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도태우(54.대구 중구·남구) 예비후보의 공천이 결국 취소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는 지난 14일 밤 제22차 공관위 회의를 열어 "내부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결과 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도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2차례 사과문을 올린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공천자(도 후보)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인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 후보의 자격을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이미 천명했다"고 설명했다.
도 후보는 지난 2일 당내 경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인 임병헌 후보를 누르고 중.남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2019년 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도태우TV'에서 "5.18 북한 개입"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도 후보는 2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첫번째 공천 재검토 회의에서 사과문을 게시한 이유를 들어 공천 유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5.18 북한 개입설에 이어 극우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SNS)에 여러번 공유하고, 전두환 미화에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들을 향한 과거 극단적인 발언까지 잇따라 드러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적으로 공천을 철회했다. 공천 2주 만이다.
5.18 관련 단체는 15일 도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 공천 취소 결정에 대해 "사필귀정", 시민사회는 "시대정신에 맞는 철저한 검증", 야4당은 "만시지탄, 준엄한 심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종길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대표는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사필귀정"이라며 "당의 결정보다 자진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그 정도 결단은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깊은 자기 성찰들을 하고, 대구경북에서 5.18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참여연대는 15일 논평을 내고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한 퇴행성이 분명함에도 좌고우면했다"며 "선거 유불리만 따지는 모습은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진작 엄중하게 대처했어야 할 사안을 끌고 온 것이 문제"라며 "더 치밀하게 검증해 시대정신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들은 공천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허소(54) 더불어민주당 중.남구 예비후보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만시지탄"이라며 "국민 상식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5.18에 대한 국민의 합의가 더 넓고 단단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은 "사필귀정"이라며 "5.18특별법도 있는데 국민의힘은 그 정신을 훼손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민정 녹색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은 "망언이 과거 이야기라 해도 정치인으로서 하면 안되는 말"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이었고 취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공천 취소는 당연한 결과"라며 "도 후보의 발언이 과거 일이지만 오래되지 않았다. 평소에 그런 이야기를 계속한 사람이다. 사과했다는 이유로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원호 새진보연합 대구시당위원장은 "눈치보기를 하며 버텨보려는 꼼수가 통하지 않았다. 올바르지 못한 역사관을 가진 이를 공천한 국민의힘은 반성하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후보들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놓고 논란이 일자 강경책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4일 도 후보 뿐만 아니라 충북 청주.상당에 이미 공천을 확정한 정우택 국회부의장에 대해서도 '돈봉투 수수 의혹'을 이유로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 공관위도 같은 날 밤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사과' 로 논란이 된 정봉주 전 의원의 서울 강북구을 공천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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