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평등 '디딤돌' 놓은 #미투, '걸림돌'된 경북대·대구교육청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3.0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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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여연 선정 '디딤돌상' 미투 5인 "성폭력 문제 공론화" / '걸림돌상' 공직자 수두룩 "성평등 외면"
7일 대백 앞 '3.8대구여성대회'에서 시상식 등 행진...수상 거부자는 따로 찾아가 '상장' 전달할 예정


대구 첫 '#스쿨미투' 행진(2018.11.18.대구 동성로)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첫 '#스쿨미투' 행진(2018.11.18.대구 동성로)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올해 대구지역 성평등 문화에 기여한 '디딤돌상'에 #미투(성폭력 고발)에 나선 당사자 5명이 선정됐다. 대학교, 고등학교, 기업, 병원, 문화계 내 성폭력 사실을 고발해 성평등에 기여했다는 게 이유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강혜숙)은 7일 '성평등 디딤돌상'과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이맘 때 즈음 대구경북지역에서 한 해 동안 성평등 문화에 기여하거나 저해한 당사자들 또는 기관을 선정해 시상식을 연다.

특히 2019년 '성평등 디딤돌상'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지역 내 각 분야에서 미투 운동을 벌이거나 성차별 문화에 맞선 이들이 대거 뽑혔다. ▲학교 선생님들 성희롱·성차별·성추행을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해쉬태그(#) 형태로 고발한 대구 최초 스쿨미투 당사자인 A여자고등학교 학생 B씨를 비롯해 ▲10년 전 교수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고발한 경북대 미투 당사자 C씨 ▲공직 유관단체인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내 여성 비정규직 차별을 고발한 D씨 ▲간호사 노출댄스 장기자랑 강요 등 병원 내 갑질문화에 맞서 25년만에 노동조합을 설립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분회 ▲대구 첫 문화계 미투 당사자인 E씨 등이다.

대경여연은 "말하기 어려운 문제를 용기 있게 미투해 만연한 성폭력·성차별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압력에 굴하지 않고 싸워내 모두의 귀감이 돼 디딤돌상에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 교수의 제자 '성추행' 고발 미투 기자회견(2018.4.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 교수의 제자 '성추행' 고발 미투 기자회견(2018.4.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교육청 '성폭력' 2차 가해자 승진 규탄 기자회견(2018.11.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교육청 '성폭력' 2차 가해자 승진 규탄 기자회견(2018.11.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면 성평등 '걸림돌상' 명단에는 지역 공공기관 수장들과 공직자들이 수두룩했다. ▲교수 성폭력 미투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자들을 비호하고 제대로 된 징계 조치를 내리 않았다는 이유로 김상동 경북대학교 총장이 뽑혔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도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2차 가해자들을 처벌하지 않고 일부 승진시켜 걸림돌상 명단에 포함됐다. ▲대구은행 성폭력 사건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구지방법원 1심 재판부 판사들과 ▲성매매 여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도 걸림돌상 오명을 썼다.

선정 이유에 대해 대경여연은 "피해자 보호 조치는커녕 2차 가해를 방치하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등 성평등 문화를 외면하고 악영향을 끼쳐 공직자로서 책임을 방기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7일 오후 6시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3.8대구여성대회에서 행진을 한 뒤 시상식을 진행한다. 수상 거부자들에 대해서는 따로 찾아가 기자회견을 열고 상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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