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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갑질' 대성에너지, 결국 사과..."하반기 채용"
김영훈 대표이사 "불찰, 책임 통감"...탈락자 대책은 없어 / 시민단체 "채용갑질 근절"
2015년 09월 07일 (월) 10:58:3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채용 갑질' 물의를 빚은 대구 (주)대성에너지 본사 앞(2015.9.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채용 갑질' 물의를 빚은 대구 도시가스 독점 기업 ㈜대성에너지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대성에너지는 6일 대성그룹 김영훈(63) 회장과 강석기(64) 대성에너지 대표이사의 공동명의 사과문을 내고 "대성에너지의 2015년 신입사원 채용에서 유가 폭락에 따른 제반 경영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뜻하지 않게 채용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금번 채용과정에서 저희들의 불찰로 인해 지원자들과 지역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 드린 데 대해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과 지역기업으로서 책임을 다시 한번 통감했다"면서 "때문에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 신입사원 특별채용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 여론에 좀 더 귀 기울이는 겸허한 자세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 대성에너지 공식사과문

지난 9월 3일 대구청년유니온(위원장 최유리)이 문제를 제기한 지 사흘만에 김영훈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한 셈이다. 당시 문제 제기 후 야당과 시민단체, 네티즌의 질타가 쏟아졌다. 하지만 사과문 어디에도 실질적 피해자인 상반기 공개채용 최종 합격자이자 탈락자인 청년 19명에 대한 대책은 없다. 

이에 대해 최유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6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늦었지만 대성에너지의 사과를 환영한다"면서 "청년 구직자를 슬프게 하는 갑질이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청년을 착취하고 희망고문하는 회사와 그 구조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계속 문제 삼을 것"이라며 "지원자 19명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재고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7일 성명서를 통해 "대성에너지의 채용 갑질 논란을 접하면서 우리가 특별히 우려하는 것은 이런 일이 지역기업의 흔한 일일 수도 있고, 이것이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이유 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대성에너지는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이번 사과와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채용갑질 근절,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성에너지는 지난 4월 2015년도 상반기 대졸공채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7명의 신입사원을 뽑았으며, 해마다 2~5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10~12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공채 공고 후 모두 118명의 입사지원서가 접수됐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 중 1·2차면접을 거쳐 모두 19명의 지원자가 마지막 김영훈 회장 면접까지 가게 됐다.

   
▲ '채용 갑질' 규탄 피켓을 든 지역 청년들(2015.9.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성에너지는 사전에 고지 없이 전형을 추가해 영어PT(프레젠테이션)를 지원자들에게 시켰다. 뿐만 아니라 개신교 색채가 짙은 고(故)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회장의 회고록인 '은혜 위의 은혜(Grace upon grace)'와 창업주의 부인인 고(故) 여귀옥 명예회장의 회고록 '아름다운 추억(Beautiful Memories)'을 읽고 독후감 제출도 지원자들에게 요구했다.

지원자들은 이상함을 느꼈지만 일주일 뒤 합격 여부를 통보하겠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대성에너지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고도 3주가 지난 지난 7월 15일에서야 19명 최종 지원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모두 불합격 통보를 했다. 문자 내용은 "최종면접 결과 귀하의 뛰어난 자질과 역량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한정된 채용규모로 인해 아쉽게도 선발되지 못하였음을 알려드린다"였다. 

앞서 2013년처럼 아예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지 않은 적은 있지만 공채를 하고도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7월 16일 한 포털사이트 취업카페에는 대성에너지를 성토하는 탈락자들의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디 'asdfghjklqw'는 "기독교 얘기만 넘처흐르는 창립회장 자서전+창립회장 부인 자서전 읽고 독후감 제출하라는 것부터 이상했다"고 말했다. 아이디 'ggornai'는 "최종 면접까지 간 지원자다. 회장 누님되시는 분이 성경 읽으라고 전도하던 것도 기억난다. 회장 면접에서는 회장이 눈감고 의자 뒤로 젖혀서 듣는데 갑질한다는 느낌"이라고 썼다.

   
▲ 대성에너지 희망고문상 시상식(2015.9.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후 대구청년유니온은 3일 대구시 남산동에 있는 대성에너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성에너지의 채용 갑질을 규탄한다"며 "지원자들과 취준생 전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2015년 희망고문상 시상식'을 갖고 "최종 합격자가 아무도 없는 이상한 공채를 통해 구직자들의 순발력과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다"며 상장과 꽃다발을 대성에너지에 전달했다. 그러나 대성에너지 관계자들은 "받을 수 없다"며 상장과 꽃다발 수상을 거부했다.

대성에너지는 지주회사 대성홀딩스의 계열사 9개 중 하나로 매년 1조원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지역 대표적 에너지 회사다. 1982년부터 33년 동안 대구시의 도시가스를 독점공급해, 현재 대구와 경산 100만 가구에 독점적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대구지역 시내버스용 연료인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 12개소를 지어 모두 1,732대의 시내버스와 88대 청소차량에도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한편, 대구청년유니온은 올해 하반기 대구지역 '블랙기업실태조사'를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인 청년을 착취하는 회사들을 고발한다. 특히 블랙기업으로 선정된 회사에게는 블랙기업 상패·상장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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