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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파기와 리더십
진영 양건 채동욱...일부 보수언론, 권력 속내 대변...'주고받기' 인상
2013년 10월 01일 (화) 09:40:51 평화뉴스 pnnews@pn.or.kr

복지정책 주무장관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박 대통령이 대선 복지공약을 파기하자 사표를 냈다. 양 건 감사원장은 임기 만료가 멀었는데도 사표를 냈다. 법률에 보장된 감사업무와 관련해 박 대통령과의 갈등이 핵심 배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조선일보가 '혼외자식' 설을 보도하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느닷없이 감찰을 지시하자 사표를 냈다. 언론은 이들이 사표를 낸 주요 배경을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첩' 인사록으로 인사를 하다 총리 후보에서부터 차관급에 이르기까지 많고 많은 사람들을 낙마하게 했다. 취임한지 이제 겨우 일곱 달 남짓 한데 박 대통령의 '수첩'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대통령으로 보면 '능력 있는' 인사들이었겠지만 국민으로 보면 불법, 부정의 인사들이었다. 다른 말로 하면 박 대통령의 '수첩'은 대통령으로 보면 '전가의 보도'일 테지만 국민에겐 나라에 별로 도움 되지 못하는 '공책(空冊)'으로 비칠 뿐이다.

권력 핵심이 공약 파기 앞장

여기서 언론보도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하면 두어 가지 '현상'을 지적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하나는 박 대통령은 대선 때 표를 얻으려고 갖은 정책을 입안해 제시했지만 권좌에 오른 후에는 그 공약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는 공약가계부는 파산선고를 당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그 파산선고를 누가 하고 있는지를 보면 대통령의 참모들-청와대 참모들이다. 취임하면서 '책임 총리', '책임 장관'을 연일 강조한 터라 정책파산선고-정책파기를 청와대 참모들이 하고 있는데 그 것은 이치로 볼 때 대통령이 허락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언론 보도 흐름을 보면 양 건 감사원장과 채동욱 검찰총장은 덫을 파 놓고 걸리기를 기다렸으나 걸려들지 않자 '흔들어(갈등을 만들어)' 내 쫓은 모양새고, 진영 장관은 '그래 봐야 숙이고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딴 판으로 판단을 한 모양새다. '딴 판'으로 판단했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권력 속성이나 그를 둘러싼 '부통령' 김기춘 비서실장이 무엇을 '계산'는지 읽고, 그 '계산'에 자신이 걸어온 생애를 맡길 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말이다.

초원 복국집 김기춘 '부통령'

그런데 언론보도가 한 결 같이 취임 초 엉망으로 인사하던 때와 몇 달이 지난 지금 청와대의 흐름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 중심에 부산 '초원 복국집'의 김기춘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를 언론보도가 '부통령'이라고 호칭하고 있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공연히 '부통령'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매사에 '주고받기'가 우리 사회의 어길 수 없는 법칙이 되고 있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면 권력자들은 도대체 무얼 주고받았을까?

양 건 감사원장이나 채동욱 검찰총장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에 있었다. 시대를 거슬러 조선시대라면 언관, 청요직에 해당된다. 진영 장관은 박 대통령의 핵심이었던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박 대통령과 갈등관계에 있었다? 속으로는 수긍할 수 없겠지만 겉으로는 무난하게 갈등을 처리하고 사표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복지ㆍ재정정책과 관련한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의 9. 28. 자 사설 「진 장관, 기초연금 문제 매듭짓고 물러나는 게 正道다」는 진 영 장관이 사표를 내지 않았다면('가출'하지 않았다면)선택했어야 할 '운명'을 읽게 한다. 진 영 장관이 맡아주기를 바라는 역할은 이렇다.

   
▲ <조선일보> 2013년 9월 28일자 사설

진영 장관의 '운명'

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대선 때는 새누리당 공약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대선 후엔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까지 지낸 핵심 측근이 이런 식으로 물러난다면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선 대통령이 국민에게 두 번이나 직접 사과했다. 그렇다면 담당 장관으로선 그만 두더라도 정부정책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실행되는 단계까지 매듭지은 다음에 그만두는 것이 옳다.

논설기자가 진영 장관입장이라고 해도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 사설의 맥락대로라면 진 영 장관은 두 번 죽는 게 된다. 하나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연금의 법칙을 어기고 국민들에게 무한 피해를 입힘으로써 재정통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 그리고 그 길이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을 아는 수 많은 관계자들의 정체성을 파탄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죽음은 국회에서 연금갈등을 정부안대로-박 대통령 안대로-처리하고 실행하라는 것인데 진 영 장관에게 그 다음에 돌아올 몫은 '토사구팽'. 중국 한 나라 한신의 '토사구팽'을 너도 당해보라는 것인데 '정도' 운운하고 있는 데서 보듯 조선일보가 언론으로서의 작은 모양새도 버리고 이런 주문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의 취임을 전후한 시기에는 '수첩'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영 장관에게 '두 번 죽어라'는 식의 사설을 쓰는 현재로 보면 '언론의 정도'와 담을 쌓은 게 분명하다.

   
▲ <매일신문> 2013년 9월 30일자 3면(종합)

정치적 '미숙'...리더십 위기

다음으로 느껴지는 조짐은 의외로 매일신문에서 읽을 수 있다. 매일신문은 9. 30. 자 「리더십 위기?」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문제 제기했다. 이 기사 역시 청와대-내각 소통 부재가 첨예화한 시기를 김기춘 비서실장의 취임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해서 다루지 않고 '불똥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는 선에서 스케치하고 있다. '아니면 말고' 의식이 깔려있다. 또 시각도 '최측근 진영 장관 항명/취임 7개월 만에 불협화음/인사문제 전반 비화될 수도'라는 부제에서 보듯 단세포적이다. 하지만 '리더십 위기'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을 것이다. 적지 않은 국민들에게 박 대통령은 '불통 대통령'으로 각인되고 있는 것은 속일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9. 30. 자 뉴시스 보도 「이상돈 "진영 사태, 靑 참모진 내각 위 군림 탓"」를 보면 전 새누리당 정책특위 위원인 이상돈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 참모-내각 소통 고리가 청와대 참모들의 군림하려는 태도 때문에 ‘진영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면서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반려'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키워 '정치적으로 미숙한 점'을 지적했다. 장관의 사표 수리와 반려는 대통령의 몫이므로 결국 박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가 문제임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복지정책ㆍ리더십과 관련한 매일신문 보도
   
박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는, 한겨레 9. 30자 「최측근의 '항명'…박 대통령 리더십ㆍ국정운영 큰 타격」 보도에서 구체적이다.

   
▲ <한겨레> 2013년 9월 30일자 5면(종합)
 
"내가 지금도 반대하는 기초연금안에 대해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나. 이것은 양심의 문제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사퇴를 철회할 뜻이 없다며 밝힌 이런 발언은 그동안 기초연금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진 장관 사이의 갈등이 꽤 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주무부처의 장관이 정부가 시행하려는 기초연금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어서,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은 물론 기초연금안의 국회 처리 등에도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겨레 보도는 리더십 위기를 자초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임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을 설득할 수 없고, 주무장관도 반대하는 그런 기초연금제를 대통령이 정부안으로 확정하는 과정이 바로 '문제 있는 리더십'임을 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조차 강한 의문을 제기해 사표를 던질 만큼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고 그래서 국민 생활을 좌지우지할 그런 정책을 국민들에게는 ‘말의 제스처’를 연출하는 선에서 그치고 법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과 없이 밀어붙이는 박 대통령을 언론보도를 통해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불통 대통령' 이상도 이하도 아닌 권력자로 새겨지고 있다. 그 동안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민생'과 '신뢰'는 '말의 제스처'였음을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를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언론보도는 그런 모습을 사실(寫實)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의 연금정책, 리더십ㆍ정치력 부재를 다루고 있는 한겨레 보도
   

대통령의 재정정책ㆍ리더십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경향신문 보도
   

경향신문은 「박근혜 정부의 난맥상 드러낸 진영 사표 소동」 보도(9. 28. 27 사설)에서 박 대통령 정부의 난맥상을 ‘진영 사표’를 창으로 삼아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 <경향신문> 2013년 9월 28일자 사설

진 장관이 언급한 책임 통감 부분은 최근 사퇴설이 불거진 뒤 토로한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예산은 기재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행부가 꽉 쥐고 있으니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도 했다. 특히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이견을 보였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사퇴배경은 '자신의 뜻이나 소신'대로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경향신문> 2013년 10월 1일자 사설

경향신문의 10. 1. 자 시론 「박근혜 정부, 정치적 정통성을 묻는다」는 지난 대선에서 연로세대와 영세서민층에서 종전 선거와 판이한 투표선택이 이루어졌고 그것은 "선거 당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매달 20만원씩 드리겠다고 공약했다"는 연금공약 때문임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배신을 세상 무엇보다 싫어한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연금-복지공약 파기는 표를 몰아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이 보도는 박 대통령의 개인적 성격이 아닌 정치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물론 성격과 정치적 정체성을 엄격히 나누기는 어렵다). 국민들에겐 박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로 읽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진작 알았을 것


기초연금과 같은 복지정책은 처음부터 민감한 부문이고, 그것을 박 대통령이 몰랐을 리 없었으므로 표를 얻기 위해 공약으로 국민들에게 제시되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복지정책의 기본 바탕이 되는 증세를 통한 세수는 한사코 반대한다. 대신 국민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한다. 공약을 파기하는 엄청난 책임 회피는 거기서 그칠 사항이 아니다. 언론보도는 40대, 50대야말로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연령대 국민들에게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는 ‘너희들에게 미래는 없다’는 절망의 선언이나 다름없다.

한국일보가 다룬 재정정책ㆍ박 대통령 정치력 부재 관련 보도
   

'용돈' 수준 복지


지난 한 주간의 연금·대통령 불통 정치 관련 보도에서 조선일보가 보여준 보도는 철저하다고 할 만큼 '공(功)은 대통령에게, 잘못한 책임은 장관에게'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로 상징되듯 복지정책이 파탄 위기 상황에 처하자 공무원복지까지 끌어들여 비난하고 있다(「기초연금 축소 국민 이해 구하려면 공무원도 고통 분담을」, 9. 26. 사설).

   
▲ <조선일보> 2013년 9월 26일자 사설

공무원연금 적자를 보전하려고 2030년까지 14조9600억원의 세금을 집어넣어야 하니까 기초연금 축소에 따른 국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연금 개선을 위한 대강의 일정표라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 사설을 거꾸로 읽으면 그만큼 국민들이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로 손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스스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로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 파기는 수구언론이 겉으로 보도하는 범위를 훨씬 뛰어넘고 연금수급을 눈앞에 둔 세대를 '불확실의 늪'에 빠뜨릴 공산이 크다.

한국일보 칼럼 「용돈이나 주겠다는 복지」(9. 28.)는 박 대통령이 기초연금 복지정책을 공약해서 장년-노년층 표를 얻어 권좌에 올랐지만 국민들에게는 미래생활을 보장하는 복지가 아니라 '용돈' 수준으로 복지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비생산성을 잘 지적하고 있다.

   
▲ <한국일보> 2013년 9월 27일자 30면(오피니언)

공약파탄의 주체가 청와대이고 그 중심이 박 대통령인 것, 민생과 신뢰를 강조했지만 '말의 제스처'에 그침으로써 리더십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보도는 전하고 있다. 그럼 그 지향점은 어딜까?

언론은 박 대통령의 지향점을 언뜻언뜻 보여주고 있다. 역사교과서 왜곡 발행에서 보듯 권력으로 역사를 개조하려는 움직임은 좋은 시사점이다. 경향신문의 사설 「정권 차원에서 '역사 개조' 시도하겠다는 건가」(9. 25.), 한겨레 사설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내정 철회하라」(9. 24.)는 이념몰이를 해서라도 '역사전쟁'을 일으켜 신판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을 재현해보려는 권력층의 시대착오적인 움직임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증세엔 '손사래'


국민이 왜소한 국가는 약할 수밖에 없다. 할 말이 있어도 말하기 어렵다. 맹자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무항산(無恒産) 국민은 무항심(無恒心)'이다. 무항심 국민일수록 가진 게 없으므로 더 정부에 의지하게 된다. 기업의 법인세는 올리려 하지 않고 증세라면 까무러칠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한편으로 기초연금-국민연금을 연계해 국민들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정책의 진행과정을 언론은 그래도 나름대로 빠뜨리지 않고 다뤄 여론을 환기해오고 있다.

언론에 거는 기대, 권력으로 만사를 재단하고, 그게 그대로 통하는 '권력기관' 사회가 아니라 '권력기관'이 적으면 적을수록 말 못하는 국민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국민들은 희망한다.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파동 보도가 일부 언론의 '나 홀로' 언론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보도의 현장이자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250]
여은경 / 대구경북민주언론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전 대구일보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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