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심장 '대구 민심', 끓고 있다"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
  • 입력 2014.04.0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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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네트워크-프레시안] 이철희의 이쑤시개 /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 김부겸 전 의원


대구 봄바람이 심상치 않다. 적지(適地)나 다름없는 대구에 '부갬이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야당 시장 대박론'을 외치며, '박정희 산업화'와 '김대중 민주화' 세력의 상생을 위해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한 김부겸 후보는 민심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 시민은 의리와 자존심의 상징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1년 반이 되도록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화가 난 상태다". 역대 정권의 본산이자 심장인 대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예전 같지 않아서다.

섬유산업 도시 대구의 명성이 사라진 후, 경제가 침체되면서 저녁 시간 대구 시내 식당가는 눈에 띌 정도로 한산해졌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은 지역경제 부활에 손톱만큼의 영향력도 미치지 못했다. 김부겸 후보는 대구 시민들이 삶에서 희망을 잃은 모습을 보며 "'불황의 골이 깊으면 이게 큰 범죄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절망을 공감한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되면 박정희 묘에 참배하겠다"는 야당 시장 후보 발언에 여야 모두는 당혹했다. 김부겸 후보는 박정희·육영수 양위 사진이 모셔진 암자가 대구 시내 곳곳에 있는 것을 보고 "두려움이 느껴졌다"고 했다. 역사적 평가를 떠나 정치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이 종교 영역에 편입되는 현 상황에서 "정치적 다양성은 민심을 파고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김부겸 후보는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화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래야 "'당신들이 박정희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것만큼 민주화나 호남, 김대중이라는 인물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자. 서로를 이해하자'라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내일모레 60세지만, 통추를 만들었던 정치 초년생 '부갬이'의 고민과 맞닿은 셈이다.  

한편, 김부겸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무공천 논란'에 대해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풍토를 만들자고 했다.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의 합의를 뒤집는 것은 '안철수 리더십'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정권 창출을 위해 DJP 연합을 했던 김대중·김영삼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금권 부정공천 피해자 신고센터'를 만들어 '기호1번'이 바로 부정 비리의 낙인이라고는 쐐기를 박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구 시장 김부겸 후보는...

대구 경북고 출신으로 박정희 유신 정권과 전두환 군사 정권에서 제적과 복학을 반복하며 서울대 정치학과를 11년 만에 졸업, 지역주의를 타파를 기치로 노무현·제정구·유인태·김정길 등과 함께 민주통합추진회의(통추)를 만들었다. 그러나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들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참여와 한나라당 합류라는 두 개의 노선으로 갈라졌다. 당시 김부겸과 제정구는 한나라당을 택했다. 2003년 통추 출신 일부와 한나라당 소장파 등 '독수리 5형제' 일원으로 탈당, 열린우리당 창당에 기여했다. 이후 김부겸은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까지 올랐지만,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낙인과 멍에는 여전했다. 

그런 김부겸이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 무모한 도전에 그칠 줄 알았던 그의 월경(越境)은 지지율 40.4%로 되돌아왔다. '박근혜 경제 교사'라는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과의 대결에서 거둔 쾌거였다. 그리고 2014년 6월, 김부겸은 대구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2014.3.24. 서문시장 만남의광장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2014.3.24. 서문시장 만남의광장2)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당일 팟캐스트 녹음 상태가 고르지 못해 김부겸 후보와 <이쑤시개> 진행자(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김윤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이종훈 스포츠 평론가)의 대담을 비교적 자세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미숙한 진행, 양해 바랍니다.
(팟캐스트 바로 듣기)

"불황의 골이 깊으면, 그게 '범죄'다"


이철희 :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 김부겸 전 의원, 2012년 18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김부겸 : 2년 전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40.4%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에는 '김부겸이 호남 사람이다'라는 등 별의별 이야기가 다 있었다. (유권자에게) 명함을 주면, '난 이 당이 싫어요'라고 했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김부겸을 지지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나이와 계층을 불문하고 '이번에는 대구도 바뀌어야 해'라고 말한다. 대구 시민도 답답해하고 있다. '분하긴 분한데 표현할 길이 없다' 정도에는 와 있는 것 같다. 

이철희 : 대구 경제는 어떤가.

김부겸 : 많이 안 좋다. 울산은 고급식당은 고급식당대로 서민식당은 서민식당대로 활기가 넘치고 꽉꽉 찬다. 그러나 대구는 선거운동을 하러 들어가려고 해도 민망할 지경이다. 큰 식당에 손님이 두세 테이블 정도만 있다. 상점 주인들이 낮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불황의 골이 깊으면 이게 큰 범죄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삶에 희망을 못 갖게 하기 때문이다. '정말 전기가 마련되어야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절감하고 있다.

우선, 지역 경제를 끌고 갈만한 강한 동력이 없다. 삼성상용차가 철수하고 난 뒤, 그만한 정도의 연관산업을 끌고 갈 동력이 없다. 전통적인 섬유산업 중에서 살아남은 고기능성 섬유와 자동차 부품 공업, 기계 공업 정도인데 이것만으로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없다. 경북 구미나 포항에서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생활 근거지를 대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겨우 지탱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 보니,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대구를 자꾸 떠나고 있다.

이철희 : 그랬던 대구가 지금은 '역대 정권의 본산·심장부' 같은 말을 듣고 있다.  

김부겸 : 허울만 그렇다. 그렇다고 대구 시민 삶에 도움이 될 만한 건 없다. 대구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기대했지만, 서울에 있는 대기업들이 짬짜미까지 하며 공사를 차지했다. 실제 4대강 토목 사업이 지역 경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서민 경제를 끌고 가는 건축과 건설 등이 거의 죽어 있다.

한 지역의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데 기업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경우 중앙집권화된 권력이 지역에 배분하는 자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 자원 배분 과정에서 지역이라는 이유로 한 번 좌절되고, 그다음에 집권 세력의 텃밭이라고 다시 한 번 밀려난다. 오해가 있긴 하지만, 야당이 흔쾌히 동의하지 않으니까 (순위에서) 또 밀려난다. 실질적으로 아무도 돌보지 않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박정희컨벤션센터? '박정희 종교화'에 두려움 느껴...


김윤철 : 7일 자 <내일신문>에 칼럼을 썼다. 김부겸 후보의 진심을 믿는다.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도 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본다.

다만,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 갈등이 국민 사이에서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은 사실 산업화·민주화 주역이다. 그러나 이를 가지고 거짓 갈등하는 정치인이 있다. 오히려 이런 정치인들이 국민이 산업화와 민주화로 이분화된 것으로 표현한다. 국민에게는 산업화·민주화 갈등을 뛰어넘는 비전을 보여주고,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을 심판하고 계도하자는 전략이 훨씬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부겸 : 놀랍게도, 대구 시내 암자마다 박정희·육영수 양위 사진을 모신 곳이 꽤 있다. 이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내면화하다 못해 점점 종교 영역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정치 지도자는 드러내놓고 칭찬도 하고 비판도 할 수 있어야 역사의 자산이 되는데, 종교 영역으로 내려가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신적 영역이 삶에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니까 다른 정치적 다양성이 민심을 파고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고민 끝에,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또 자랑해야 다앙한 의견이 모일 텐데, 그런 계기가 없다. 이를 통해 세계로 열린 창, 자신들이 가진 자부심이 있으면 다른 것도 받아들이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공약했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호남 지역의 정치·사회·문화·공연·예술 등 모든 것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대구에도 그런 공간 하나를 열어주자는 것이다. 그러면, 유권자에게 조심스럽게 ‘당신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자부심을 느끼는 것만큼 민주화나 호남, 김대중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편견을 갖지 말자. 서로를 이해하자’라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진보 진영에서는 ‘김부겸 혼자 멋대로 역사를 평가하느냐’라고 비판하는데, 정치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든 치유하고 밀어내야 한다. 평가에 그칠 수만은 없다. 그러나 단순히 선거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중앙 정치를 한 20년해 보니,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지 못하고 으르렁거리기만 해서는 미래로 향한 길이 없다고 본다.

이철희 : 정치 문법이라는 게 작은 차이를 너무 크게 부각하는 것은 답은 아니다. 자족적인 정치일 수도 있다. 대중과 같이 가는 정치라는 차원에서 충분히 그런 문제 의식에 공감이 된다.  

"김부겸, 아는 괜찮다. 아는 키워야 한다. 그러나..."


이철희 :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는 누가 될까.

이종훈 : 서상기 예비후보가 유력하지 않나? 새누리당 쪽은 '대구는 야당에 질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 <매일신문> 기자에게 '김부겸 후보에 대한 택시 여론도 나쁘지 않다'며 얘길 건네봤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이철희 : 대놓고 말은 못해도, 김부겸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이종훈 : 그런 표가 모여도 새누리당 쪽에서는 김부겸 후보가 5%~10%포인트 차로 석패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3월에 대구에 갔을 때 택시 기사에게도 물어보면, '아는 괜찮다. 아는 키워야 한다. 고만한 아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야당 후보가 대구 시장이 되면, 단숨에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더니, 택시 기사가 바로 한마디 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우리랑 뭔 상관이라!'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아'를 키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철희 : 그 점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것 같다. 그 선을 넘으면, 유리 천장이 깨지는 건데….

김부겸 : 전술·전략은 주어진 민심의 틀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런데 아직까지 대구 민심이 '분하긴 하지만, 판을 엎어버리자'라는 경험도 없었고 권력으로부터 당당히 독립한 정치적 선택을 한 지도 40년이 지났다. 그런 것이 현실적인 제약이다.

젊은이들이 주어진 정치 환경에 대한 고민이 수도권보다 덜한 것 같다. 마음이 붕 떠 있으니까 '어떻게 되든 난 곧 떠날 거니까'라며 주인 의식이 약한 것 같다. 젊은이들에게 명함을 건네면 '아저씨, 잘하세요'라는 정도다. '이번에는 당선되어야 할 텐데'라는 분위기는 약하다.

김부겸 '야당 시장 대박론', 진의는?


이종훈 : 경제 문제 등 대구 이미지가 나빠진 게 여당의 텃밭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논리나 구호 등이 필요할 것 같다. 대구 바닥 정서는 '여당을 찍어줘도 경제가 이 모양인데, 야당이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두려움이 있다.    

김부겸
: 그래서 '야당 시장 대박론'을 말하는 것이다. 이미 여당 대통령을 뽑았으니, 대통령이 대구에 투자하고 싶어도 기회를 주고 싶어도 야당 눈치를 보느라고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대구 시장이 야당 쪽 사람이 되면, 대통령은 150석 가까운 새누리당을 사실상 지휘하고 야당 130석은 시장이 설득해 그동안 자원 배분에서 밀렸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당만 아니면 찍어줄 수 있다'는 말에 따르지 않고, 인기 없는 야당을 고집하는 이유는 대구를 한 번은 뒤집어서 살리려면, 그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인인 시민이 그 정도 각오는 해줘야 한다. 옛날 방식대로 '대구에서 (야당은) 안 돼'라는 정서로 '대구가 어떻게 바뀌겠는가'라고 설득하고 있다. 

이철희 : 야당 시장이 중앙 정부에 '예산을 좀 다오'라고 했는데, '안 돼'라고 할 수는 없을 것 아닌가. 여당 텃밭인 대구에서 야당 시장이 됐으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누리당도 속으로는 주고 싶었는데 못 줬으니, 반대는 못 할 것 아닌가.

이종훈 : 반대로, 여당 후보는 '강한 여당 시장이 되어야 (예산을) 갖고 온다'고 주장한다.

이철희 : 지금까지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미 검증됐다.

이종훈 : 그럼에도 '여당 대통령에 여당 시장이어도 예산을 못 받는데, 야당 시장이라고 더 주겠는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윤철 : 반대파도 찬성하는 일을 할 때 훨씬 더 잘 된다. '야당 시장 대박론' 설득력 있다. 

김부겸 : 나름대로는 그렇게 대구 시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예 귀 기울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각자의 방식대로 논리적으로 소화하려고 한다. 그것만 해도 많은 변화다. 특히 대구 시민은 의리와 자존심의 상징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1년 반이 되도록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화가 난 상태다. 

김윤철 : 박근혜 대통령이 워낙 정치를 잘 알기 때문에 '대구는 오히려 야당 시장이 나오는 게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조망을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여러 수 중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게 대통령의 입장 아닌가. 그렇다면 전향적인 생각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철희 : 만약 내가 대구 시민인데, 지역적으로만 보면 TK 정권이다. 그런데 옐로카드 정도는 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지방선거가 국가 권력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니 '이런 정도로 사인을 한 번 주겠다'라는 게 설득력 있어 보인다. 호남 지역은 또 좀 다르게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 영호남의 그런 욕구가 한계점에 와 있기 때문에 터져 나오는 기폭제를 '김부겸이라는 사람이 쥐고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일 것 같다.

김부겸 : 대구 시민들이 자기 당의 이익 때문에, 정치적 고려 때문에 움츠러드는 게 아니라, 대구를 위해 정직하게 목소리는 내는지 지켜볼 것이다.

김부겸 후보가 '김부겸' 이름이 새겨진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대구시민구장 프로야구 개막전에 참가했다(2014.3.29) / 사진.김부겸 블로그
김부겸 후보가 '김부겸' 이름이 새겨진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대구시민구장 프로야구 개막전에 참가했다(2014.3.29) / 사진.김부겸 블로그

"정당이 '자영업자 연합'처럼 비쳐서는 곤란하다"


이철희 : 안철수 대표의 합류가 도움이 좀 되나.

김부겸
: 과거 민주당에 비할 수 없이 도움이 된다. '안철수 현상'이 제도권에 영향을 준 것 아닌가. 대구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 영향이 좀 더 강한 바람을 키워 태풍을 만든 후 양당이 결합했다면, 정말 멋진 그림이 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좀 있다. 그런데 너무 일찍 통합하는 바람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주저앉을까 두렵다. 젊은이들에게는 아직 '안철수 현상'에 대한 강한 열망이 남아 있다. 어른들은 또 그런 점에 약간의 경계심도 있는 것 같다. 

이철희 :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신당이 떴는데, 그동안 주창했던 바에 비추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나.

김부겸 : 원래 야권 통합론자이다. 보수가 압도적인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정치적 게임을 하는데, 야권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분열된 두 당으로 출마하라고 할 때 "우리 모두 자살 특공대 만들 일 있느냐"(1월 27일 자 <중앙일보> 인터뷰)라고 항변한 적도 있다.

야권은 분열보다는 통합이 낫다. 그러나 아직 과거 김대중·김영삼 같은 강력한 리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을 가진 다양한 세력과 분파를 교직(交織), 엮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임기 5년짜리 대통령에도 이렇게 급변하면,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나와서 당을 정리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밖에서 볼 때 정당이 '자영업자 연합'처럼 비쳐서는 곤란하다. 정당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기 위한 집단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보여야 한다. 요즘 이런저런 잡음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발언 수위를 자제했으면 좋겠다.

대구 시민들에게 '왜 민주당이 싫으냐'라고 물으면(새정치민주연합으로 바뀌었어도 다 민주당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싸가지(소갈머리)가 없다. 보통 사람들이 사는 정서와 당신들은 다르다. 또 필요하면 언제든 말을 바꾸지 않느냐'라고 한다. 국민과 정당 간 존재 이유를 결정짓는 두 가지가 흔들리는 것이다. 그런 점이 안타깝다. 신당이 출범한 이상, 리더뿐 아니라 소속 의원들이 좀 조심해줬으면 좋겠다.

이철희 : '싸가지 없다. 말을 바꾼다'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근거가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지하지 않기 위한 논리일 수도 있고, 그런 판단 때문에 지지를 안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요즘 '태도 보수(이념적으로는 다르더라도 태도만큼은 예의를 지키자)'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으로 그 점을 많이 지적하더라. 행태적인 면이 거슬리는 모양이다.  

김부겸 : 과거 공동체 전체의 운명이 걸린 큰 담론을 말할 때는 태도 등은 작은 문제였다. 그런데 판이 크게 짜이고 나니, 상대편과 우리를 구분 짓는 결정적인 것은 그런 몇 가지다. 소속원들이 조금만 주의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관성이 있어서 그런지 쉽게 안 되는 것 같다.

여당은 기본적으로 절대 권력이 있으니까 권력에 의해 순치(脣齒)된 모습, 이른 바 한 사람이 말을 하면 고개를 수그리고 수첩을 꺼내 적는 문화가 오랫동안 지배해서 그런 잡음이 안 난다.

'노무현의 길'?...대구에 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 그뿐


이철희 : 그런데 왜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나. 대구 출신에 신한국당-한나라당에 쭉 있었으면, 지금쯤 대권 주자 반열이 됐을 텐데…. 

김부겸 : 원래 정치를 민주당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1995년 김대중 총재가 민주당을 탈당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안 따라간 게 오늘날 고난의 시작이다. 차마 제정구·노무현·김정길·유인태 같은 선배를 두고 갈 수가 없었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선배들 보기 '쪽' 팔렸다. 그래서 그 길로 가다 보니, 패가 자꾸 꼬이고 갈라졌다. 국회의원(경기 군포)을 세 번 하고 나니까 매너리즘에 빠지고 정치를 시작할 때 첫 마음을 잃은 듯했다. 한 친구가 '요즘 배부른 봉급쟁이 된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이렇게 살자고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가 50대 중반이었다. 다시 한번 정치를 마지막으로 되잡아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구에 왔다.

그래서 사람들이 '노무현의 길'을 따라가느냐라고 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성격이 불같다.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절대 피해 가는 법이 없다. 피가 터지도록 그냥 들이박고 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 변호사다. 얼마나 자기 노력을 했겠는가. 알곡이다. 실력으로 꽉 차 있다. 그러나 김부겸은 장애물이 나타나면, 옆에 앉아서 쉬거나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 학교 진학할 때마다 재수를 했고, 대학도 십몇 년 다녔지만 제대로 강의를 들은 적이 없다. 책 몇 권 읽었다고 해도 빈 구석이 많아서 '노무현의 길'이라기 보다는, 대구에 약간 변화의 물꼬를 트는 그 정도의 사랑을 받고 정치를 정리했으면 좋겠다.

사실 이번에도 야권에서 누가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하고 싶겠는가. 어찌 보면 답답한 게, 전쟁에 나와서 총대를 안 메려고 하니 후보가 없다고 한다. 그럼 또 새누리당 후보들끼리 경선해서 본선에 오르면, 바로 당선 아닌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 시민들도 경쟁 없는 대구로 계속 가다가는 국민적 천대를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그런데 아직은 패가 좀 안 풀리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다 대박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철희 : 대구 출마가 시장직이 필생의 염원이라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안철수신당과 민주당이 따로따로 가는 구도로는 승리하지 못한다며, 통합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그리고 난 다음, 대구시장으로 출마했기 때문에 굉장히 모범적인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종훈 : 야권에서는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이 2002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2008년 18대 총선 대구 수성을에 도전했다. 이재용 전 장관의 경우, 당시 이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었다. 

김윤철 : 유시민 전 장관은 무소속으로 나와 "대구에 뼈를 묻겠다"라고 했다가 낙선한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로 출마했다.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았는데, '18대 총선 낙선 후에도 대구시장까지 출마하며 대구에 계속 있네'라는 시각에 김부겸 후보에 대한 호응이 높은 것 같다. 

김부겸 : 이재용 전 장관이 도전했을 때는 대구가 지금처럼 절박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 이재용 전 장관이 남구청장으로 좋은 실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인정을 받았다. 앞서 문희갑 전 시장(민주자유당 소속, 1995년 민선 1기 시장으로 당선돼 2002년 6월 퇴임)이 비교적 평가가 좋았는데, 중간에 도중 하차한 셈이 됐다. 그 무렵만 해도 현재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정치 세력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이재용, 개인의 인물론으로 돌파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고부터 10년 이상이 지났다. 사람들이 많이 지쳐 있다.

이종훈 : 대구 시민들이 많이 지쳤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재용 전 장관을 능가하는 김부겸 후보가 된다?

김부겸 : 대구에서는 함부로 그런 표현을 하면, 팔불출 된다.

당선 위해 '무소속' 출마?...한 마디로 '쪽' 팔리는 일


이철희 : 2002년 이재용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38.8%를 득표했다. 그리고 2006년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했을 때, 당시 선거는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선거였기 때문에 득표율이 21.1%로 급락했다. 만약 김부겸 후보 참모라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자'며 '일단 이기고 봐야 할 것 아닌가'라고 했을 것이다. 주변에서도 그런 권유하지 않았나?

김부겸 : 통추 출신이다. 20년 전인 1995년 김원기 의원을 대표로 노무현·제정구·유인태·원혜영·김정길 등 선배들과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민주당 이기택 총재로부터 설움을 당해가며 통추를 만들었다. 그때 가졌던 정치적 꿈이 있다. 그 당시 '가수 남진·나훈아는 경상도·전라도 출신이든 간에 국민적 사랑을 받는데, 왜 정치인은 지역을 넘어서는 사랑을 못 받느냐. 그런 정당을 만들어 보는 게 꿈이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정치를 시작한 청년이 내일모레면 60세다. '김부겸의 정치'도 정리해야 할 때가 다가온다. 그런데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정당 한 번 못 만들까'라는 다짐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김부겸의 가치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 아니겠나. 기왕 고향인 대구까지 가서 이마에 피를 흘리더라도 무소속 출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산에서 무소속으로 나온 오거돈 후보는 행정 경험이 있다. 시민들이 그런 부분을 평가할 것이다. 김부겸은 평생 정치만 했는데, 갑자기 배신하면 누가 믿겠는가. 시민들 먹고사는 문제는 정치 논리가 아니기 때문에 대구 시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관계없다는 게 설명이 된다. 그러나 김부겸은 행정 경력이 전혀 없다. 정치인이라면 오로지 하나, 명분이나 논리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영화 <친구>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친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 "야, 임마! 건달이 쪽 팔리게 왜 그라노?"라는 대사가 나온다. 정치하던 사람이 아무리 당선되고 싶어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쪽' 팔리지 않겠는가. 사람이 '값'이 없어진다.  

이철희 : 경상도 말로 '사나네'. '그 놈아, 사나네. 머슴아네!'라는 생각이 든다. 

'무공천' 번복? 조롱거리 될 것인가


이철희 :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에 대해 김부겸 후보는 그동안 강하게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방향은 무공천으로 잡았는데, 당내에서는 여전히 시끄럽다.

김부겸 : 좀 속상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여당이라면 이렇게 큰 약속을 어겨도 여당이라는 큰 힘이, 또 사회적 우호 세력이 적당히 덮고 넘어가 준다. 그런데 야당은 무공천이 합당의 명분이었기 때문에 이를 철회한다는 것은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조롱거리가 되고 나면, 야당은 회복이 안 된다.

설혹, 조금 불이익이 있어도 전혀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단체장 후보 사이에 위기감이 높고,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에게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국민들은 야권의 절박한 호소가 있을 때 절대 야권을 버리지 않는다.

수도권 기초단체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사실상 여당인 셈이다(2010년 지방선거 기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66개의 기초단체 중 58곳이 야권이고 8곳이 여권이다). 그런데 사실상 여당 입장으로 출마하는 현 단체장들이 당내 경쟁자들 때문에 표가 갈리고 위기가 온다는 생각에 당의 존재 근거인 약속마저 허물어 버리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보잘것없는 정당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는 그럭저럭 치러도 앞날이 험난할 것이다. 지금 불이익을 받더라도 약속을 지키고, 가능한 한 억울한 희생자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울 양천구 후보자들처럼 지혜를 발휘하면 된다.

* 양천구청장 야권 예비후보(김강곤·김수영·하석태·허광태)는 지난 4일 "양천구민의 올바른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양천구청장 야권 단일 시민후보 선정에 찬성한다"며 두 번의 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해 선정된 야권 단일 시민후보를 인정하고, 선정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양천구청장 야권 단일 후보는 오는 22일 최종 발표되며, 여론조사는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할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당원 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은 것이니 만큼 다시 당원 투표를 해서 물어보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원들 판단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야당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출마자들이 눈물을 머금고라도 조금 버텨줘야 한다. 집권여당과 달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존재 이유가 도덕성과 원칙을 준수한다는 것인데 이런 게 한 번 무너지고 나면 어떻게 버텨야 할지 다음이 없다.

정치 평론하는사람들이 '정치는 현실'이라며 무공천에 대해 비판하는데, 그 정도 상식적인 대응의 정치적 작품을 갖고는 강고한 보수를 상대로 한 싸움에 영원히 안 된다. 지방선거 무공천을 새 정치의 주요 내용으로 삼고 안철수·김한길 대표가 합의했는데, 지금 이것을 뒤집으라는 것은 '안철수 리더십' 자체를 흔드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다음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져야 지금 당도 사는 것 아닌가. 

이철희 : 말을 바꾸는 것을 영어로 'Flip-Flop'이라고 하는데, 미국 등 외국 정치인은 말 바꾸기 선수(Flip-Flopper)라는 딱지가 붙으면 거의 사형 선고다. 안 그래도 민주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하면, 못 믿겠다는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무공천 번복은 축구로 치면 자살골 같은 경우다.

김부겸 : 요즘 일부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내버려 두고, 야당에게 '현실을 택하라'며 그게 '야당의 길'이라고 하고 있다. 정말 화가 난다. 국민들, 지금 참고 있는 것이다.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공천 배제, 무공천은 재정적 부담도 없는 것이다. 아마 박근혜 표 신뢰와 약속에 가장 큰 상처가 될 것이다.

언론이 공약을 안 지키는 대통령을 비판하며 거듭 촉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수첩에 적지도 않고 바로 해결될 것이다. '야당, 너희도 이렇게 된 이상 쪽 팔리더라도 돌아가라'는 말은 충고가 아니다. 

이철희 :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신뢰를 잃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설사 불리하다고 해도 야권의 재구성은 지방선거 하나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그 과정에 있다. 기초선거에서 대패하더라도, 대구와 부산에서 이기면 야당으로는 만세 부를 일 아닌가. 그런 게 더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DJP였다면, '기호 1번' 부정·비리 낙인 찍었을 것

이철희 : 진보라서 그러지, 옛날 민주당 습성 때문인지 안에서 총질하는 것(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

김부겸 : 김대중·김영삼 같은 야당 지도자가 있을 때는 전권을 갖고 있으니까 꼼짝 못했다. 그 뒤로 다양한 형태의 도전자들 사이에서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 풍토가 몸에 밴 것 같다. 그렇다 보니, 튀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묘한 위기감이 이렇게 만든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팀워크를 이뤄 게임에 승리한 경우가 거의 없다. 정치인 생명이 길어야 20년인데, 자기 당대에는 불이익을 당해도 후배를 위해서 그런 원칙과 풍토를 지키자는 데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버텨보자는 생각이다. 

양김이라면, 당연히 당 내에 '금권 부정 공천 피해자 신고 센터'를 바로 만들었을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일이라도 좋습니다. 과거에 돈을 주고 공천을 받으려다 실패한 경우, 이제 신고하십쇼'라며,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것 자체를 못하게 쐐기를 박았을 것이다. 그리고 '기호 1번, 1억 원입니까. 10억 원입니까. 얼마 짜리입니까'라며 '기호 1번'이 바로 부정·비리의 낙인으로 만들 기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공세적인 방법은 내버려 주고, (당내 무공천 논란은) 사실 '쪽' 팔리는 얘길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죽기 살기로 싸우면, 길이 열린다고 본다. 국민들이 대통령부터 조역까지 일방적으로 한 당에 몰아준 적이 없다. 그런 선택을 한 적이 없다. 역대 선거를 봐라. 노무현 정권에서 집권여당이라고 조금 까부니까 2006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후보들을 몰살했다(전국 단위 제3회 지방선거 전체 230개 선거구 중 한나라당이 155개 지역에서 당선되며 압승했다. 열린우리당 19개, 민주당 20개, 무소속 및 기타 야당 36개 지역에서 당선. 특히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단체장은 모두 한나라당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도 버텨온 야당의 맥이 있다. 정말 가혹한 얘기지만, 지금 주어진 틀 안에서 어떤 방법이 동지를 보호하는 길인가 고민해야 한다.

[프레시안] 2014.4.8 (독립언론네트워크 / 프레시안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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