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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96명, 한국옵티칼 일본 원청에 서한..."구미 해고자들 고용승계하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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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조국, 용혜인 등 한국 야5당 국회의원들이 일본 '니토덴코(LCD 편광필름 생산)'에 서한을 보냈다.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지닌 자회사 (주)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경상북도 구미4공단 여성 해고노동자 2명(박정혜, 소현숙)이 189일째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공장 옥상에서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일본 본사가 사회적 책임을 지고, 사태 해결을 위한 결단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소속 제22대 국회의원 96명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모회사인 일본 니토덴코를 향해 "구미 해고노동자 11명 전원 고용승계와 본사 면담"을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김주영 의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 고용승계, 일본 니토덴코가 책임져라"고 촉구했다.(2024.6.19.국회 소통관) / 사진.김주영 의원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김주영 의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 고용승계, 일본 니토덴코가 책임져라"고 촉구했다.(2024.6.19.국회 소통관) / 사진.김주영 의원실

서한문에는 ▲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을지로위원장 박주민, 임미애, 민형배, 백승아, 서영교, 이수진, 이언주, 이재정, 진선미, 진성준, 한정애 의원 등 82명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차규근 대구시당 위원장, 김선민, 박은정, 신장식 등 10명 ▲진보당 윤종오, 정혜경 2명 ▲기본소득당 용혜인 ▲사회민주당 한창민 1명 등 야5당 소속 국회의원 96명이 이름을 올렸다. 

■ 서한문 제목은 '니토덴코 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다카사키 히데오님께 대한민국 국회의원 96명이 드리는 서한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니토덴코(Nitto Group) 다카사키 히데오 대표이사가 발표한 '인권기본방침'을 보면, '인권을 침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 활동이 인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인권을 존중한 책임을 이행한다', '사업 활동이 인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대화와 적절한 절차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노력할 것'이라고 나와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니토덴코는 한국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세우고 한국 노동자를 썼다"며 "18년 동안 7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매년 수백억 영업이익을 보장받았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외국인투자기업이라는 이유로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줬고, 각종 세제 혜택도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소현숙 두 여성 해고노동자(2024.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소현숙 두 여성 해고노동자(2024.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하지만 "지난 2022년 10월 경북 구미공장 불을 이유로 화재보험금만 챙기고 공장 문을 닫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구미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경기 평택 공장으로 이전했다. 일감만 챙기고, 수십년 청춘을 바쳐 일한 노동자들은 내팽개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미(법인 한국오비칼하이테크)에서 평택(법인 한국니토옵티칼)으로 한 달만에 물량을 아무 문제 없이 이동시킨 것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이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것을 증명한다"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물량을 가져간 한국니토옵티칼은 매출이 1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6% 늘었다. 결과적으로 피해를 본 것은 구미공장 청산으로 해고된 11명의 노동자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두 명의 여성 노동들이 불탄 공장에서 수백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면서 "물량이전에 따른 신규채용도 했으면서 11명 고용만큼은 안된다는 주장을 누가 이해하겠나.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니토덴코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자들에게 "일본어로 반성문을 쓰라"고 지시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의 손해배상가압류와 부동산강제경매까지 건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이해관계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보복을 금지하고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려면 최소한 노동인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니토덴코가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미국 애플 등 글로벌기업에 생산 제품을 납품하는 것을 언급하며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사업 관계 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한 노동인권 문제를 감시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는 경고도 했다. 

때문에 "니토덴코는 국가 간 외교 통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지고 고용승계하라"고 촉구했다.   

"고용승계 없는 공장 철거 반대한다"...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앞 결의대회(2024.2.1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고용승계 없는 공장 철거 반대한다"...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앞 결의대회(2024.2.1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이날 기자회견에는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야당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박래군 손잡고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주영 의원은 "한국에서 자행된 공장 폐업과 노동자 고용승계 문제 해결을 위해 니토덴코 대표이사가 직접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각종 혜택을 받고도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 행태에 대해 일본 본사와 일본 정치계에 서한을 보내 강력한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지회장은 "더 늦어지기 전에 니토덴코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해고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결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한문은 지난 12일 일본 니토덴코로 발송했다. 일본의 전국노동조합총연합 등 주요 노조와 노동계, 시민사회단체에도 같은 내용의 서한문을 발송했다.

한편, 사측은 구미와 평택 두 회사의 법인이 달라 고용승계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다며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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