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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도지사, 삼평리 할머니들 눈물의 호소 외면
[송전탑] 면담 하루만에 도청 농성자 10명 연행 뒤 석방...할머니 3명 입원
2014년 08월 19일 (화) 18:23:1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눈물로 호소합니다. 송전탑 문제 해결해주이소"...삼평리 할머니들이 경북도청에서 농성 중이던 주민들이 연행되자 도청 앞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2014.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전탑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경북도청에서 농성을 하던 경북 청도군 삼평리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10명이 농성 하루만에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같은 날 모두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삼평리 주민 할머니 3명이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중재 약속 하루만에 무자비한 연행을 감행했다"고 규탄했다. 반면 경북도와 경찰은 "퇴거명령에 불응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구북부경찰서는 19일 오후 1시 경북도청 1층 회의실에서 지난 18일 저녁부터 "송전탑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도청에서 농성을 벌이던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 이억조(75)·김춘화(64)·박순쾌(77) 할머니와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7명 등 모두 10명을 "퇴거불응" 혐의로 연행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잇따르자 경찰은 연행 4시간만인 오후 5시 연행자 10명을 모두 풀어줬다. 하지만 할머니 3명은 연행 과정에서 쓰러져 현재 대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중이다. 석방된 시민단체 활동가 7명은 모두 청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현장 농성장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삼평리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19일 현재까지 주민 등 2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모두 풀려났다.

   
▲ 경북도청에서 농성 중이던 삼평리 주민 할머니가 경찰 연행 과정에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고 있다(2014.8.19) / 사진.<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앞서 18일 삼평리 주민 등 시민단체 활동가 등 10여명은 경북도청을 찾아 삼평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김관용 도지사와 면담을 가졌다. 송전탑 공사 6년만에 처음으로 김 도지사를 만난 주민들은 "살려주이소", "도와주이소" 같은 말을 하며 눈물로 "송전탑 공사중단"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김 도지사는 같은날 오후 주민·대책위·한전·경북도청 등 4자가 참여하는 '청도 송전탑 공사대안 마련을 위한 협의테이블'을 경북도청에서 열기로 하고 "중재"를 약속했다. 때문에 지난달 21일 송전탑 공사가 2년만에 재개된 후 처음으로 주민과 한전은 협의테이블에 앉게 됐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한전이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자 주민들은 경북도청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경북도는 19일 새벽 12시부터 "불법점거"라며 주민들에게 3차례에 걸친 퇴거명령서를 보내고 경북도청에서 진행중인 "농성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주민들이 농성을 이어가자 도청에 대기 중이던 경찰병력 100여명은 농성자들을 전원 연행했다. 때문에 오늘 오후로 예정된 주민·대책위·한전·경북도청 등 4자가 참여하는 2차 협의는 취소됐다. 또 경북도는 청사 출입문을 모두 폐쇄하고 관계자외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 '청도 삼평리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환경운동연합 긴급기자회견'(2104.8.19.경북도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삼평리 주민과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환경운동연합' 전국 50여개 지부는 19일 경북도청과 대구북부서 앞에서 잇따라 '청도 삼평리 사태 해결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용 도지사와 경찰을 규탄했다. 이 자리에는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들은 "김 도지사가 중재 약속을 한지 만하루만에 삼평리 할머니들을 도청에서 연행한 것은 할머니들의 생존권을 빼앗은 행위"라며 "경북도민의 눈물을 닦아줄 의무가 있는 도지사가 오히려 주민들의 울분과 간절한 호소를 외면해 더 깊은 고통 속에 넣었다"고 비판했다. 또 "경북도에 '원자력클러스터산업'을 육성해 송전탑 건설에도 책임이 있는 김 도지사가 한전 탓만을 하며 발을 빼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며 ▷삼평리 송전탑 공사중단 ▷경북도 원자력클러스터산업 공약 폐기를 촉구했다.

삼평리 주민 이은주씨는 "할머니들이 손수 일군 땅을 한전의 송전탑에 뺏기지 않으려고 김 도지사 앞에서 눈물로 호소했지만 김 도지사는 이를 냉정히 뿌리쳤다"며 "우리는 도민도 아닌가. 너무한다. 도민의 재산과 생존권을 도지사가 앞장서서 지켜야지 어떻게 짓밟을 수 있는지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백창욱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는 "경북도민이 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난 뒤 하루만에 도청에서 경찰에 연행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연약한 할머니들이 목숨을 걸고 마지막으로 한 눈물의 저항을 외면한 도지사는 당장 주민 앞에 사죄하고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송전탑의 눈물은 결국 원자력 산업 육성에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큰 원자력 사업을 진행하는 경북도의 도지사는 송전탑 공사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외면할 수 없다. 도시의 전력을 위해 시골 할머니들을 괴롭히는 원자력 산업과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경북도청 1층 회의실에서 "송전탑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삼평리 주민들을 경찰이 연행하는 모습(2014.8.19) / 사진.<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그러나 조광래 경북도 대변인실 담당관은 "을지훈련 중이기 때문에 청사 보안을 위해 경찰 지원을 요청한 것일 뿐"이라며 "이미 3차례의 퇴거 명령을 해 연행에 무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송전탑 공사는 한전 책임이지 도청 소관이 아니다"면서 "이미 도지사가 협의테이블도 마련해줬고 중재에 나서기로 했는데 더 이상의 요구는 무리"라고 했다. 대구북부경찰서 지능팀 수사과 관계자도 "공무를 집행하는 도청사에서 퇴거 명령을 했음에도 농성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전국 50여개 지부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동안 대구에서 전국 지부 회의를 갖고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청도 삼평리 주민들과의 연대·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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