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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을' 총선과 지방의원 재보선 3곳, 대구 '안심'의 민심은?
[총선 민심르포-동구을]
선거 무관심 속 "그래도 우리는 보수" vs "지겹다. 보수 못 벗어나면 바뀔 게 없다"
2020년 03월 17일 (화) 16:05:31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pnnews@pn.or.kr

대구지하철 1호선 '각산역' 인근의 영조아름다운나날2단지 아파트 상가 앞에서 택시기사 2명이 대화를 나눴다. 박모(47)씨가 "우리는 보수다. 지역구 살리려면 미래통합당 찍어야지 안 되겠나"라고 말하자 김모(47)씨는 "이렇게 젊은 사람이 보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라가 바뀌는 게 없다"고 핀잔을 줬다. 지난 14일, 이 아파트 상가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맞아 시민들이 제법 오가는 편이었다.

지난 13일과 14일, 16일 사흘동안 동구 율하역, 율하체육공원, 각산역, 신서근린공원, 안심역, 반야월공원, 신기역, 반야월종합시장 등 안심 일대에서 유권자 30여명을 만났다. 안심1~4동은 오는 4·15 총선에서 '동구을' 국회의원 1명을 비롯해 대구시의원 1명(동구3)과 동구의원 2명(동구마,동구바)까지, 대구에서 가장 많은 4명의 선출직 공직자를 뽑게 된다. 

   
▲ 대구 '동구을'...(사진 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승천, 미래통합당 강대식, 김재수, 김영희, (사진 아래, 왼쪽부터) 민중당 송영우, 민생당 남원환, 자유공화당 윤창중 후보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현재 국회의원 '동구을'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승천 후보와 민중당 송영우 후보가 각각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미래통합당 강대식·김재수·김영희 후보가 '경선'을 치르고 있고, 민생당 남원환, 자유공화당 윤창중,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정중·박성훈·황순영·박향숙·송금화·이영자 예비후보가 등록돼 있다. 4년 전 총선에서는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 75%를 얻어 민주당 이승천 후보(24%)를 누르고 당선됐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거쳐 통합당으로 옮긴 뒤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시의원 동구4선거구(안심1~4동)는 민주당 최완식(43) 민주당대구시당 청년위원장, 통합당 안경은(66) 전 동구의회 의장이 공천을 받았다. 동구마선거구(안심1,2동)는 민주당 김호희(36) 새론봉사단 총무, 통합당 류재발(60) 안심1동경로후원회 운영위원장, 동구바선거구(안심3·4동)는 민주당 안평훈(27)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구동구협의회 자문위원, 통합당 정인숙(52) 전 동구의원이 각각 공천을 받았다.

   
▲ 대구시의원 '동구3' 재보궐선거 예비후보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심지역에서 만난 50대 이상 유권자들은 대체로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기가 안좋다", "살기 힘들다", "누가 돼도 지역발전이 안된다"는 푸념이 무관심의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기자의 거듭된 물음에 여전히 '보수'와 '미래통합당' 지지성향을 많이 털어놨다. 반면 통합당을 비판하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상당수 있었고 진보정당인 민중당을 꼽은 유권자도 있었다.

"문재인, 잘하는지 모르겠다...민주당 뽑기야 하겠나"

율하네거리에서 만난 손모(65.안심1동)씨는 "대구 보수세가 그렇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건지 모르겠다. 통합당을 지지하는 편"이라고 답했고, 이모(40.안심2동)씨는 "뽑아놓고 보면 사실 공약을 잘 지키는 사람을 본 적 없다"면서도 "나는 통합당 지지자"라고 밝혔다.

각산역 인근 신서공원에서 만난 박모(72.안심3.4동)씨는 "아무래도 우리는 좀 보수니까, 젊은 세대와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며 "통합당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같은 동네에 사는 김모(64)씨도 "문재인 찍어줬는데 달라진 게 없다"며 "그나마 한국당이 나은거 같다. 민주당 뽑기야 하겠나"라고 말했다.

   
▲ 대구 동구 반야월종합시장 (2020.3.16)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이 같은 '통합당' 지지자들 중에는 '유승민' 의원에 대한 평가과 함께 경선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엇갈리기도 했다. 율하체육공원에서 만난 김모(73.안심2동)씨는 "강대식은 유승민 쪽 사람인데, 유승민은 배신자 느낌이 있어서 뽑기가 좀 그렇다"며, 각산역 상가에서 나물을 파는 박모(71)씨도 "강대식은 유승민 사람이다. 차라리 박 대통령 때 장관했던 사람이 더 믿음직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율하네거리에서 만난 남모(25.안심2동)씨는 "김재수는 서울에 있다 이제 막 내려와서 국회의원 하려는 게 너무 티가 난다"고 했고, 신기역에서 만난 정모(60.안심1동)씨는 "다른 사람은 인물이 별로"라며 "강대식이 좀 낫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보수 좀 벗어나고 달라져야...민주당이 낫다"

그러나 "보수를 벗어나야 한다"며 민주당 지지를 밝힌 목소리도 많았다.
율하네거리에서 만난 한모(31.안심2동)씨는 "우리 지역이 균형 발전이 잘 안맞는 편인데,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며 "민주당을 찍겠다"고 말했다. 율하체육공원의 이모(41.안심2동)씨도 "이전에 비해 분위기가 좀 바뀌는 것 같다"며 "대구가 이젠 보수 이미지 좀 벗어보고 달라져야 하지 않겠나. 나는 민주당 지지자"라고 말했다.

각산역 인근에서 만난 차모(83.안심3.4동)씨는 "한나라당 뭐 좋다고 찍어주나. 한나라당 찍으면 몸서리가 난다. 왜 다들 아무 생각 없이 당만 보고 찍는지 모르겠다"며 "당연히 이승천 찍고 싶다. 그 사람 국회의장 비서도 했던 사람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야월종합시장에서 장사하는 김모(38)씨는 "정말 경기가 많이 죽었다. 그래도 민주당이 낫다. 이승천은 계속 나왔는데 이번에 한 번 했으면 좋겠다"면서 "대구도 좀 바뀌어야 한다. 물이 고이다보면 썩기 마련이다. 그러니 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권자들이 율하체육공원에서 4·15 총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0.3.13)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진보정당' 지지자도 있었다. 각산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47.안심3.4동)씨는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이 보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라도 바뀌는 게 없다. 도움 되는 것도 없고, 계속 보수 못하면 전혀 나아질 수 없다"면서 "서민을 생각하는 민중당을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야 떠나 없는 사람 잘살게 해야"

총선 외에 대구시의원과 동구의원을 다시 뽑는 재보궐선거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유권자가 잘 알지 못했다. 율하역교차로에서 만난 손영수(65)씨는 "시·구의원도 새로 뽑는 건 몰랐다"면서 "다들 지지정당을 따라 찍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동구의원 재보궐선거 예비후보...(왼쪽부터) '동구마' 민주당 김호희, 통합당 류재발 / '동구바' 민주당 안평훈, 통합당 정인숙

'코로나19'에 따른 불만과 평가도 이어졌다. 신서근린공원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김모(34)씨는 "권 시장은 맨날 정부에 요청만 할 뿐 다른 시·도지사처럼 적극적으로 대응을 안 했다"며 "방역에 신뢰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각산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하는 오모(50대)씨는 "처음부터 중국 입국 빗장을 걸어잠궈야 했다"며 "정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야월종합시장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51)씨는 "정부도 대구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운이 나빴을 뿐"이라며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재난기본소득이 지원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가 사흘동안 만난 '안심'지역 유권자들은 너나 없이 '경제'를 얘기했다.
반야월공원에서 만난 김모(64)씨도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나간다"며 "청년들 붙잡을 일자리 유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야월종합시장에서 만난 최모(50대)씨는 "코로나로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며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바랐다. 최씨는 특히 "여야 정당을 떠나 없는 사람 잘살게 해야 한다"며 "니가 잘했니 못했니 그런 거 말고"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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