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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은 하루가 급한데...대구시 '긴급생계비' 하필 총선 다음날 지급 논란
1인 소득 월175만원~4인 474만원 이하 108만명→50~90만원 선불카드·온누리상품권 4.16부터 지급
시민들 "뒷북" 불만...김부겸 "선지급"·홍의락 "간소화"·송영우 "울분 헤아려 빨리" / 시 "업무 많아서"
2020년 03월 24일 (월) 02:59:0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1.40대 양모씨는 대구시 남구에 사는 1인 가구다. 양씨는 중구 통신골목 한 식당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식당이 휴업해 이달 월급이 없다. 다행히 대구시 긴급생계자금 1인 가구 지원대상에 포함돼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75만원 이하면 지원 할 수 있는데 165만원을 벌기 때문에 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달이나 기다려야해서 울상이다. 오는 25일이면 월세도 내고 대출금도 갚고 각종 요금도 내야하는데 또 대출을 받아야할지 걱정이다. 

양씨는 "말만 긴급이지 한 달 뒤 주면서 무슨 긴급이냐"며 "당장 오늘이 급한데 늦어도 너무 늦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특단의 조치 전폭적 지원 말은 많은데 이렇게 해서 효과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경본부'에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대출신청을 기다리는 시민(2020.3.3) / 사진.독자 이모씨 제공

#2.대구시 중구에 사는 자영업자 30대 이모씨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작은 유통업체를 운영하면서 영업이 나름 잘돼 직원 수도 늘렸는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이후 한 달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들 월급도 주고 소소하게 들어가는 영업비용을 대기 위해 이씨는 어쩔 수 없이 최근에 적금통장을 2개나 깼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이씨는 지난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에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출신청을 했다. 정부가 1.5% 저금리 대출을 해줘 숨통을 틔기 위해서다. 결과가 곧 나오는데 동아줄은 이것 밖에 찾지 못했다. 대구시에서도 긴급생계자금을 푼다는데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하고, 지원대상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이씨는 "먹고 사는게 절실한데 대구시 지원을 받으려면 한 달이나 더 기다려야 해서 신청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왜 당장 주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 코로나가 한 달째인데 뒷북같다"고 지적했다.

   
▲ 코로나19로 임시휴업에 들어간 대구시 중구의 한 상가(2020.3.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코로나 극복 대구시상인연합회의 '착한 임대료 상생선언'(2020.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의 코로나19 긴급생계비 지원 시기와 지급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대구시는 코로나19 긴급생계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기준 100% 이하 가구다.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75만7,194원, 2인 가구 299만1,980원, 3인 가구 387만577원, 4인 가구 474만9,174원, 5인 가구 562만7,771원이다. 지원 금액은 1인 가구 50만원에서 5인 가구 90만원까지고, 정액형 선불카드와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된다. 48만 가구의 108만명이 지원 받는다. 오는 4월 6일부터 대구시와 8개 구·군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접수를 받는다. 또 각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대구은행·농협·우체국에서 현장 접수를 받는다. 행복e음 시스템을 통해 자격 여부를 조회해 지원 대상자를 가린다. 지급이 확정되면 우편이나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카드와 상품권을 받는다. 대구경북 전통시장과 등록 가맹점 어디서든 쓸 수 있다. 단란주점, 유흥업소, 대형마트, 백화점 사용은 제한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민 생활이 피폐해져 있고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어려운 삶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는 경제 방역 대책을 실시해 경제 회생과 시민 생계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 권영진 시장이 코로나 긴급생계비 지원 정책을 설명 중이다(2020.3.23) / 사진.대구시

하지만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필이면 오는 4.15총선이 끝난 다음 날인 4월 16일부터 돈을 풀어서 저소득층들이 긴급생계비를 지원 받으려면 앞으로 24일이나 더 기다려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주로 온라인으로 지원 신청을 받아서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거나 사용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대구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각종 자금 지원 절차가 더 복잡해진 탓에 집행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 사태가 한 달이나 됐는데 긴급생계비를 받으려면 한 달 더 기다려야 해 하루가 급한 서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정치권도 보완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구갑 국회의원은 "긴급생계비 지원을 환영한다"고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저소득층이나 어른신들, 몸이 불편한 분들은 신청이 난감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마당에 줄을 서는 것도 위험천만하고 사회적 낙인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좋은 뜻으로 하는 정책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대구시는 선지급하고 후보정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가 한시적으로 규정을 바꾸면 된다. 대통령께서 특별지시를 내려 빠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 민주당 대구 수성구갑 김부겸, 북구을 홍의락 국회의원, 민중당 동구을 송영우 총선 예비후보 / 사진.선관위

홍의락 민주당 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은 "특별재난지역 지정 후 오히려 절차가 복잡해져 피해확인서, 피해금액산정 등이 필요하게 됐다"며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안부에 해결 방법을 찾도록 촉구하고 있지만 엄연히 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풀어낼지 염려된다"는 페북글을 올렸다. 이어 "대구경북이 타지역보다 오히려 집행이 늦어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빨리 간소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우 민중당 대구 동구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이날 논평에서 "권 시장의 긴급생계비 발표를 환영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일 이후인 4월 16일부터 지급을 검토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은감이 있다"면서 "직접 현금지원이 아닌 사용 기한과 방법에 제한을 둔 것도 아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집행되거나 곧 집행될 예산이 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대구에서 이다지도 늦은 것인지 답답할 노릇"이라며 "'제발, 좀, 빨리'란 대구 시민들의 울분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긴급생계비 지원정책 담당 부서인 대구시 혁신성장정책과의 한 담당자는 "지원 기준을 신중히 검토하고 체계를 구축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업무를 담당할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현재 코로나와 총선 준비로 '업무가 많다'는 반발이 많아서 최대한 시기를 맞춘 것"이라며 "조금 더 빠르거나 늦어질 수도 있다. 계획만 내놓은 것이니 조금 지켜봐달라"고 했다.

   
▲ 대구시 코로나19 피해 긴급생계자금 지원 대상과 금액 / 자료.대구시
   
▲ 대구시 긴급생계자금 지급 절차 / 자료.대구시
   
▲ 대구시 긴급생계지원 패키지 / 자료.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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