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조사가 '여름 전어'보다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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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국정조사' 외면, '공방ㆍ정쟁'에 그쳐...최민희 의원 "국민 알권리 봉쇄" 비판


'공영방송' KBS와 MBC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보도를 외면하거나 소홀히  해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국정원 '대선 개입'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가 제시돼도 '정쟁'이나 '폭로전' 식으로 다루는데 그치고 있다.

국회는 지난 7월 24일 법무부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국정원 국정조사'(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시작했다. 그런데, KBS와 MBC, SBS는 24일 메인뉴스에서 국정조사 관련 보도를 각각 14번째와 20번째, 21번째로 보도했다.

특히, KBS는 국정조사 보도 앞에 박근혜 대통령이 '동서 고속화 철도 등 공약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뉴스를 내보냈고, MBC는 '가을전어보다 여름전어가 횟감으로 더 좋다'는 보도를, SBS는 영국 왕실의 '로열베이비 탄생' 소식보다 뒤에 배치됐다.

MBC 뉴스데스크(2013.7.24) / '국정조사' 뉴스 바로 앞에 '여름 전어' 보도를 내보냈다.
MBC 뉴스데스크(2013.7.24) / '국정조사' 뉴스 바로 앞에 '여름 전어' 보도를 내보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 같은 자료를 공개하며 "한마디로 국정원 국정조사를 '여름전어'나 '영국 로열베이비'보다 덜 중요한 뉴스로 취급한 것"이라고 26일 비판했다. 

경찰청 기관보고가 실시된 25일에도 KBS와 MBC는 각각 12번째와 22번째에 관련 보도를 배치했다. 그나마 SBS가 2번째로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최 의원은 "MBC는 이틀에 걸쳐 국정조사 보도를 뉴스 막바지에 배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상파3사 국정원 국정조사 보도 현황(메인뉴스 기준)>
자료 / 민주당 최민희 의원실
자료 / 민주당 최민희 의원실

게다가, 이들 지상파3사의 뉴스 내용도 '정쟁'이나 '폭로전'에 그쳤다. 
KBS는 24일 보도에서 "여야는 난타전을 벌였다", "말다툼으로 치달았다", "신경전을 벌였다"고 여야 공방 프레임으로 국정조사를 다뤘다. MBC도 "여야의 지리한 공방에다 '폭로전'까지 더해지면서 또 하나의 '정쟁의 장'이 됐다"고, SBS도 "여야가 또 한바탕 설전을 주고받다"고 보도했다.

특히, 야당이 '경찰청 동영상'을 공개한 25일에도 KBS는 "여야는 여직원 감금과 이른바 매관매직 논란, 서울청장의 대선개입 논란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며 "여기에 새누리당은 오피스텔 불법 감금, 민주당은 경찰의 부실 축소 수사 의혹을 각각 앞세워 충돌했다"고 여전히 '공방'과 '충돌'을 강조했다. MBC도 25일 "여야는 또 공방을 벌였다"며 "날선 신경전과 고성도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SBS도 "오늘도 고성과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가 서로 동영상 폭로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25일 경찰청 기관보고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이라는 경찰 수사관들의 대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경찰 수사관들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댓글을 발견하고 "언론에 나가면 큰일"이라며 "노다지다 노다지, 이렇게 많은 걸"이라는 대화를 나누다가, 다음 날에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써보려고 그러거든요"라며 수사결과를 왜곡한 정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최민희 의원은 "공영방송이 속속 드러나는 새로운 증거들마저도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국정원 대선개입과 경찰의 은폐수사의 실체를 국민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국민의 알권리'를 봉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국정조사를 그저 '여야 공방전', '정쟁의 장'으로 치부하는 등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가려는 새누리당에 유리한 보도를 하고 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의 실체가 밝혀지길 염원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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