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보다 다져진 '야권연대',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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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공동공약에 공동유세까지..."총선 연대 가능성 높였다"


"야5당 단일후보 김찬일 후보를 당선시켜 무상급식을 실현하자"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
"정책연대를 통한 야권단일후보 지지해 민심의 무서움을 보여주자"(진보신당 이연재 대구시당위원장)

진보정당의 두 위원장은 4.27재보궐선거를 닷새 앞둔 22일 오후 달서구 월배시장에서 열린 '공동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달서구 라'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김찬일 후보에 대한 지원이었다. 다음 날 23일에도 '공동유세'는 이어졌다. 이번에는 상인공영주차장. '달서구 마'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에 대한 지원이었다. 민주당 김희섭 대구시당위원장과 함께, 창조한국당 김귀현 사무처장과 국민참여당 소속 윤보욱 북구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야권연대...6.2지방선거와 4.27재보선의 차이

지난 해 6.2지방선거 때는 볼 수 없었던 대구 야5당 대표들의 '공동유세'였다. 민주.민노.진보.창조.참여당을 포함한 대구 야5당은 이번 4.27재보궐선거에서 '단일후보'를 냈다. 그리고 '서구 가'에 민주당 정재현, '달서 라'에 민주당 김찬일, '달서 마'에 민노당 이미경 후보를 위해 2차례의 공동유세까지 펼쳤다.

대구 야5당 공동유세(2011.4.22. 월배시장) / 사진 제공. 민주당 대구시당
대구 야5당 공동유세(2011.4.22. 월배시장) / 사진 제공. 민주당 대구시당

특히, 이들 세 후보와 야5당의 공동유세에는 5가지의 '공동공약'도 있었다. 이 역시 지난 6.2지방선거 때는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6.2선거 때는 야5당이 정책적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공동공약'은  기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4.27재보궐선거에는 ▶친환경 의무(무상)급식 ▶영유아 무상예방접종 전면 지원 ▶영유아 프라자, 작은 어린이 도서관 확충 등 보육복지 환경 개선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 구현 ▶공공기관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권익 신장을 포함한 5가지 공동공약이 '야5당 단일후보'라는 말과 함께 알려졌다.

공동공약과 공동유세 뿐 아니라, 지난 6.2지방선거와 차이는 또 하나 있다. 6.2 때와 달리 지역 시민단체들이 참여하지 않은 점이다. 당시에는 시민단체들이 '풀뿌리대구연대'를 구성하는 한편, 야5당과 < 6.2지방선거 대구정책연대>를 꾸려 '선거연대'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4.27재보선에는 시민단체의 참여 없이 '야5당' 만의 연대로 진행됐다. 기초의원 3명을 뽑는 '미니 선거'였기에 시민단체와 야5당의 절박함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권연대...우여곡절


이 같은 야5당의 연대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공개적인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상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또, '단일후보'로 내정한 후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예비후보'를 사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2월 21일,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4.27 보궐선거 '달서구 마' 지역에 대한 공천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달서구 마' 선거구에는 민노당 이미경 후보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었다. 때문에, 민주당이 이 곳에 후보를 내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발끈했다. "아직까지 두 당이 내부적으로 조율도 안된 상태에서 성명서까지 내 공천하지 말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치를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지난 6.2지방선거 때 달서구에 2명의 구의원을 당선시켰다.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달서구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 같은 '성명서' 파문은 "연대판을 깰 수 없다"는 야5당 대구시당위원장의 공감대 속에 3월 15일 '후보단일화' 합의로 이어졌다. 6.2지방선거 이후 야5당은 격월로 시당위원장과 사무처장들의 모임을 갖고 있었고, 그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가 '후보단일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4.27보궐선거 대구지역 야5당 후보단일화 기자회견(2011.4.7 대구KYC)...(앞줄 왼쪽부터) 민주당 김희섭 대구시당위원장, 정재현 후보, 이미경 후보, 김찬일 후보,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 진보신당 이연재 대구시당위원장, (뒷줄 왼쪽부터) 민주노동당 송영우 사무처장, 황순규 동구의원, 나정태 달서구지역위원장, 김병욱 중구의원, 창조한국당 김귀현 사무처장, 민주당 권오성 공보실장, 국민참여당 백재호 사무처장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4.27보궐선거 대구지역 야5당 후보단일화 기자회견(2011.4.7 대구KYC)...(앞줄 왼쪽부터) 민주당 김희섭 대구시당위원장, 정재현 후보, 이미경 후보, 김찬일 후보,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 진보신당 이연재 대구시당위원장, (뒷줄 왼쪽부터) 민주노동당 송영우 사무처장, 황순규 동구의원, 나정태 달서구지역위원장, 김병욱 중구의원, 창조한국당 김귀현 사무처장, 민주당 권오성 공보실장, 국민참여당 백재호 사무처장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그러나, 또 한번의 고비가 있었다. 야5당 위원장이 합의한 3명의 단일후보 가운데, '서구 가'에 출마하기로 했던 국민참여당 민부기 예비후보가 3월 말 돌연 후보직을 사퇴해버렸다. 민 후보는 "개인적인 이유"라고만 당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야5당은 다급해졌다. '서구 가'에 아무도 후보를 내지 않기에는 '야5당'의 체면이 서지 않을 처지였다. 결국, 민주당이 정재현 후보를 공천했고, 국민참여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이 동의하면서 3곳의 후보단일화는 성사될 수 있었다. 그리고, 4월 7일, 야5당은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후보' 3명과 '공동공약' 5가지를 발표했다.

4.27 야권연대..."총선연대 가능성 높였다", "민주당의 진보 의제 높였다"

야5당의 4.27연대의 결과는 어떨까? 후보를 낸 민주당이나 민노당 모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구도는 좋은데 쉽지는 않다"는 얘기가 선거운동 내내 흘러나왔다. 3곳의 선거구 모두 한나라당 후보와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고, 야당은 오직 1명으로 단일화를 이뤘다. 때문에 '구도'는 야당에게 이 보다 좋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재보선'에 따른 낮은 투표율과 한나라당 정서, 야당의 조직력에서는 여전히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분당.김해.순천.강원도의 국회의원.도지사 재보선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관심도 낮았다.

그러나, 4.27 선거 결과를 떠나 '야5당 연대'의 의미는 '총선 연대'의 기대치로 이어지고 있다.
민노당 송영우 사무처장은 "지난 6.2때 하지 못했던 실질적인 연대를 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이번 4.27연대를 통해 2012년 총선연대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권오성 공보실장은 "야권연대의 인식이 당내에서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야4당 지도부가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점은 평가할 만하다"는 게 이유였다. 권 실장은 또, '공동공약'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조금 더 진보적 의제에 다가간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와 달리, 무상급식 같은 진보정당들의 의제가 별 무리 없이 민주당에도 받아들여졌다"며 "내년 총선의 야권연대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 야5당 단일후보 기자회견(2011.4.26 달서구 도원동. iCOOP 대구행복생협)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 야5당 단일후보 기자회견(2011.4.26 달서구 도원동. iCOOP 대구행복생협)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6.2지방선거와 다른 4.27보궐선거의 대구 야권연대. 야5당 시당위원장과 단일후보들은 선거를 하루 앞둔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찬일 후보는 "이번 만은 야당후보를 선택해 대구의 변화와 정치발전을 이룰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미경 후보는 "범야권 단일후보의 당선으로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선거를", 정재현 후보는 "범야권후보의 승리로 지방정권 독점의 병폐를 고치자"고 호소했다. 이들 '단일후보'의 호소가 얼마나 실현될 지는 4월 27일 밤 10시쯤 판가름 난다.

한편, 기초의원을 뽑는 대구 4.27보궐선거는 ▶'서구 가'(내당1, 2.3동, 4동) 선거구에 한나라당 안영철(53), 민주당 정재현(60), 무소속 권영미(47).봉원희(62).윤정현(60) 후보를 포함해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달서구 라'(진천.월성1.2) 선거구는 한나라당 배보용(61), 민주당 김찬일(61), 무소속 박배일(40).전해진(39).정종환(44) 후보를 포함한 5명이, ▶'달서구 마'(상인1.3동) 선거구는 한나라당 이성순(53), 민주노동당 이미경(44), 무소속 권용선(53) 후보를 포함한 3명이 각각 선거운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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