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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165일'...구미 한국옵티칼 해고자들, 일본 본사 찾아 "고용승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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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피하기 위해 선풍기·그늘막에 의존
"더위 먹을까...여름 이겨낼 방법 걱정"
해고자 8명, 6.19일~6.27일 일본 방문
일본 본사 앞 "고용승계" 선전전·집회
21일 주총 참석, 해결 방안 마련 촉구
"해고자 상황 알아야, 고용승계 책임"
사측 "고용승계 불가 입장, 변화 없을 것"

두 여성 해고노동자들이 165일째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소속 일부 해고노동자들이 일본 본사를 찾아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지회장 최현환)에 20일 확인한 결과, 최현환 지회장을 포함한 해고노동자 8명은 지난 19일 닛토덴코 본사가 있는 일본 오사카로 떠났다. 

이날 오전 회사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사측이 거부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이 일본 오사카역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2024.6.20)/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이 일본 오사카역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2024.6.20)/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닛토덴코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1일 최현환 지회장이 참석해 ▲한국옵티칼 화재보험금 수령 여부, 사용 경위 ▲구미공장 폐업·평택공장 생산 재개 경위 ▲고용승계 등 사태 해결 방안 등을 질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닛토덴코 주식 100주를 구매했다. 또 오는 22일부터는 도쿄로 이동해 닛토덴코 영업본사 등에서 선전전을 펼칠 계획이다.

오는 27일까지 닛토덴코를 규탄하고,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선전전, 집회 등을 진행한다.

최현환 지회장이 닛토덴코 본사를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2024.6.20)/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최현환 지회장이 닛토덴코 본사를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2024.6.20)/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이지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은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닛토덴코 주식은 미리 구매를 해 놓은 상황"이라며 "주주총회에는 최현환 지회장과 통역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닛토덴코에서 해고노동자들의 상황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본사가 고용승계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옵티칼 청산인 측은 "노조에서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본사에서 고용승계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냈기 때문에,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 그룹 산하의 한국 자회사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해 납품하는 업체로 2003년 구미4국가산단에 입주했지만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를 이유로 폐업했다. 노동자 11명은 닛토덴코 다른 한국 자회사 평택 한국닛토옵티칼로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6개월째 고공농성을 비롯해 노조와 시민사회가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사측은 고용승계 불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일본에 있는 모회사 닛토덴코 본사까지 찾았지만 문제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 텐트 위로 그늘막이 쳐진 모습(2024.6.20)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 텐트 위로 그늘막이 쳐진 모습(2024.6.20) / 사진 제공.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39), 소현숙(42) 두 해고자들의 고공농성은 20일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자 노조는 농성자들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유의하고 있다. 선풍기 두 대와 한 겹의 그늘막을 추가로 덧대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농성자들은 물을 많이 마시고,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더위를 나고 있다. 지난 1월 고공농성을 시작하고 난 뒤 맞이하는 첫 여름이다.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 사람이 많이 처지게 되는 것이 걱정"이라며 "더위를 먹지 않기 위해 가만히 있거나 물도 많이 마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옥상) 밑에 있는 동지들도 우리가 더위를 먹거나 아플까 봐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여름을 어떻게 잘 이겨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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