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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 강제철거・벌금폭탄 위기
한전, 법원에 삼평리 농성장 등 '대체집행' 신청...이행강제금 등 1억7천만원 / "법적 대응"
2014년 06월 30일 (월) 15:47:1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농성장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건설지사가 "불법점유"를 이유로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농성장과 망루, 장승, 컨테이너 등에 대한 건물철거를 할 수 있는 '대체집행'을 법원에 신청했기 때문이다. 또 '철거비용'을 포함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른 '이행강제금' 등 1억7천만원도 청구해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한전은 삼평리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들이 공사장 주변에 세운 컨테이너와 장승, 망루, 농성장에 대해 "공사방해 불법점유 건물"이라며 지난 20일 대구지방법원에 '대체집행'을 청구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 들이면 법원 집행관은 농성장 철거 권한을 갖게 된다. 한전은 앞서 11일에는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농성장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신청해 밀양시청과 경찰 협조를 받아 농성장을 철거했다.

   
▲ 대구지방법원 심문기일통지서 / 자료.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
   

특히 한전은 '대체집행비용 선지급'도 신청해 철거비용을 삼평리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대도록 했다. 대체집행비용은 모두 566만 1,400원이고 대상은 주민 17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6명 등 모두 23명이다. 대체집행 신청에 대한 첫 재판은 7월 25일 대구지법에서 열린다. 삼평리 주민에 대한 변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인 대구지부(민변대구지부)' 박경찬 변호사가 맡을 예정이다.

또 대체집행 비용뿐만 아니라 한전이 삼평리 주민들에게 청구한 이행강제금 액수까지 합하면 1억7천여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한전이 주민 17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6명 등 모두 23명을 상대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대해 대구지법이 "공사에 동원되는 차량과 중기, 인부 등의 교통로를 막는 것과 철탑부지, 철탑부지로 향하는 진입로, 철탑 작업장에 출입하는 것 모두가 공사방해 행위"라며 "공사방해 행위시 1명당 1일 20만원을 지급하라"고 올해 2월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올해 3월부터 111일동안의 공사를 방해한 혐의로 주민 6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3명 등 모두 9명에 대해 '이행강제금' 1억6천3백만원을 받을 수 있는 '집행문'을 법원에 신청했다. 또 지난 3월 송전탑 공사 시공사 직원들이 공사장 진입로에 말뚝과 로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이를 방해했다"며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6명을 상대로 240만원의 '이행강제금'도 청구했다.

   
▲ 삼평리 송전탑 건설 반대' 망루(2014.4.16) / 사진.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밀양에서 공권력 폭력에 의존해 주민을 짓밟았던 한전이 삼평리에서는 금전적 폭력에 의존해 주민을 벼랑 끝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며 "명분 없는 송전탑 공사를 하는 것도 모자라 폭력과 돈을 이용해 주민 삶을 짓밟는 한전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송전선로 지중화를 비롯한 합리적 대안과 진지한 협의 없이는 끝까지 공사재개를 반대, 저항할 것"이라며 "돈으로 주민을 겁박하는 치졸한 모든 소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도 같은 날 연대 성명서를 내고 한전을 규탄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 대책위원회>는 "한전이 법원 대체집행과 금전적 겁박을 앞세워 삼평리 농성장을 철거하려 하면 밀양의 어르신들이 제일 먼저 앞장서서 한전의 철거행위를 막을 것"이라며 "지난 11일 밀양에서의 행정대집행의 분노가 가시지 않은 밀양 주민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삼평리 주민 빈기수(청도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 공동대표)씨는 "한전이 주민들에게 청구한 벌금을 합치면 1억7천여만원"이라며 "시일이 지날 수록 각종 명목의 벌금폭탄이 얼마나 더 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매일 같이 소장과 공문이 날아와 주민들이 불안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우리 땅을 뺏길 수 없다는 의지는 더 강해지고 있다.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보나 청도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 활동가는 "주민 대다수가 농민이고 할머니다. 한글을 읽을 줄 아는 분은 1-2명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분들에게 매일 같이 소장이 쏟아진다"면서 "자기 땅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삼평리 주민들에게 돈이라는 폭력을 앞세운 한전은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화뉴스는 한전 대구경북개발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담당자에게 10여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 삼평리 23호 송전탑 공사장 앞 평화공원 컨테이너(2014.3.1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전은 2006년 신고리원전 전기 송전을 위해 경남・경북에 765・345kV 전압 송전 16km 선로 공사를 발표했다.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는 22-24호기, 덕촌리에는 25호기 등 18개 철탑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전은 사업계획 발표 후 주민 10여명 의견만 수렴했고, 이장과 면장, 공무원은 이 사실을 주민에게 알리지 않았다. 삼평리 전 이장은 주민의견서까지 위조해 제출했다. 때문에 주민들은 2011년 이장 등 7명을 고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고의성이 없다"며 전원 무혐의 처분했다.

한전은 또 2010년에는 주민 동의 없이 24호기 건설 부지를 변경했다. 그 결과 고압 송전선로가 주택과 농지를 가로지르게 됐다. 때문에 주민들은 "선로 변경"과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 왔다. 삼평리에는 60대 이상 노령층이 대부분으로 현재도 할머니 10여명이 반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22-24호기는 완공됐고 민가와 가까운 23호기는 주민 반대로 1년 9개월째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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