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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총장 임용거부 사태로 '직선제' 재추진 움직임
총장 공석 1년째...비대위, 김사열 교수 임용제청ㆍ직선제 운동 병행 "대학 민주화"
2015년 09월 25일 (금) 10:47:2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교육부의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거부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자, 학내외에서 간선제 시행 3년만에 직선제를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장기화된 총장 공석에 이어 지난 8월 17일 부산대 고(故) 고현철 교수가 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숨을 끊자 임용제청 요구가 직선제 운동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경북대 총장임용을 촉구하는 범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윤재석 함종호 지홍구)'는 "교육부의 이유 없는 총장 임용제청 거부로 총장 공석사태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총장간선제의 직접적인 폐해로, 앞으로는 총장 임용제청 운동과 더불어 총장직선제 운동도 함께 벌일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 교육부 규탄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경북대 교수들(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대위는 이날 경북대 본관 앞에서 경북대 총장임용 촉구 2차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경북대 교수, 비정규직교수노조, 경북대총학생회, 시민단체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출정식 후 총장 임용을 촉구하며 학내에서 행진을 벌이고 북문에서 총장 임용촉구 집회도 가졌다.   

비대위는 앞서 지난 5월부터 4개월 가까이 매일 오후 학내에서 벌이던 총장 임용촉구 행진을 앞으로는 주 1회 시행하는 등의 총장 임용제청 운동에 대한 2학기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현행 경북대 총장간선제를 직선제로 전환하는 운동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국공립대 38곳 중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총장간선제를 채택하지 않은 곳은 고현철 교수가 숨진 부산대가 유일하다. 나머지 대학들은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된 직선제 폐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간선제로 바꿨다.

경북대는 2012년 7월 26일 함인석 전 경북대 총장이 직선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학칙을 공포한 후, 공모제 형식 간선제를 도입한지 3년만에 직선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총장 임용 촉구 운동을 우선 펼치고, 이후 직선제 전환을 위한 구체적 계획도 세울 예정이다.

   
▲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과 총장직선제 촉구 출정식(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대위는 "87년 6월항쟁 후 직선제는 대학 민주화 산물로 20년간 잘 시행됐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12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직선제 폐지를 재정과 연계해 전국 39개 국공립대는 강제로 직선제를 폐지하고 공모제 형식의 간선제를 도입해 정부가 총장을 임용토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를 도입해 후보자를 선출해도 교육부는 이유 없이 임용을 거부해 경북대 등 여러 대학 총장 자리가 1년째 공석"이라며 "정부가 원하는대로 간선제로 뽑은 총장 후보자마저 임용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국립대를 입맛에 맞게 길들이겠다는 노골적인 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에서 직선제를 지키기 위해 싸워왔던 부산대 고현철 교수가 민주주의의 보루인 총장직선제라는 마지막 요구를 남기고 생명을 산화했다"며 "때문에 우리 비대위도 총장 임용뿐 아니라 총장직선제 운동도 함께 펼쳐 대학의 민주화를 지켜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 촉구 행진을 벌이는 교수들(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대위 공동대표 윤재석(53)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가장 큰 목표는 교육부가 이유 없이 거부한 경북대 총장 후보 1순위 김사열 교수 임용제청"이라며 "2학기에도 학내 구성원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임용 촉구 운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정부 요구대로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를 택했지만 돌아온 것은 1년째 총장 공석사태아니냐"며 "더군다나 고현철 교수가 직선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이제 우리도 그 뜻을 받아 간선제의 폐해를 알리고 직선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는 2012년 총장직선제 폐지를 놓고 갈등을 겪었다. 당시 교수회는 직선제 폐지에 반발해 함인석 전 총장 불신임 투표까지 벌이며 저항했지만, 새 교수회가 꾸려지고 교육부도 "폐지하지 않으면 재정지원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해 1990년 직선제 도입 후 24년만에 폐지했다. 이후 경북대 교수회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개정안' 투표를 벌여 87.3%의 찬성률로 직선제 대신 간선제를 택했다.

   
▲ 김사열 교수
경북대는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6월 26일 처음으로 총장후보 간접선거를 통해 1순위에 김사열(59.생명과학부) 교수를 선정했지만, 선거절차 문제로 같은 해 10월 재선거를 치러 다시 김사열 교수가 1순위에 선출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경북대에 "교육공무원법 제24조6항에 따라 경북대가 추천한 총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또 "교육공무원법과 경북대 정책에 따라 총장 후보자를 재선정해 재추천해달라"고 덧붙였다.

특별한 이유 없이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해 학내외로 규탄 여론이 확산됐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북대는 전임 함인석 총장의 임기가 지난해 8월 만료된 뒤 1년 가까이 '총장 공석' 상태다. 때문에 현재 부총장이 총장 직무를 대리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사열 교수는 지난 8월 20일, 총장 임용제청을 거부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총장임용 제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당시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파판사 박연욱)는 판결문에서 "대학이 추천한 총장 후보자 전부에 대해 임용제청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임용제청권자가 합리적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임용제청을 하지 않는 합리적 이유를 밝히지 않아 임용제청 거부가 인사재량권 안의 범위에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후 김 교수와 시민단체는 교육부·청와대에 "즉각 임용제청"을 촉구했지만, 교육부는 "대법원 판결 후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총장 임용제청 거부는 경북대 뿐 아니라 방송통신대와 공주대학교 등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며, 이들 역시 1·2심 소송에서 교육부에 승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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