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기지 '캠프캐럴'(경북 칠곡군 왜관읍)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전 주한미군 병사 스티브 하우스씨가 7월 27일 캠프캐럴 현장을 찾는다. 이에 따라, 스티브 하우스씨가 캠프캐럴 기지 안에 들어가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파묻었다는 장소를 지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스티브 하우스씨가 7월 24일 방한해 27일 캠프캐럴이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을 직접 방문한다"고 21일 밝혔다. 하우스씨는 이 날 오전 10시 캠프캐럴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오후 2시에는 칠곡군청이나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에서 주민간담회를 잇따라 갖고 자신이 폭로한 고엽제 매립 상황을 거듭 밝히고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특히, 스티브 하우스씨가 캠프캐럴 기지 안에 들어가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파묻은 위치를 직접 지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구경북대책위원회 김선우 상황실장은 "하우스씨가 캠프캐럴 안에 직접 들어가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파묻은 장소를 직접 지목할 수 있도록 미군측에 요청했다"며 "그의 기지 내 방문과 매립지 지목이 성사된다면 이번 고엽제 의혹은 상당한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측이 하우스씨의 기지 내 방문을 받아들일 지는 알 수 없다.
김선우 상황실장은 "하우스씨의 방문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미군측이 이를 받아들 지가 문제"라며 "현지 칠곡지역 37개 단체로 구성된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 진상규명 민간대책협의회(이하 민간대책협의회)도 하우스씨의 기지 내 방문을 미군측과 한미조사단에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티브 하우스씨의 이번 방한은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이하 국민대책위)> 초청으로 이뤄졌다. 국민대책위는 하우스씨의 칠곡 방문에 앞서, 25일이나 25일 국회 상임위(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고엽제 의혹과 관련해 증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하우스씨의 증언을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라며 "국회 증언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김선우 상황실장은 전했다. 스티브 하우스씨는 오는 29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국회 증언과 캠프캐럴 방문, 언론 인터뷰 등을 가질 예정이다.
퇴역한 주한미군 하우스씨는 지난 5월 13일 미 애리조나주 지역TV 방송 KPHO-TV(미국 CBS 계열) 인터뷰에서 "1978년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캠프캐럴 내 헬기장에서 가까운 기지 뒤쪽에 묻었다"고 주장해 미군기지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여러 언론과 인터뷰했지만 한국을 직접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 하우스씨의 이번 방한에는 1968년부터 1969년 사이 주한미군이 임진강에 고엽제를 무단 방류했다고 폭로한 주한미군 퇴역 장교 필 스튜어트(당시 21세, 중위)씨도 동행해 국회와 임진강 유역에서 고엽제 관련 증언을 할 예정이다.
한편, 캠프캐럴 고엽제 의혹에 대한 민간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빠르면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대경대책위원회와 민간대책협의회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5일까지 캠프캐럴 기지 주변 지하수와 토양, 주민 역학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에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원장, 인하대 의과대학 임종한 교수를 포함해 의학.독성학.페기물.환경화학 분야 전문가 8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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