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직선 총장' 임명...경북대 '직선 총장' 2년 공백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05.16 18: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부 "소송 중, 계획 없다" / 경북대 교수회·총학·시민사회 "즉각 임용해야" 17일 토론회


교육부의 총장 후보자 임용제청 거부로 국립대학교 총장공석 사태가 전국 8개교에서 수 개월째 이어져 파행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직선제로 총장 후보를 뽑은 부산대학교 후보자가 선거 반년만에 교육부의 최종 임명 승인을 받았다. '대학자율성 수호'를 외치며 숨진 고(故) 고현철 교수의 희생이 있고 나서다.

교육부 규탄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경북대 교수들(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육부 규탄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경북대 교수들(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부산대는 "전호환(58) 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부산대 20대 총장에 공식 임명됐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앞서 2012년 교육부는 전국 38개 4년제 국공립대를 상대로 총장 후보자를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로 뽑으라고 압박했다. 1·2순위 후보 명단을 교육부에 보내고 대통령이 최종 임용을 제청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부산대는 간선제로 차기 총장을 선출하려했지만 지난해 8월 고현철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직선제 사수'를 요구하며 대학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직선제를 부활시켰다. 선거 결과 전호환 교수가 1순위, 정윤식 교수가 2순위로 선출됐다. 대학은 지난해 12월 교육부에 후보자들에 대한 임용제청을 촉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임용제청을 계속 거부했다. 6개월만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셈이다.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과 총장직선제 촉구 출정식(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과 총장직선제 촉구 출정식(2015.9.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수 한 명의 의지로 직선제를 부활시킨 부산대는 총장이 임용됐지만 경북대 등 7개 국립대는 교육부가 여전히 임용을 거부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경북대는 2014년 6월 첫 총장후보 간접선거 후 23개월째, 전임 함인석 총장 임기 만료 이후로는 20개월째 총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2번이나 학내 선거를 거쳐 후보자를 선출했지만 교육부가 이유 없이 임용을 거부해 2년 가까이 직무대행만 3번 갈아치웠다. 이 가운데 총장 후보 1순위 김사열(60.생명과학부) 교수는 교육부를 상대로 '총장임용 제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내 지난해 8월 1심에서 승소했다. 교육부는 즉각 항소했다.  

후보가 법적 구제를 진행하는 동안 경북대 교수회(의장 윤재석)는 '총장부재사태 해결을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주보돈)'를, 지역 시민사회는 '경북대 총장임용을 촉구하는 범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윤재석 함종호)'를 꾸리고 교육부에 빠른 '임용제청'을 촉구했다. 이 가운데 부산대 총장 임명이 확정되자
경북대 교수회·총학생회·시민사회는 "경북대에 대해서도 하루 빨리 총장을 임용할 것"을 요구했다.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을 촉구하는 시민(2015.5.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총장 임용제청을 촉구하는 시민(2015.5.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재석(54) 경북대 교수회 의장은 16일 "부산대 상황과 총선 후 정치권 변화로 경북대도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학내, 시민사회, 정치권과 함께 다각도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달 말이나 내달 초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정권 입맛에 따라 국립대 총장 자리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국립대법 제정에 힘쓸 것"이라며 "국회 원구성이 끝나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와 관련해 오는 17일 오후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총장부재사태 해결 1차 토론회를 연다.

함종호(60) 경북대 총장임용을 촉구하는 비대위 공동대표도 "부산대의 임명을 축하하면서 더 오래 부재사태를 겪고 있는 경북대에 대한 총장 임명도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달 말 지역에서 총장 부재 사태 해결을 국회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북대 총학생회(회장 박상연)도 오는 17일 이와 관련한 성명서를 낸다. 박상연 회장은 "20개월 가까이 이유도 없이 총장 부재사태를 촉발한 것은 교육부 잘못"이라며 "부산대 총장을 임명했듯 경북대 총장도 임용해 정상화를 이뤄달라"고 말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분회장 정보선)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대학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교육부는 조속히 총장을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교육부 대학정책관 한 담당자는 "소송 진행 중"이라며 "재판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부산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교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임용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