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오른 대구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사업 중단하고, 국가습지 지정해야"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10.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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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 이은주 의원 전현직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상대 질의
"보도교 예정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들 서식지...생태적 지양"
"제방길·산책로 이미 정비된 곳, 과도한 개발공사 중단" 촉구
청장 "교각 수 8분1로 축소, 인공수로...생태계 영향 없을 것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추진하는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공사가 국정감사에 올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보도교 공사로 인해 팔현습지 환경이 파괴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팔현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법정보호종 야생생물들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왼쪽부터)국회 환노위 국감 정의당 이은주 의원,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2023.10.19) / 사진.국회 생중계
(왼쪽부터)국회 환노위 국감 정의당 이은주 의원,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2023.10.19) / 사진.국회 생중계

정의당 이은주(비례대표) 국회의원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낙동강환경청이 추진하는 대구 '금호강 사색이 있는 산책길' 보도교 조성 사업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021년 완료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는 3종밖에 없다던 멸종위기 법정보호종이 현재 12종이나 발견됐다"며 "보도교가 놓이는 곳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숨은 서식처다. 그런 곳에 보도교를 놓는 건 생태 경관적 관점에서 지양해야한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태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환경청이 멸종위기종 서식처로 밝혀진 곳에 토목공사를 밀어붙이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현재 이미 제방길도 있고 산책로도 잘 정비된 곳에 다리를 놔 가면서 산책로를 만드는 것은 지나치다. 개발하더라도 상식에 맞게 적정 수준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동곤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이 지난 2월 환경단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업에 문제가 있다.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홍 전 청장이 약속했지만 5월에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며 "환경부가 원칙 없이 약속도 저버렸다"고 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은주 의원, 홍동곤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장 (2023.10.19) / 사진. 국회 생중계
(왼쪽부터) 정의당 이은주 의원, 홍동곤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장 (2023.10.19) / 사진. 국회 생중계

국감장에 출석한 홍동곤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입장이 바뀐 게 아니다"면서 "사업을 부정적으로 봤던 것일 뿐, 완전히 진행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15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에서 팔현습지 보호 가치를 인지하고 습지 보호가치성을 확인했다"며 "지금도 팔현습지에 법정보호종이 12종 사는데 국가습지 지정요건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교 공사를 중단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환경부에 국가습지 지정을 건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왕버들숲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왕버들숲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최종원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보도교 설치 구간은 팔현습지와 같은 우수한 생태지역도 있는데, 보전구간이나 복원구간이 아닌 친수지구"라며 "기존 보도교가 끊긴 부분이 있다. 대구시민 중 산책로를 연결해달라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있어 검토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재안 중 하나로 기존 교각 형태를 대폭 변경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45개 설치 예정이었던 교각 수를 6개로 대폭 줄이고, 가물막 대신 암거(지하에 매설하는 인공 수로)를 설치해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도교 건설을 연말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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