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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의 나라
[신동희 칼럼] 배은심 어머니, 어머니께서 한평생 살아오신 그 마음과 삶을 기억합니다
2022년 01월 10일 (월) 13:45:44 평화뉴스 신동희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어머니, 당신의 나라는 안녕한가요?

살인마, 살인마, 살인마, 살인마는 물러가. 한열아, 한열아, 이 많은 애국청년들이 네 가슴에 한을 풀어줄게. 안 되면 엄마가 갚을란다. 그렇게 통곡하고 오열하며 투쟁해온 어머니의 34년 세월, 그 사이 독재의 원흉인 전직 대통령이 사죄도 죄값도 치루지 않은 채 긴 생을 누리다 죽음을 맞이한 세월, 이제 어머니의 나라는 안녕한가요?

어머니가 낳은 아들이 어머니에게 안겨준 생을 고스란히 바쳐 거리의 어머니로 살아오신 어머니, 1987년 6월 9일 그날 이후, 한열이가 못다 만든 세상을 내가 이어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살아오신 어머니, 독재와 폭력이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을 탄압할 때 아들의 죽음 앞에 피울음을 흘리던 그 마음으로 목청을 다해 호통을 치시던 어머니, 내 자식같은 청년들이 투쟁하고 싸울 때마다 맨 앞자리에 서서 머리띠를 묶고 투사로 살아오신 어머니,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은 지금 여기에 와 있나요?
 
   
▲ 사진 출처. KBS 뉴스 <아들 따라 민주화 한길…이한열 母 배은심 여사 별세>(2022.1.10) 방송 캡처

어느 덧 어머니의 아들을 앗아간 최루탄과 곤봉이 사라진 나라,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깊은 바다에 수장되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 작고 어두운 방 안에서 가난과 외로움을 홀로 견디던 청년들이 어느 날 사라져도 아무도 돌보지 않는 나라, 지하철에서 화력발전소에서 아무런 보호망도 없이 일하던 청년들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 나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린 실습생들이 위험한 노동현장에 내몰리다 죽음을 당하는 나라, 어머니의 아직 어리고 어린 아들, 딸들이 살아가는 나라는 이제 안전한가요?

아들을 잃고 난 후 주어진 생 그 자체를 민주주의와 역사의 기록으로 걸어오신 어머니, 아들의 죽음에 빚을 진 동료세대들이 권력의 중심이 된 나라, 유수의 정치인들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과 슬픔을 담아 어머님이 평생을 바쳐온 뜻을 이어가겠다고 애도와 헌사를 바치는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째 아이들이 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지 못해 아직도 거리에 서서 울음을 울고 있는, 꼭 34년 전 어머니를 닮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싸우고 있는 나라, 목숨을 담보로 일하는 줄도 모르고 그저 성실하고 대견했던 아들이 목숨을 잃은 후에야 잊혀지는 것보다 사회가 안 변하는 게 더 무섭다는, 어머니께서 달려가 손을 꼭 잡아주었던 또 다른 어머니가 견디고 있는 나라, 어머니, 당신의 나라는 지금 안녕한가요?

* 집회와 시위현장에서 뵈었던 배은심 어머니, 시위대를 가로막는 경찰들 앞에서 호통치시던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어머니께서 한평생 살아오신 그 마음과 삶을 기억합니다. 배은심 어머니께 애도와 고마움을 보냅니다.

 
   
 






[신동희 칼럼 1]
신동희 / 꿈꾸는마을도서관 도토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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