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청장 자리는 또 다시 새누리당으로 돌아갔다. 야당의 대구지역 기초의원 가운데 유일한 3선 여성 구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1년 높은 '보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기초단체장뿐만 아니라 광역의원 2석과 기초의원 1석 등 모두 4석의 대구지역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4.13총선과 함께 치러진 대구 달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새누리당 이태훈(60) 후보가 60.79%(147,433표)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유경(48), 무소속 이기주(56) 후보는 각각 26.72%(64,822표), 12.48%(30,273표)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이 당선자는 역대 달서구청장 지지율 중 1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황대현 후보가 50.70% 득표율로 당선된 것을 빼면 최저 득표율로 뽑혔다. 그는 15일 취임식에서 "달서구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제2의 도약을 실현할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임기는 2018년까지다.
그의 당선으로 달서구에서는 21년째 보수정당 구청장만 수장을 맡게 됐다. 달서구민들은 앞서 6번의 지방선거에서 평균 80% 지지율로 보수정당 후보를 택했다. 1995년 1회 지방선거부터 3회 선거까지 한나라당 황대현(1회 무소속 출마), 4~6회까지 곽대훈(한나라당·새누리당) 구청장 모두 보수정당 소속이다. 대구 8개 구·군에서 야권성향 구청장이 당선된것은 1·2회 선거 때 무소속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 유일하다.
더민주당 이유경 후보는 2006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달서구의원을 시작해 5·6회 지방선거 달서구 다선거구에서 당선돼 3선 구의원 타이틀을 달았다. "책임정치", "여성친화 자치구"를 걸고 대구 첫 제1야당의 여성 구청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달서구청장 야당 후보 중 최다 득표율은 6회 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김학기 후보(27.19%)였다. 이유경 후보는 앞으로 구의회로 복귀한다. 선거법상 기초의원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면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경 후보는 14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묻지마 1번 지지자의 높은 벽이 절실하게 느껴진 선거였다"며 "특히 40대 이상 유권자들은 '몇 번이냐'고 물은 뒤 '1번 아니면 안된다'고 딱 잘라말해 야당 구청장이 필요하다는 설득에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또 "같은 비판의 잣대를 갖다대도 여당보다 야당에 엄격한 게 사실"이라며 "야당에 여성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주민이 많아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대구 야당 정치인 업보다. 지역에서 정치인생을 택한 만큼 이 패배를 자양분으로 풀뿌리 정치를 하겠다"며 "구정으로 돌아가면 다시 바닥부터 정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31년만에 대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나와 변화의 열망을 느꼈다"면서 "더 열심히 하면 구청장도 언젠가는 야당에서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 표를 준 주민들의 마음이 무엇인지 잘안다. 그 마음을 잘 새겨 달서구 발전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여당 3선 곽대훈 전 구청장이 임기 절반을 남기고 총선 '달서구갑' 후보로 출마해 구청장직을 사퇴했기 때문이다. 곽 구청장은 당선에 성공했다. 같은 이유로 기초단체장 선거가 진행된 곳은 광주 동구(국민의당 김성환 당선), 경기도 양주(더민주당 이성호)·구리시(새누리당 백경현), 충북 진천군(더민주당 송기섭), 전북 익산(국민의당 정헌율), 경남 김해시(더민주당 허성곤)·거창군(무소속 양동인) 등 8곳으로 이 곳에서는 추가 선거비 수 십억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곽 전 구청장의 사퇴로 치러진 신임 달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여당 간판을 달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출마가 봇물을 이뤘다. 대구시의원,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전 부구청장, 구의원 등 전원 공직자 출신의 예비후보 9명이나 출사표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정순천 전 대구시의원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수성구 제1선거구, 김원구 전 대구시의원이 달서구청장 선거 출마를 위해 자리를 비운 달서구 제5선거구 등 광역의원 2석과 동구 다선거구 기초의원 1석 등 모두 4곳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선거결과 대구시의원 수성구 제1선거구 배재훈(59.12%), 달서구 제5선거구 신원섭(52.02%), 동구 다선거구 기초의원 하중호(37.35%) 등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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