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의료원 해고자인 박문진(58.간호사) 전 노조 지도위원은 오는 2020년 1월 1일 새해 첫날을 의료원 응급의료센터 74m 옥상 고공농성장에서 보내게 됐다. 지난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84일째 복직과 노조 정상화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이지만 여전히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탓이다. 13년 전 해고 사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하늘 위로 올라갔지만 고공농성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노사는 지난 6개월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해고자인 박 전 지도위원과 송영숙(42.간호사) 전 노조 부지회장은 2명이서 동시에 고공농성에 올랐다. 요구 사안은 ▲원직 복직 ▲노동조합 정상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의한 기획 노조 탄압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사내 비정규직 철폐 ▲학교법인 영남학원 민주화 등 5가지였다.
조정위원들은 물론 노사도 더 적극적인 자세로 사태를 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정위원들과 노사는 두 달가량 각자 입장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논의를 했다. 이어 조정위원들은 지난 30일 2차 조정 본회의에서 노사 양측에 조정안을 던졌다. '원직 복직'과 '노조 정상화' 2가지가 포함된 안이었다. 하지만 노조만 조정안을 '수용'하고 사측은 '거부'하면서 또 다시 입장 차이만 재확인하고 마무리됐다. 쟁점은 '원직 복직'이다. 복직 방안을 놓고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갈등 중이다.
사적조정 사측 관계자로 참여하는 영남대의료원 한 관계자는 "원직 복직을 받으면 대법원의 '정당한 해고'라는 판결을 뒤집는 꼴"이라며 "사내 인사 규정상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복직시킬 수 없어 조정안을 받는 게 불가했다"고 31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대신 "해고자들에 대한 '특별채용' 등 다른 방식의 고용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사적조정위원회에 요구한 상태"라며 "조정 결렬, 파기가 아니다. 내년에도 대화는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력해봤으나 올해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지역민들에 송구하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노조 지회장은 "새헤에는 해고자가 원직에 복귀해 제발 땅으로 무사히 내려오기를 바랬으나, 사측이 2차 조정안을 거부해 고공농성이 더 길어지게 됐다"며 "사적조정이 열리기 전과 사측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 원직 복직을 받아들일 때까지 노조는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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