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의료원 해고자의 고공농성 226일만에 노사가 사태 해결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11일 교섭을 통해 해고자 2명 복직과 노조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문진(59.간호사) 전 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3.간호사) 전 노조 부지부장이 2007년 해고된 지 13년 만이다. 74m 높이의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지난해 7월 1일부터 고공농성을 이어온 박 전 지도위원은 이날 노사의 최종 합의에 따라 오는 12일 오후 고공농성을 풀고 227일만에 땅으로 내려온다.
노사는 대구노동청 사적조정위 조정안 타결 방식으로 합의안에 체결했다.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과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이 이날 밤 11시 30분쯤 조정서를 수락하면서 장기 해고 사태는 13년만에 마무리됐다.
대구시 남구에 있는 영남대의료원은 학교법인 영남학원 산하 병원이다. 해고자들은 간호사로 입사했다. 2006년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걸고 파업을 이끌었다가 '불법파업'이라는 이유로 이듬해 해고됐다. 1980년대 각종 비리로 쫓겨난 영남학원 구재단 '박근혜 재단'의 법인 복귀와 맞물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공작 의혹 속에 벌어진 일이다. 해고자들은 "부당해고"라며 맞섰지만 대법원은 2010년 사측 손을 들어줬다. 해고자들은 복직을 요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집 앞에서 3천배를 하고, 오체투지, 집회, 기자회견을 했지만 복귀하지 못했다. 때문에 해고자들은 병원 옥상으로 올라가 마지막 싸움을 했다. 송 전 부지부장은 건강이 나빠져 107일 만에 농성을 중단했다. 이후 100일 넘게 박 전 지도위원은 홀로 농성을 이어갔다. 대구노동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2명으로 구성된 사적조정을 몇 달간 열어 노사를 중재했다.
지역 노동계, 시민사회, 정당은 범시민대책위를 꾸려 매일 의료원 앞에서 해고자 응원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한진중공업 309일 고공농성'의 주인공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암투병 중인 몸을 끌고 부산에서 대구까지 일주일간 100여km 걸어와 친구 박문진을 끌어 안았다.
이길우 대책위 공동대표는 "병원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다 억울하게 해고된 이들이 이제야 복직해 다행"이라며 "복직으로 명예회복하고, 노조 정상화로 노동권을 되찾는 일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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