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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평리 할머니들의 6년 저항에도 '송전탑' 공사 강행
망루 철거・펜스 설치, 주민 등 9명 경찰에 연행, 4명 부상...대책위 "공사 중단" / 한전 "지체 못해"
2014년 07월 21일 (월) 18:16:35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경북 청도군 삼평리 할머니들의 6년간 저항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건설지사'는 21일 중단된 삼평리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지난 2011년부터 공사가 진행돼다 2012년 7월 중단된 뒤 2년 만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재개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9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폭력적 공사강행"이라며 "중단"을 촉구한 반면, 한전은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겨 지체할 수 없다"고 했다.   

   
▲ 삼평리 주민이 23호 송전탑 공사장 앞에서 "공사중단"을 촉구하고 있다(2014.7.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삼평리 주민 할머니가 23호 송전탑 공사장 앞에 주저 앉아 "공사중단"를 외치는 모습(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1일 새벽 4시 한전은 직원 100여명을 삼평리 송전탑 공사장에 투입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가장 먼저 주민이 공사장 앞에 세운 망루를 철거하고 출입을 막기 위해 공사장에 펜스를 설치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한전과 실랑이를 벌였으나 모두 공사장 밖으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주민 2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7명 등 모두 9명이 영천경찰서와 경산경찰서에 '업무집행방해죄' 혐의로 연행됐다가, 현재 9명 모두 경산서에 입감됐다. 주민 2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2명 등 4명은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팔에 깁스를 하는 등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 경찰과 대치중인 삼평리 주민들(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후 한전은 청도경찰서와 경북지방경찰청에 공사재개를 위한 지원 요청을 했다. 경찰은 곧바로 5백여명의 경찰병력을 공사현장에 보냈다. 현재 경찰은 공사장을 둘러싸고 출입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굴삭기, 각종 자재는 헬기로 운반했다. 그러나 공사 인부들이 묵을 컨테이너와 간이 화장실 등은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저지하고 나서 옮기지 못하고 있다.  

현재 펜스 앞에서 농성 중인 주민들은 마이크와 확성기로 경찰과 한전 직원을 향해 "공사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대치중인 경찰은 방패를 들고 공사장과 도로를 차단한채 "해산"을 명령하고 있다. 공사장 곳곳에서 경찰과 주민들이 언쟁을 벌이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 공사장 출입이 막히자 주민과 경찰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공사중단" 촉구 기자회견(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같은날 날 오후 삼평리 송전탑 공사장 입구에서 한전 규탄 집회를 열고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삼평리 주민과 대구지역 시민단체를 비롯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20여명, 부산정의평화위원회 등 시민 1백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공사장 입구에 천막을 치고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무기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재개한 한전을 규탄한다"며 "폭력을 묵인한 경찰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 "저항하는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주민 등 9명을 경찰에 연행한 것은 심각한 인권유린"이라며 ▶대안없는 송전탑 공사재개 중단 ▶23호 송전탑 송전선로 지중화(송전선로를 땅 속에 묻는 공사) ▶연행자 전원 석방을 촉구했다.

삼평리 주민 이차연 할머니(77)는 "늙고 힘없는 사람이라고 한전이 막무가내로 공사를 진행하려 한다"면서 "철탑 짓자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지 서러워 눈물이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죽어도 송전탑이 우리 마을에 들어서게 할 수 없다"며 "마지막 남은 철탑은 목숨을 걸고 막을 것"이라고 했다. 삼평리 주민 빈기수(51)씨는 "공사재개 전에 한전이 분명히 주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거짓말임이 드러났다"면서 "끝까지 공사를 막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대구시당과 정의당 경북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청도 침탈은 생명과 평화를 짓밟은 만행"이라며 "당장 공사 강행을 중단하고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 송전탑 공사장 입구에 펜스를 친 한전 직원들이 주민과 대치 중이다(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한전은 이날 오후 삼평리 마을회관에서 삼평리마을추진위원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마을대표들과 공사재개 합의를 비롯한 보상안에 합의하는 협의서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넉달간 공사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호 한전 대경건설지사 차장은 "지난 2년간 중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며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겨 더 이상 공사를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외부세력과 일부 반대 주민이 주장하는 지중화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대로 공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한전은 2006년 경남과 경북에 각각 765kV, 345kV 전압을 송전하는 송전탑 공사를 발표했다. 이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전기를 주변 대도시로 송전하는 철탑 공사로 '영남 지역의 중.장기 전력수요 공급'을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모두 40개의 철탑을 건설할 계획이며 삼평리에 22-24호기, 덕촌리에 25호기, 이 밖에도 우산리와 지슬리까지 모두 18개의 철탑을 설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전은 2006년 삼평리 주민 10여명만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거쳤다. 대다수 주민들은 3년이 지난 2009년 이 사업을 알게 됐다. 게다가 당시 주민설명회를 알려야할 의무가 있었던 마을 이장과 면장, 면.읍사무소와 군청 담당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이장은 주민의견서까지 위조해 한전에 제출했다. 때문에 주민 58명은 2011년 곽 전 이장을 포함한 7명을 집단 고소했다. 그러나 대구지방법원은 "죄를 인정하나 고의성이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 굴삭기와 각종 공사장비를 옮기는 한전 직원들(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2010년 한전은 주민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24호기 철탑 건립 부지를 변경했고 그 결과 고압 송전선로는 주민들의 가정집과 농경지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게 됐다. 이후 삼평리 마을주민 전체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함께 싸웠다. 하지만 싸움이 길어지자 "반대"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현재는 70대 이상의 할머니 10여명을 포함한 주민 20여명만 외로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이미 22·24호 송전탑 2기 공사는 마쳤고 마지막 남은 1기 23호기 송전탑 공사는 2년째 중단됐다. 이후 주민들은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23호 공사장 앞에 천막농성을 설치했으며 지난 4월에는 공사장 진입로에 5m 높이 망루를 지어 고공농성을 이어왔다. 18개 단체가 참여하는 <대구민중과함께>는 4월 '공동투쟁'을 선언하고 삼평리 주민의 송전탑 반대 고공농성에 합류했다.

그러나 한전은 4월초 "대구지법이 삼평리 송전탑 공사현장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가 공사를 방해했다"면서 삼평리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를 상대로 총액 240만원의 이행강제금 청구소송을 냈다. 또 "불법점유"를 이유로 송전탑 반대 주민의 농성장과 망루, 장승, 컨테이너 등에 대한 건물철거를 할 수 있는 '대체집행'을 지난달 대구지법에 신청했다. '철거비용'을 포함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른 '이행강제금' 등 1억7천만원도 청구했다.

   
▲ 펜스로 둘러싸인 23호 송전탑 공사장 입구(2014.7.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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