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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제7차 서남아시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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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서남아시아 전쟁과 팔레스타인 난민의 역사 ⑪
- 성상희(변호사. 생명평화아시아)

전쟁의 배경과 발단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에 로켓 공격과 함께 지상군 침투 공격을 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과 대규모 지상군 공격을 하게 된 것이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다. 글쓴이는 이 전쟁을 이스라엘이 서남아시아 지역 국가들 혹은 준국가에 해당한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벌인 전쟁, 즉 서남아시아 분쟁과 갈등의 역사를 조망하면서 제7차 서남아시아 전쟁이라 부른다. 학계와 상식인들이 알고 있는 1차에서 4차까지 중동전쟁 이후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각 5, 6차 서남아시아 전쟁이고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7차 서남아시아 전쟁이다. 

KBS '다큐인사이트'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시작(2023.10.19) 방송 캡처
KBS '다큐인사이트'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시작(2023.10.19) 방송 캡처

까삼 로켓을 이용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영토 공격으로 인한 충돌은 이전부터 간헐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하마스 공격이 이전과 다른 점은 지상군의 기습침투와 이스라엘 군 사살 및 민간인 공격과 납치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 전쟁은 2014년 7월 가자 지구 분쟁 이후 9년 만에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전면전이다. 전쟁 초기에 이미 사망자의 수가 4차 서남아시아 전쟁의 사망자를 넘어섰다. 

 2021년 장기집권 중이던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실각한 이후에 들어선 이스라엘 연정은 표면상으로나마 유화적으로 팔레스타인에 대응했으나 얼마 안 가 연립정부가 내분으로 깨어진다. 2022년 말 선거를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가 복귀하자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 유대인 정착촌 확대에 재차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렇게 갈등이 쌓이다가 2023년 4월에는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그들의 종교 명절인 6월절을 기념하기 위한 희생양 행사를 하려던 이스라엘 유대인 측에 대항하여 일어선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유대인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발포를 하여 팔레스타인인 400여명이 부상당하는 알아크사 분쟁이 일어났다. 

알아크사 모스크는 이슬람교의 성지인 데다가 시기마저 이슬람교도에게 가장 중요한 라마단 기간에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분노한 팔레스타인인이 반격을 하면서 준전시상황으로 돌입하였다. 7월에는 제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큰 충돌을 일으켰고, 이스라엘이 2006년 이후로 중단했던 드론 공격을 다시 실시하는 등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하여 총 12명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나왔다. 하마스도 까삼 로켓을 이스라엘 영토에 계속 발사하고 있었다. 이후로도 충돌은 계속되어 7차 서남아시아 전쟁이 일어나기 며칠 전인 10월에는 하레디를 필두로 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이 알아크사 모스크를 무단으로 점령하려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아랍 국가들이나 이란이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 견제용으로 이용하면서 팔레스타인에 직간접적인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친미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팔레스타인 지원에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게 되면 팔레스타인은 고립된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이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쟁 발발 이후 아랍권 내 반이스라엘 정서 고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했다.

그에 더하여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을 통한 독립 쟁취를 주장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 마흐무드 압바스가 본인의 독재 권력 수호에 열중하며 팔레스타인 독립 문제에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과 대화를 통한 독립 추구를 주장해온 파타의 입지는 크게 축소되고 대이스라엘 강경 투쟁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 시도와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에 대한 통제 및 폭력 행사는 하마스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고, 가자 지구 폭격에 대한 인근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의 태도 역시 자극제가 되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가자 지역이 폭격당할 때 스데롯 언덕에서 스포츠 관람하듯이 환호한 것, 노약자들이 대피한 유엔 학교 건물에 대한 백린탄 폭격, 가자 시위대 총살 사건 등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이스라엘 투쟁의 원인과 명분이 되었다. 가자의 여론이 끓어오른 상태에서 하마스가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이번 전쟁의 특이한 점은 이전의 전투들에서는 항상 일방적으로 수세의 입장에 있었던 하마스가 미국중앙정보부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징후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준비해 온 대대적인 기습 공격을 성공시켜 가자 지구 주변부의 이스라엘 영토를 점거하고 이스라엘인들을 살상하는 등 이스라엘에 실질적인 피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기습을 당한 것은 1973년에 일어난 제4차 중동전쟁 이후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법 위반의 침략전쟁과 전쟁범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은 침략전쟁에 해당하여 국제형사법상 처벌대상이 되는 침략범죄를 구성하며, 따라서 이를 결정하고 실행한 이스라엘 수상 네타냐후, 군참모총장 등은 모두 침략범죄로 처발받아야 할 전범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공격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인질극에 대한 대응으로서 자위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엔헌장 제51조의 자위권 행사는 “현존하는 무력 공격”의 존재가 필요한데, 하마스가 이미 자신들의 공격을 마치고 그들의 영토 지역으로 철수할 한 이후에 이루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진입을 자위권 행사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타국의 영토에 무력을 사용하여 침공을 하는 경우로서 침략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가자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무차별 공습을 하여 민간인을 대규모로 살상하고 있고, 이는 제네바 협약과 그 추가의정서에 규정된 민간인 보호 규정에 위반된 것으로서 전쟁범죄를 구성한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군사적 요충지라고 주장하면서 공격한 시설에는 병원, 학교, 언론사 등 민간시설이 포함돼 있었고, 피난을 한 다수의 민간인들이 몰린 건물을 공습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접경 도시 르포 취재(2023.10.28) 방송 캡처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접경 도시 르포 취재(2023.10.28) 방송 캡처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접경 도시 르포 취재(2023.10.28) 방송 캡처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접경 도시 르포 취재(2023.10.28) 방송 캡처

민간인(문단 아래 추가 설명) 시설이나 지역을 공격하여 사상자를 내는 것은 대표적인 전쟁범죄이다. 분쟁 당사국ㆍ점령국 이외의 제3국의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전시의 민간인의 보호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의 제네바협약’이 이성립되었다. 1977년의 제네바협약 추가의정서는 분쟁 당사국에 속하는 사람도 포함하여 민간인을 일반적으로 정의하고 민간인은 군사행동에서 발생하는 위험에서 일반적 보호를 받는다는 취지를 규정한다. 이스라엘은 모두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군사적 이용을 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정당한 공격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건물들 대부분이 군사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설사 하마스가 부분적으로 군사적 이용을 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병원, 학교, 언론사를 타격하는 것은 제네바 협약으로 대표되는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행위로서 전쟁범죄 행위에 해당된다. (*민간인 : 적대행위를 할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의 주민을 가리킨다. 민간인은 적대행위에 따른 위험에서 보호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49년의 제네바 제협약 중에 분쟁 당사국ㆍ점령국 이외의 제3국의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전시의 민간인의 보호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의 제네바협약’이 이루어졌다(민간인보호협약 4조, 13조 참조). 1977년의 제네바 제협약추가의정서는 분쟁 당사국에 속하는 자도 포함하여 민간인을 일반적으로 정의하고, 군사행동에서 발생한 위험에서 일반적 보호를 받는다는 취지를 규정한다(제네바 추가의 정서Ⅰ 50조, 51조. 또한 제네바 추가의정서Ⅰ 75조, 제네바 추가의정서Ⅱ 4조). 그러나 전면전쟁ㆍ게릴라전 등의 교전형태에 있어서 민간인과 전투원의 구별이 어려워(제네바 추가의정서Ⅰ 44조 3항, 48조 참조) 민간인의 보호를 충분히 도모할 수 있는지 어떤지에 대해서는 실제상 어려운 점이 있다. (“21세기 정치학대사전”, 정치학대사전편찬위원회)

  국제사법재판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제기한 쟁송 절차에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고 이를 예방하고 제어하기 위한 잠정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제형사재판소의 검사는 네타냐후 수상과 군 참모총장, 그리고 하마스의 주요 간부 3인에 대하여 민간인 보호 협약 위반을 주된 이유로 하여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국제형사재판소의 결정과 행동이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쟁의 흐름과 영향 

하마스의 공격으로 개전 초기에 일었던 이스라엘에 대한 세계의 동정론은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참상이 계속 알려지면서 식어버렸고, 여론전에서 이스라엘은 서방 진영 주류 언론들의 비호에도 불구하고 점점 밀리는 형국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기사에서 "세계의 관심은 이미 피살된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동정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곤경에 대한 염려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비판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고 썼다. 프란치스코 교황, 그레타 툰베리 등 서방권의 저명한 인사들이 이스라엘의 폭격에 의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참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유럽의 각 대학에서 이스라엘 침략전쟁과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르는 등 국제여론에서 이스라엘은 뭇매를 맞으면서도 미국의 비호 아래 침략을 옹호하는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2024년 1월 3일 하마스의 서열 3위이자 인질 협상 담당관이었던 살레흐 알 아루리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드론으로 암살당하자 레바논도 격노한 반응을 나타내면서 확전 가능성이 커졌으나 현재로서 레바논이 참전할 가능성은 낮다.  23년 11월에 들어서면서 하마스의 침공 예방에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 때문이라는 여론이 형성되며 11월 4일엔 이스라엘 국민의 76%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네타냐후 퇴진 시위가 일어났다. 평화를 원하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선량한 시민들이 전쟁을 그치게 하고 평화를 가져오는 선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해 본다. 

[기고]  성상 / 변호사. 생명평화아시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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