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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20대 청년들이 말하는 "000 대선 후보, 제일 싫다...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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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캠퍼스·인근 상점가 10명 인터뷰
남성 "이재명" vs 여성 "김문수·이준석"
성별로 대선 후보 호불호 확연히 갈라져
이재명..."언행·친중, 민주당이 싫진 않아"
김문수..."비상계엄 옹호·토론도 잘 못해"
국힘 비호감도 높아 "탄핵 2번, 못 믿겠다"
이준석..."갈등 부추겨, 양극화 심화될 것"
'여성 혐오' 발언도, "경솔, 불쾌감 느껴"
대선 모르는 청년들도..."누가 되든 똑같다"

제21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대구지역 20대 청년들이 '비호감'이라고 말한 후보는 누굴까.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와 동문 인근 상점가에서 28일 20대 청년 대학생 유권자 10여명을 만나 어떤 후보를 싫어하는지와 그 이유를 물었다. 

질문에 답변한 청년들은 성별로 싫어하는 후보가 확연히 갈리는 모습이었다. 또 3번에 걸친 후보자토론회에서 각 정당의 후보들이 보인 의견이나 태도를 많이 언급했다.

20대 남성 대부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싫어한다고 답했다. 반면 20대 여성 대부분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비호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정문(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정문(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 인근 네거리에 붙은 21대 대선 후보들의 현수막(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 인근 네거리에 붙은 21대 대선 후보들의 현수막(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20대 남성 대부분 "이재명 싫다"...이유는 '친중·전과' 

인터뷰에 응한 20대 남성 대부분은 이재명 후보를 싫어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를 들어보니 "친중", "형수 욕설", "후보자 토론회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모(21.기계공학과)씨는 "이 후보의 형수 욕설이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전과 때문에 싫어한다"며 "도덕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학생식당 인근에서 만난 A(20.관광경영학과)씨는 "대선 토론을 보고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더 커졌다. 질문에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에둘러 한 것 같다"며 "후보가 싫어지니 당도 같이 싫어졌다"고 말했다.

계명대 대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 대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다만 후보 개인의 발언과 입장 문제로 비호감을 드러낸 것이지, 민주당이라는 정당 자체는 싫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김모(21.국제통상학과)씨는 "이재명 후보는 형수 욕설 논란 등 대통령 후보로서 모범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21대 대선 후보자토론회에서도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많이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더 싫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면에서 제 성향과는 맞다. 이 후보만 싫은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계엄 사태를 겪은 뒤 우리끼리 살자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모(20.공예과)씨도 "이 후보의 형수 욕설이 개인적 문제라고 해도 악의적이지 않냐"면서 "지난번 중국에도 셰셰(谢谢, 중국어로 고맙다는 뜻), 대만에도 셰셰하면 되지 않냐는 발언이 친중 같았다. 어디 붙어먹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모든 정당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며 "학생들을 위한 공약을 많이 내면 그 후보에 투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대통령 탄핵 2번이나 당한 정당, 믿을 수 없어...김문수 '계엄 옹호'에 충격"

반면 20대 여성들은 김문수 후보나 이준석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컸다. 

김 후보의 경우 "계엄을 옹호한 당(국힘)을 믿을 수 없다", "정책 방향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싫어하는 이유를 밝혔다.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에 설치된 플리마켓을 학생들이 구경하는 모습(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에 설치된 플리마켓을 학생들이 구경하는 모습(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B(20.심리학과)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해 국힘에서 2번이나 탄핵을 당했다"며 "그 당을 이제는 믿을 수 없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백모(22.언론영상학과)씨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자체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어떻게 이 시대에 계엄을 선포할 수 있냐는 생각 때문에 정당(국힘) 자체를 좋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 개인에 대해서도 "후보자토론회를 보면 주장에 따른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계엄을 옹호한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씨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 대해서도 "주장과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시간 떼우기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문에 있는 로데오거리 상점가(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 동문에 있는 로데오거리 상점가(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 동문에서 만난 김모(23.남성)씨는 "정책 방향성에서 민간 투자를 너무나도 주도하고 있고, 이는 대구에 살고 있는 청년으로서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대구에서 특정 기업을 민간투자를 유도해 유치하다는 것이 지방을 살리는 방안이냐"고 꼬집었다.

■ "이준석, 갈등 부추겨...정치적 양극화 더 심해질 것"

이준석 후보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갈등을 부추긴다", "경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지난 27일 대선 후보자토론회에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불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계명대 대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들어가고 있다.(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계명대 대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들어가고 있다.(2025.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도서관 인근에서 만난 C씨(19.심리학과)씨는 "많은 사람들이 생중계로 보는 토론회에서 자신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을 하지 않았냐"며 "오로지 상대 후보를 지적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주는 사람(고용주)의 입장에서 최저임금 차등을 둬도 된다고 하면, 받는 사람은 당연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청년을 위한 정책 같지만, 사실상 기업만을 좋게 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모(22)씨는 "이 후보는 너무 인터넷 커뮤니티만을 보고 정치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어제 토론회 발언도 불편했고, 한쪽(이재명) 후보만 공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학생(남성)은 "과도한 좌우 프레임으로 보수와 진보 사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지 않냐"면서 "일부는 속시원하게 이야기한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준석이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토론회 발언을 보면 상대 후보를 내려치기해 본인 지지율을 높이고자 하는 것 같다"며 "나이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토론회를 보는데 너무 경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정책 체감 안 되고, 누가 되든 똑같아...내 일에 집중하겠다"

인터뷰를 시도한 청년들의 절반 이상은 "관심이 없다", "아무나 찍으려고 한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모르는 학생도 있었고, "부모님께서 찍는대로 투표하겠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가 뭔지 물어보니 "직접적인 정책 체감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누가 되든 다 똑같다"고 답했다. 

또 "정치 이야기는 밖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말하면 안 된다"며 대답을 조심스러워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D씨(19)는 "이번 대선에 관심이 없고, 누구에게 투표할 지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대학생들 전반적으로 자기 일에 집중하고 싶은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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