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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와 밀양 주민의 연대 "우리의 저항은 정당하다"
[송전탑 공사] 삼평리서 2백여명 공동문화제 "내 땅 지키자고 싸우는 현실, 참담하다"
2014년 07월 27일 (일) 18:38:0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경북 청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가 일주일째 강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숙농성을 벌이며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청도와 밀양 주민들이 26일 삼평리에서 송전탑 반대 문화제를 열고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끝까지 함께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공사현장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추가 연행된 노동당 대구시당 당직자 등 2명과 23일 연행된 주민 등 4명은 27일 현재 모두 풀려났다.

   
▲ 청도 삼평리 주민들과 밀양 주민들이 삼평리 송전탑 공사현장 앞 도로에서 '철탑탈출 반격의 서막 투쟁문화제'를 공동으로 열었다(2014.7.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와 <밀양765kV송전탑반대 대책위원회>는 26일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266-1번지 송전탑 공사현장 앞 도로에서 '철탑탈출 반격의 서막 투쟁문화제'를 공동으로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삼평리와 밀양 주민 40여명을 비롯해 대구와 서울의 시민단체 활동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삼평리와 밀양 주민들이 공동으로 송전탑 반대 문화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문화제에는 서울에서 온 <청도 삼평리 345k 송전탑 반대 긴급 연대버스> 30여명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저녁 7시부터 3시간가까이 이어졌으며 축하공연을 비롯해 주민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문화제에 앞서 오후 3시에는 공사현장에서 도서 '<삼평리에 평화를> 낭독회'를 열었다.  

   
▲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을 벌이는 삼평리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 뒤로 경찰이 방패를 들고 공사장 출입구를 지키고 있다(2014.7.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6일 오후 공사장 출입을 요구하며 주민과 함께 농성을 벌이다 경산경찰서에 '업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된 노동당 대구시당 당직자 등 2명은 27일 저녁 모두 풀려났다. 또 앞서 23일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주민 2명과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 수사 등 4명도 앞서 24일 저녁 석방됐다. 21일 공사강행 후 27일 현재까지 주민 등 16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현재 모두 풀려난 상태다. 주민과 대책위는 일주일째 공사현장과 헬기장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며 "공사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공사 재개 후 한국전력공사는 하루 60회 정도 헬기를 이용해 공사자재를 실어 나르고 레미콘 타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26-27일에는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주민들이 소음과 비산먼지에 대한 고통을 호소해 헬기 사용도 25일부터 멈췄다. 그러나 한전은 28일부터 공사를 다시 이어갈 예정이다. 23호 송전탑 공사장 안에는 한전과 시공사 동부건설의 하청업체 직원 등 10여명이 상주하고 있고 공사장 주변 펜스에는 경찰병력 450여명이 방패를 들고 주민들의 공사장 출입을 막고 있다. 

   
▲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266-1번지 23호 송전탑 공사현장 뒤에 들어선 송전탑(2014.7.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삼평리와 밀양 주민은 각각 4년, 9년째 송전탑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전이 2004년 "대구와 영남권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이유로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시작해 밀양-북경남-청도-대구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전은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평리에 들어설 송전탑 3기 중 마지막 1기인 23호 공사를 2년 만에 재개했다. 공사는 통보없이 새벽녘에 기습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이 세운 망루와 평화공원이 철거됐고 공사장 전체에 펜스가 설치됐다. 지난달 11일에는 통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농성장 4개를 강제철거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 공사장 출입을 요구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다친 박순쾌 할머니(2014.7.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삼평리 주민 박순쾌(77) 할머니는 이날 공사장 입구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팔을 다쳐 파스를 붙이고 문화제에 참석했다. 할머니는 "매일이 전쟁이다. 땡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에서 하루 종일 있다보니 정신이 없다"며 "철탑 못 꼽게 할려고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하니까 내 몸 하나 아픈 것도 잊었다"고 했다. 또 "삼평리든 밀양이든 다 같은 마음이 아니겠냐"면서 "철탑 때문에 마을을 잃은 사람들만이 느끼는 고통을 앞으로는 같이 나누고 싶다. 함께 살기 위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 상동면 주민 김영자(58)씨는 "한전은 정부를 핑계로, 정부는 한전을 핑계로 책임을 미루며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더군다나 경찰까지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니 참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이어 "내 땅 지키자고 매일을 싸우며 보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고 답답하다"며 "이 고통은 아무도 모른다. 세상 어느 나라가 송전탑 짓는다고 경찰을 동원해 주민들을 괴롭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삼평리와 밀양에서 끝까지 저항하고 싸워야 다른 동네 사람들이 철탑 때문에 고통받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외침과 저항은 정당하다. 웃으며 즐겁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홍철 청도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송전탑을 꼽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있지만 주민이 반대하는 한 그런 모든 것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며 "주민 동의 없이 강제로 진행된 송전탑 공사는 애초부터 당위성이 없었다. 힘을 가진 쪽에서 밀어 붙인다고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다. 매일 공사현장에서 견디고 주민 곁에서 힘이 돼 철탑을 막겠다"고 했다. 

   
▲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23호 송전탑 공사장 앞에 세운 천막농성장(2014.7.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청도대책위는 25일 삼평리 공사장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헬기 소음과 간이차광막 설치를 막는 경찰과 한전의 인권유린"을 규탄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를 제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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