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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고 장덕준 과로사' 3년째 책임 회피...어머니 "슬프고, 절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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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오늘 쿠팡칠곡물류센터 20대 야간노동자 숨져
하루 400kg 짐 들고 최대 주62시간 노동 '과로사 인정'
사측 대책 약속해놓고 대화 단절, 소송에서 과로사 부인
3주기 추모제 / 유족 "죽음 나몰라라...이제라도 책임을"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야간 청년 노동자가 3년 전 오늘 대구 집에서 목숨을 잃었다. 

하루 400kg 짐을 옮기며 최대 주 62시간을 일한적도 있다. 최고기온 30도가 넘는 열대야에서도 작업했다. 지난 2021년 10월 11일 택배 출고지원업무 이른바 '워터 스파이더'로 일했다. 다음 날 12일 새벽 4시 대구 수성구 집으로 퇴근했다. 씻기 위해 들어간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故) 장덕준(27)씨가 목숨을 잃은 지 오늘로 3주기가 됐다. 유족은 3년째 분투 중이다.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서울 쿠팡 본사 앞에서 눈을 감고 있다.(2023.3.28)/ 사진.유족 제공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서울 쿠팡 본사 앞에서 눈을 감고 있다.(2023.3.28)/ 사진.유족 제공


유족인 어머니 박미숙씨는 12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쿠팡은 책임지겠다더니 일방적으로 '할 말이 없다'며 대화를 단절해버렸다"며 "방법이 없어 쿠팡을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걸었는데, 지난 1차 변론기일에서 쿠팡 변호인은 '산재사망이라는 대구업무질병판정위원회의 업무상질병판정서를 신뢰할 수 없다'고 과로사 자체를 부인했다. 우리를 하찮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들이, 사람이 죽었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나몰라라 하는 것을 보니 슬프고 절망적"이라며 "덕준이 이후에도 쿠팡에서 사람이 다치고 하는 걸 보면 무기력감까지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3년이 지났으니 이제라도 책임지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덕준이 죽음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해 떠올리기도 싫은데, 쿠팡이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은 버틸 수 있는만큼 계속 싸워야 한다. 제발 대화를 재개하고 이 죽음에 한 사람이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여다. 
 

"쿠팡은 사과하고 대책 마련하라"...고 장덕준씨 유족의 전국 트럭 순회(2021.5.12)/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쿠팡은 사과하고 대책 마련하라"...고 장덕준씨 유족의 전국 트럭 순회(2021.5.12)/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명백한 과로사라는 판정이 내려졌지만 쿠팡은 3년째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유족에게 애도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 마련을 약속했으면서 지키지 않고 있다. 

유족은 3주기를 맞아 동료들과 함께 쿠팡 본사 앞에서 처음으로 3주기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고 장덕준씨를 추모하고, 쿠팡 측에 대화 재개·책임·과로사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노동자의건강한노동과인권을위한대책위원회는 1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고 장덕준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연다. 

어머니 박미숙씨와 아버지 장광씨를 포함해 노조와 시민단체 인사, 시민들이 추모제에 참석한다. 
 

"쿠팡 과로사 없게"...고 장덕준씨 유족의 쿠팡 상대 손배소송 기자회견(2023.3.28) / 사진.유족 제공
"쿠팡 과로사 없게"...고 장덕준씨 유족의 쿠팡 상대 손배소송 기자회견(2023.3.28) / 사진.유족 제공


이들 단체는 "27세 노동자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 샤워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졌다"며 "사망 당시 근육이 급성으로 파괴될 정도로 노동강도가 높아 산재로 인정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쿠팡은 여전히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유족이 그 동안 도보행진에 손배해상소송까지 했지만, 여전히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더 이상 이런 과로사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쿠팡은 사과와 배상을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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