2013년 4월 10일 방송)

어쨌든 이 내용을 감안한다면, 영주군에서 제시한 보도자료대로 “18세 이상 주민 83%가 댐건설에 동의한다”는 것은 사실과는 한참 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양군수가 바뀌고,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 vs 사실

한편, 특정 건설업체 대표이사 출신인 현 군수가 선출되고 난 이후 △ 영양지역 공사가 증가했고, △ 공사 수주는 군수가 최대주주인 업체와 군수 지인 조경업자에게 집중되었으며 △ 세금을 들여 공사는 진행했지만 사후 관리는 전혀 되지 않았던 영양지역 곳곳이 TV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시민들의 세금이 영양군민들 보다는 군수와 그 측근을 위해 사용된 정확이 정확하게 포착된 것이죠. 

   
▲ KBS <추적 60분> '영양댐이 이상하다'(2013년 4월 10일 방송)

▲ 소계터널 입구는 만들어졌지만, 그 주변과 위쪽은 흙이 그대로 남겨져 있어서 언제 붕괴될지도 모르고 ▲ 삼지연꽃테마파크는 길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을씬년스러운 분위기 ▲ 영양반딧불이 생태숲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잡목과 풀 등이 무성하고 ▲ 산촌생활박물관 또한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현 영양군수 재임기간에 이루어진 공사내역이고, 그 공사 대부분이 해당 군수가 최대주주로 있던 업체에서 담당했습니다.

지역 토호, 끈끈한 ‘패밀리’ | 지역사회 쥐락펴락

<추적 60분>은 취재과정 중에 영양 군수와 지역 공무원, 의원, 건설업자, 조경업자들간에 ‘끈끈하고 친밀한(?)’ 놀이 현장(?)을 취재합니다. <추적 60분>측에서는 이를 도박 현장이라고 주장했고, 이 방송 다음날인 11일 경북경찰청에서는 ‘영양군수 도박 여부’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습니다.

공무원과 현 군수는 <추적 60분>과 인터뷰에서 “차 마시고 놀았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분들이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눴던지, 도박을 했던지 그것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게 더 짜릿하게 와 닿았던 내용은 그 자리에 있었던 일곱분의 관계망이었습니다.

   
▲ KBS <추적 60분> '영양댐이 이상하다'(2013년 4월 10일 방송)

건설업자 황모씨는 영양군 조경사업 대부분을 수주한 업체 사장이며, 이날 모임 장소를 제공한 또다른 건설업자 오모씨는 군수와 막역한 사이기도 합니다. 당시 영양군민 인터뷰에 의하면 “거기서 마작도 하고 오락도 함께 어울려 놀았다”는 증언도 뒤따랐습니다.

   
▲ KBS <추적 60분> '영양댐이 이상하다'(2013년 4월 10일 방송)

이외에도 <추적 60분>에서 제시하는 영양군의 토착비리 내용은 더욱더 많습니다. 영양군민들 속이 얼마나 타들어갔을지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도 정말 불편했습니다.

추적 60분, 지역언론에도 쓴소리 딱 한마디

<추적 60분>에서는 지역언론에 대해서도 쓴소리 딱 한마디를 포함시켜 두고 있습니다. 

   
   
▲ KBS <추적 60분> '영양댐이 이상하다'(2013년 4월 10일 방송)

3월 19일 <영양댐 조기 추진 촉구 궐기대회 및 기자회견> 현장. 대충만 보더라도 그렇게 많은 인원이 모인 집회가 아니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추적 60분>취재에 따르면, 그날 현장에는 많아도 200여명, 그 중에 공무원도 많았고 동원된 인원도 꽤 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날 집회현장을 보도한 지역언론은 <2천여명><1000여명><500여명>으로 그 숫자를 부풀려 놓고 있었습니다. 전형적으로 ‘보도자료’만 참고해서 쓴 기사입니다.

그 언론들을 찾아봤습니다. <영남일보>는 제목에 <찬성주민 1000여명 결의대회>(3월 20일), <경북매일>은 이를 ‘속보’로 다루었고 참석인원 500여명으로, 대구일보도 ‘참석인원을 500여명 운집‘으로  편집했더군요. 해당 언론사 기자님들, 과연 현장에는 가 보셨습니까?

   
▲ <영남일보> 2013년 3월 20일자 10면(경북)
   
▲ <대구일보> 2013년 3월 20일자 11면(경북)
   
▲ <경북매일> 2013년 3월 20일자 9면(경북)

지역언론, 영양댐 찬반 공방만 중계

현재 영양댐 문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쳤고, 지난해 국회에서 현지 조사 예산까지 편성해놓은 상태입니다. 즉 거칠게 이야기하면 공사 바로 직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겉으로 본다면 그렇지만, 그 과정과 내용, 사업의 타당성 여부는 대부분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들이 어지럽게 불편하게 얽혀있다는 점이죠.

3월~4월 지역의 <매일신문><영남일보>는 영양댐과 관련 찬성과 반대측 주장을 중계만 했었습니다. 과거 기사를 검색해봤지만 <추적 60분>이 담고 있는 내용을 제대로 보도한 지역언론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영양지역 토착비리가 전국언론 KBS <추적60분>에 의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영양댐을 둘러싼 찬반 양론만을 중계하던 지역언론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역의 <매일신문><영남일보>는 선거때 마다 ‘지방분권’,‘지역자치’의 중요성을 지면에 주요하게 편집해왔습니다. 지방분권과 자치의 의미를 약간 거칠게 해석한다면 중앙의 감시감독없이 지역에서 스스로 권한을 가지고, 제대로 된 괜찮은 지역정치, 삶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일텐데요.

   
▲ <매일신문> 2013년 2월 28일자 5면(사회) / 3월 6일자 5면(사회)
   
▲ <영남일보> 2013년 4월 1일자 29면(사람&뉴스)

그렇다면, 두 언론은 그동안 자신이 외쳤던 분권과 자치의 가치관에 스스로를 대입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의 작은 군단위에서 나타난 ‘제대로 걸린’ 토착비리. 그동안 지역언론의 방치 속에 중앙언론에서 이 문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권과 자치’을 목놓아 외쳤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에게 묻습니다. 중앙언론에게 영양지역 토착비리 보도의 주도력을 빼앗기시렵니까?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헤쳐보시겠습니까?

   





[평화뉴스 미디어창 228]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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