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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청산 이후, 다시 만난 민주주의"...대구 광장에서 '6.10항쟁' 38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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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공원에서 개최, 90여명 참석
비상계엄→윤석열 파면→정권교체
6개월 만에 광장에서 다시 든 '응원봉'
공원에서 항쟁 당시 모습 담은 사진전
"내란세력 청산·사회대개혁, 진정한 정신계승"

'38주년 6월 민주항쟁 대구 기념식 - 다시 만난 민주주의'(2025.6.10.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38주년 6월 민주항쟁 대구 기념식 - 다시 만난 민주주의'(2025.6.10.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1987년 6월 10일, 전두환의 4.13 호헌조치에 대항한 국민들은 "독재 타도, 호헌 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2025년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적인 '12.3 비상계엄'에 맞서 시민들은 한겨울 광장에 나와 응원봉과 깃발을 들었고,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을 이끌어냈다.

윤석열 파면 이후 대구에서 처음 열린 6.10 민주항쟁 38주년 기념식에서 시민들은 새 정부에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촉구했다.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10일 오후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다시 만난 민주주의'를 주제로 38주년 6월 민주항쟁 대구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이상룡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임성종 사무처장을 포함해 김찬수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이사장, 박석준 대구경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사무국장,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윤수빈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집행위원장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오영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 이대동 진보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신원호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등 대구지역 야5당 인사들도 자리했다.

아이유 팬클럽 '유애나' 응원봉을 든 25세 대구시민 안세현씨와 일본가수 '아도'의 응원봉을 든 광주시민 26세 김민지씨가 대구 6.10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2025.6.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아이유 팬클럽 '유애나' 응원봉을 든 25세 대구시민 안세현씨와 일본가수 '아도'의 응원봉을 든 광주시민 26세 김민지씨가 대구 6.10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2025.6.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6.10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 광장에 들고 나왔던 깃발을 흔드는 모습(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6.10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 광장에 들고 나왔던 깃발을 흔드는 모습(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시민들은 지난 겨울 윤석열 파면 광장에서 든 깃발과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 1960년 대구2.28민주운동과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 2017년 박근혜 탄핵 촛불과 올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까지 민주화의 역사를 다룬 영상을 시청했다.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 '광야에서', '타는 목마름으로'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기념식장 한켠에는 6월 민주항쟁 당시 사진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 옛 동아백화점과 중앙로, 동성로 아카데미극장 등에서 벌인 시민들의 시위와 행진, 이를 진압하는 경찰, 최루탄을 맞아 부상당한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20여점이 걸렸다.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이 기념식 한켠에 설치된 6월 민주항쟁 당시 대구 모습을 담은 사진을 지켜보고 있다.(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이 기념식 한켠에 설치된 6월 민주항쟁 당시 대구 모습을 담은 사진을 지켜보고 있다.(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대구 시민단체와 야당 인사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대구 시민단체와 야당 인사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내란 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간 대화 재개·전쟁 연습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 ▲출신과 성별, 장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길 바랐다.

선언문에서 "123일간의 광장 투쟁과 내란 세력 청산, 민주 회복을 위한 대선을 거쳐 우리는 오늘 다시 민주주의와 만났다"며 "지난해 12월 3일 내란에 맞선 시민들의 투쟁은 과거 민주화 투쟁이 현재를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열사들의 외침이 오늘의 우리를 구한 빛의 혁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빛의 혁명 과정에서 광장의 시민들은 저마다의 요구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했다"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동자들은 깃발을 들고 광장의 맨 앞을 지켰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위해 시민들은 눈 내리는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키세스 투쟁단으로, 말벌 동지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 주범 윤석열은 구속취소로 석방돼 마음대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데, 즉각 구속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고 계엄 동조 세력들은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일상에서부터 사회대개혁을 향한 응원봉을 드는 것이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임성종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 박석준 대구경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사무국장(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임성종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 박석준 대구경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사무국장(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임성종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은 79년 전 10월항쟁에서부터 45년 전 5월 민주항쟁, 38년 전 6월 민주항쟁 등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면서 "12.3 내란의 주범인 윤석열 같은 괴물에 의해 위협받지 않는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다시 힘을 모야야 한다. 이제부터 다시 만난 민주주의 첫발을 내딛자"고 말했다.

박석준 대구경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사무국장은 "광장 시민들의 힘으로 윤석열을 끌어내렸고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섰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공범을 모조리 심판하고, 불안과 잘못된 정책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노동자들과 서민들을 먹고 살게 하며, 다양성이 존중되고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민주주의를 완성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왼쪽부터)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신원호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 이대동 진보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 오영준 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신원호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 이대동 진보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 오영준 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2025.6.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오영준 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은 "광장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며 대한민국뿐 아니라 대구 또한 민주시민의 역사를 이어가는 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한숙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은 "기득권 양당이 독점하는 정치 구조 속 다양한 민심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수많은 국민 목소리가 제도 밖으로 물러나고 있다. 민심을 왜곡하지 않는 선거 제도를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대동 진보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국가가 부강해질수록 민중들의 삶은 가난해진다는 것을 확인하는 38년의 시간이었다"며 "굳건한 토대와 제도 위에서 새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외쳤다.

신원호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위원장도 "12월 3일 이전부터 윤석열은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계속해 왔다"며 "내란을 끝내고 더 큰 민주주의 공화국이 시작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민정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광장에서 만난 응원봉들이 지난해와 다른 오늘 행사의 모습"이라며 "광장의 목소리가 올해도 지워지지 않고 다시 살아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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