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노조 활동 시 폐업·실업자 신세될 것"...한국옵티칼 사측 이메일 국감장서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정감사] 환노위 25일 노동부 종감
사측·일본 본사 주고 받은 메일 공개
"노조가 노사관계 악화 시 폐업·실업"
본사 "만족한다...반응 알려줘 감사"
이용우 "사실상 노조 협박, 부당노동행위"
김주영 "고공농성 300일, 해고자 고용승계"
오요안 대표 "법인 달라 어렵다, 의견 전달"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측이 "노조 활동 시 실업자 신세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일본 본사에 보낸 것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돼 논란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안호영)는 25일 국회에서 고용노동부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국감장에 일본 닛토덴코 본사가 한국에 세운 3개 법인(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한국닛토옵티칼, 한국닛토덴코) 중 한 곳인 한국닛토덴코 오요안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오요안 한국닛토덴코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오요안 한국닛토덴코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인천 서구을) 국회의원은 현장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무대리인이 일본 닛토덴코 본사에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한국옵티칼의 생존 기간은 닛토그룹의 배려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신임 노조 대표자들이 배려를 감사하게 생각지 못하고 금속노조 구미 대표자들의 선동에 휘둘려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경우, 닛토그룹은 중국 법인 생산 물량을 이전해주지 않을 것이고, 결국 한국옵티칼은 초기에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적혔다.

이어 "이 경우 닛토그룹은 한국옵티칼 폐업에도 아무런 손해가 없지만, 한국옵티칼에 고용된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원만했던 가정이 파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의원이 한국옵티칼 노무대리인이 일본 닛토덴코 본사에 보낸 메일을 공개했다. (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용우 의원이 한국옵티칼 노무대리인이 일본 닛토덴코 본사에 보낸 메일을 공개했다. (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일본 본사 측은 "당신의 이메일에 만족한다"며 "한국옵티칼의 새 노조 대표에게 연락해주고, 반응을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답변했다.

이용우 의원은 이에 대해 "노조를 협박하는 내용"이라며 "한국에서 세제 혜택, 토지 무상제공 등 여러 혜택을 받고 운영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이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닛토덴코 본사는 화재로 구미공장을 폐업하면서 물량은 평택으로 이전했는데, 노동자들은 내팽개치고 길거리로 내몰았다"면서 "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내용들을 본사에 잘 전달하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의원이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김주영 의원이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같은 당 김주영(경기 김포시갑) 의원도 "한국옵티칼 화재 청산 이후로 노동자들은 정리해고하고, 물량은 다른 자회사인 평택 한국닛토옵티칼로 옮겼다"면서 "신규 채용을 하는 것보다 해고된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여성 해고노동자 2명이 옥상에 올라가 있다"며 "11월 2일이면 300일째인데, 추운 겨울에 옥상에서 내려오지 않도록 해야 하냐"고 따졌다.

오요안 한국닛토덴코 대표이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오요안 한국닛토덴코 대표이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4.10.25) / 화면 캡처.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한국닛토덴코 측은 자신들의 회사와 한국옵티칼이 서로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에 대해 "관계가 없다"고 말해 사실상 문제를 회피했다. 다만 국감서 나온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본사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오요안 한국닛토덴코 대표이사는 이날 공개된 메일에 대해 "내용을 처음 봤다"고 말했다. 구미공장 폐업 이후 평택공장으로 물량을 옮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당시 옮긴 물량이 100%라고 가정하면 현재는 4%밖에 남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또 두 여성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에 대해서는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일본 본사에 고용승계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견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는 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옵티칼 물량이 한국닛토옵티칼로 이전되고, 한국닛토옵티칼은 30여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사측은 채용이 없었다고 거짓말했다"며 "노동자를 기만하는 것도 모자라 거짓으로 일관하는 외투자본은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규탄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납품하는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자회사로, 지난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사측은 공장 청산을 통보했고,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공장에 남은 7명의 노동자들은 경기 평택 닛토덴코의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년 넘게 농성 중이다. 박정혜(39)·소현숙(42) 두 해고노동자는 지난 1월 8일부터 공장 옥상에 올라가 292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