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만드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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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주 칼럼]


2022년 대통령 선거가 48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도 시민들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거대 양당후보들이 특정한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엽적인 공약들을 발표하고 있고, 스스로가 내놓는 공약을 뒤집기도 하는 등 후보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후보 본인과 가족리스크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은 물론 다음세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선에 주권자로서 어떤 결정을 할지 고민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무거운 숙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뉴스를 보면 볼수록 대선에 대해 멀어지고 싶은 마음을 부여잡는 것이다. ‘도대체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이 후보라니’, ‘내가 살다가 이런 대선판을 보는구나’ 라는 마음이 분노를 넘어 절망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래 없이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이번 대선은 대선 이후에도 매우 걱정된다. 정치혐오는 거대양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구조를 강화하고 의제를 실종시킬 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들어 정치발전을 근본적으로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부여잡았다면 ‘전환기’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는 코로나19로 멈출지 모르는 자본주의의 민낯과 불평등한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 나만 잘살면 된다고 속삭이던 신자유주의에 대해 세계의 석학들은 종언을 고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은 대안을 논의하며 대전환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끝없는 탐욕으로 달려온 자본주의가 아니라 ‘탈성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에너지와 물질의 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가치를 재조정하며 제도를 바꾸어 인간과 생태계에 대한 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출처. KBS 뉴스 <유권자가 뽑은 '우리 사회 중요 의제' 1위 "집값 안정">(2022.1.1) 방송 캡처
사진 출처. KBS 뉴스 <유권자가 뽑은 '우리 사회 중요 의제' 1위 "집값 안정">(2022.1.1) 방송 캡처

이러한 인식은 건강의 위기,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경제적 위기, 돌봄의 위기이자 생명재생산의 위기라는 현재의 진단에서 나온다. 탈성장과 더불어 우리사회에도 이슈화 되고 있는 불평등의 해소를 위한 재분배,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가장 시급한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 등이 전환기의 가치이다. 이런 때에 치러지는 대선은 산업화시대의 인식을 가지고 계속 갈 것인지 코로나19로 드러난 우리사회의 민낯을 직시하고 산재해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갈지를 논의하고 합의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를 자문해 본다. 나답게 살면서도 함께 공동체를 만들고, 나를 돌보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독박육아’, 고독사, 요양원의 사고들은 우리 모두의 일이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는 지금처럼 시장에 맡겨서는 안되며 가족 중 누군가에게 몰아주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사회전체가 돌봄의 가치를 중시하고 돌봄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특정 시기에 돌봄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세계 최장시간 노동이 기본값인 한국사회의 근본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안전에 대한 불안함이 없어야 한다. 건설 중인 고층아파트가 붕괴하고 실습 나갔던 학생이 사망하고, 헤어지자고 이야기해서 남자친구에게 맞아 죽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윤보다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 노동현장의 안전규칙이 지켜지고 젠더기반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돌봄중심사회를 이야기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 성별로 갈라치기하여 성차별과 불평등을 페미니즘의 탓으로 돌리는 무능한 사람이 아니라 성차별 문제의 본질을 알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을 이야기하는 후보를 선택하자. 불가능한 계속성장을 이야기하고 ‘무조건 하면 된다’며 땜질식 정책을 주장하는 후보가 아니라 전환기의 맥락을 이해하고 대안을 이야기하는 후보에게 투표하자.

 
 
 






[남은주 칼럼 29]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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