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렇게 하겠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경북을 찾는 대선 후보들의 지역 공약도 저마다 가지각색이다. 개발 공약이 넘쳐나는 와중에 이색적인 노동 공약을 낸 후보가 있다.
나경원(61)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다. 대구경북 전역을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등 지역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공약 이행을 위해 국제노동기구인 ILO를 탈퇴한다고까지 내세웠다.
대표적인 반(反)노동 정책을 대구경북 지역 대선 공약으로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계는 "인종차별적, 노동자 혐오적 공약"이라며 "논평할 가치조자 없다"고 규탄했다.
나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21일 대구를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대구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 출마 이유와 함께 대구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대구경북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나경원의 약속 TK 르네상스 플랜' 이름으로 4개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지역현안 해결과 삶의 질 향상' 분야에서 'TK 전역 외국인 근로자 차등임금제 도입'을 공약했다.
나 후보는 "국익 우선 원칙 하에 외국인 근로자 차등임금제 도입을 하겠다"며 "99만원 가사, 간병인 시대를 열어 대구경북 시·도민의 돌봄 부담을 덜고,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농촌계절근로자와 중소기업근로자 등 임금 합리화로 고용주와 근로자가 윈윈(상부상조)하는 일자리 환경을 만들겠다"면서 "필요 시에는 ILO 협약 111호 탈퇴도 추진한다"고 했다.
국내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중 대구경북에 한해 최저임금을 주지 않고 고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나 후보 공약이다. 이를 위해 고용과 직업 차별을 금지한 ILO 협약 111호도 탈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법 등 국적에 따른 임금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 협약 위반에 해당해 논란이다.
이길우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은 21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국내노동자들까지 다 죽으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는 공약"이라고 규탄했다.
또 "끝까지 인종차별적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에 찬 노동자 죽이기 정책"이라며 "이주노동자들도 원하지 않는다. 일부 자본가들의 입장만 반영한 일방적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을 저임금에 착취하는 정책을 내놓지 말고, TK 지역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살게 할지, 안전한 일자리에서 일하게 할지를 고민하는 대선 후보가 돼달라"고 촉구했다.
나 후보는 이 밖에 "대구경북신공항을 건설해 TK신공항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24시간 잠들지 않는 공항, 미주와 유럽 직항이 가능한 활주로, 항공물류단지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이어 "수도권과 영남권을 30분 대로 연결할 TK 하이퍼튜브 시대를 열겠다"면서 "고속철도 한계 극복을 위한 자기부상열차 등 고속교통 수단 방식 도입, 서대구-신공항-의성 TK 신공항 철도건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경북대학교 이공계 특성화·자율성 강화를 위해 인재 양성, 대구를 대한민국 ICT와 ABB 혁신 허브 도약을 위한 지역으로 이끌어 고부가 가치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또 "K-2 종전부지를 글로벌 규제프리존으로 개발, 금호강 르네상스, 신천 프로젝트, 동성로 관광특구를 활성화시키겠다"고 했다.
포항·경주 동해안 일대는 "수소경제, 문화관광 융합 벨트 조성", 안동·영주는 "K-바이오와 백신, 친환경, 웰니스 산업 중심지 육성"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밖에 "TK 전역에 K-리쇼어링 전진기지를 구축해 해외 진출한 기업들이 산단에 돌아오도록 업종별 차등임금, 맞춤형 인센티브 도입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나 후보의 대구 방문길에는 국민의힘 강승규(충남 홍성군·예산군), 김민전(비례대표), 박상웅(경남 밀양),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임종득(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등 현역 국회의원 5명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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