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선거구는 '박근혜 지역구'로 불렸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998년 4.2 보궐선거에서 15대 국회의원으로 뽑힌 뒤 내리 4선을 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 달성군은 지난 1995년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된 뒤 20년 동안 '보수 정당' 의원만 배출하기도 했다.
'달성군' 선거구는 화원읍, 논공읍, 다사읍, 유가읍, 옥포읍, 현풍읍, 가창면, 하빈면, 구지면이 해당된다. 기자는 지난 23일 달성군 화원역, 설화명곡역, 화원전통시장, 명곡전통시장, 천내천 공원 등 화원읍 일대에서 유권자 30여명을 만나 민심을 들었다. 화원읍은 달성군 전체 인구(2월 29일 기준 26만 2,635명)의 18.8%인 4만9,522명으로 다사읍(9만776명) 다음으로 많다.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상당수 '통합당' 지지성향을 보인 반면 20~40대에선 민주당과 통합당 지지세가 팽팽했다. 또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은 유권자들도 많았다. 이들은 주로 "그놈이 그놈"이라는 정치 불신을 이유로 들었다.
"문재인 정부 경제 못 살려, 추경호 뽑겠다"
추 후보 지지자들은 추 후보를 '지역 일꾼'으로 평가했다. 현 정부의 "경제", "남북관계"와 관련한 불만도 뒤따랐다.
천내천 공원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61.화원읍)씨는 "문재인, 민주당 정권은 북한에 물건을 퍼주기만 한다"고 말했다. 천내천 공원에서 만난 주부 김모(67.화원읍)씨도 "경제가 죽어서 젊은 사람들도 일자리가 없어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통합당에 실망...민주당 의원도 나올 때 됐다"
"대구도 바뀌어야 한다"며 민주당 지지를 밝힌 유권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명곡미래빌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40대.화원읍)씨는 "그래도 여당이 지역구 의원이 돼야 힘을 쓴다"며 "민주당, 박형룡도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우아파트단지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5)씨도 "계속 똑같은 당만 찍으면 바뀌는 게 없다"며 "민주당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처, 정부는 '호평' 대구시는 '글쎄'..."긴급생계자금 즉각 지원"
지지성향과 관계없이 상당수 유권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다. 명곡미래빌아파트단지에서 만난 통합당 지지자 윤종학(51.화원읍)씨는 "선진국인 미국도 제대로 못 막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 정도면 잘 막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리운전 기사 최모(52.화원읍)씨도 "나는 통합당 지지자"라면서도 "우리나라가 제일 방역을 잘 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래도 대구는 보수", "민주당은 싫어서"라는 이유로 통합당 지지성향을 바꾸진 않았다. 반면 화원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55.화원읍)씨는 "정부가 당초 중국 유입을 막았다면 대구가 피해보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선 유권자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명곡미래빌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김모(38.화원읍)씨는 "권 시장이 신천지 상대로 강력히 대처를 못해 사태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원종합시장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황모(62.화원읍)씨도 "다른 시장, 도지사들은 발벗고 뛰는 반면 대구시장은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명곡 미래빌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윤모(51.화원읍)씨는 "권 시장이 그래도 밤낮없이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치 신경 쓸 새 없다"...지하철 연장, 일자리 확충
상당수 유권자들은 정치에 무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로 정치 불신이 이유였다. 화원역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45.화원읍)씨는 "정치에 관심 쓸 새가 없다"며 "정치인들은 자신들 밥그릇 위한 정치가 아닌 서민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여야를 떠나서 후보들에게 지역 발전을 요구했다. 대학생 김씨(25.화원읍)는 "취직 하려고 해도 지역에 일자리가 없어 결국 떠나게 된다"며 "지역 일자리 확충"을 요구했다. 설화명곡역에서 만난 김모(67.화원읍)씨는 "지하철 1호선을 더 연장한다면 지역 발전에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원역에서 만난 김모(63.화원읍)씨는 "달성군은 지역 발전이 더디다"며 "지역 발전에 힘을 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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