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52)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이후 처음 대구를 찾아 "계엄을 막은 후보는 나뿐"이라며 "보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해볼만한 상대는 저 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에서 '대구 청년 기업인 경청회' 이후 백브리핑에서 여당 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대선은 계엄이라는 큰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뤄진 선거라는 게 본질"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계엄 옹호 세력이라고 공격할 것이다. 계엄을 막기 위해 뭘 했냐고 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공감하는 중도층 국민들, 상식적 국민들도 많을 것"이라며 "그걸 극복하고 그걸 제대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보수에서 해볼만한 상대는 저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내 대선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저는 계엄을 막은 후보"라며 "대한민국의 공화주의를 지켰다. 우리가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이 문제(12.3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파면)를 극복해야한다.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내세웠다.
'배신자' 프레임 등 당내 비판 여론에 대한 극복 방안으로는 "저를 비토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분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만나 우리가 왜 이겨야 하는지, 왜 저인지 설명할 것이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오세훈 시장님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치를 해온 분"이라며 "저하고 방향이 많이 닿아 있어 함께 좋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정치인이나 후보 등과의 '반(反) 이재명 빅텐트 연대' 범위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경선에 집중한다. 연대의 문제는 다음"이라고 답했다. 또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대의가 흩어진다"면서 "당내 경선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지역 공약으로는 "서울과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대구를 서울과 견주는 도시로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중앙로역사 기억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2003년 2월 18일은 우리 대구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날"이라며 "오전 9시 50분~52분쯤 정말 참담한 사건이 발생해 190여명이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국민들은 잊으셨겠지만, 대구시민들은 지하철 참사를 잘 기억하고 계신다"며 "그 이후 '철도안전법'이 새로 만들어지는 등 대한민국 안전 수준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판(대구 중앙로 역사 기억공간 바닥에 설치된 '사랑하는 내 딸아' 유족의 동판)에 '잊지 않겠다'는 말이 나온다. 그 말씀을 깊이 마음에 새긴다"면서 "그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더욱 안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좋은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2.18 그날은 국민 안전의 날이다. 오늘 제가 대구를 찾으면서 위험한 나라로 가는 것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왔다"며 "제 각오를 다지고, 추모의 뜻을 보이기 위해 기억공간에 왔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대구에 온 날은 4.16 세월호 참사 11주기 당일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와 관련해 한 대표의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도 나왔다.
그는 "기자님 말씀처럼 오늘은 세월호의 날이기도 하다"며 "이런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결국 그 과정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생겼다"면서 "그런 분들이 생기지 않도록 정치가 더 잘해야 한다. 저도 제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