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거수기 우려" 대구...시민단체, 4년 내내 "의정·예산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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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실련 '대구시의회 의정감시단' 첫 상설 운영
..."시민 32명이 시의원 32명 1대1 감시, 평가 공개"
대구YMCA '예산감시 시민기자단' 첫 운영
..."대구시·공공기관 매월 예산낭비 조사, 기사 게재"


지난 4일 대구시의회 첫 '의장단 후보등록제'를 통해 선출된 이만규 시의회 의장은 "집행부 거수기 우려를 잘 안다"며 "집행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대구시의원 32명 가운데 31명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다른 정당의 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1명뿐이다. 때문에 이 의장 말처럼 '집행부 거수기' 우려가 많다.

지역 시민단체가 이 같은 의회 현실을 감안해 대구시 행정과 대구시의회 의정 활동에 대한 '의정·예산' 감시활동에 힘을 더한다. 특히 행정사무감사 등 특정 시기에 집중하던 것을 넘어, 4년 내내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활동 폭을 넓힌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대구시의회와 시의원들이 집행부 견제 등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는지 살피기 위해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을 지난 5일 꾸렸다. 의정감시단은 대구시의원 정수와 똑같은 32명으로, 감시단 1명이 의원 1명을 맡아 4년간 의정활동을 점검, 평가하고 그 내용을 공개하게 된다.

또 의정감시단 활동을 돕기 위해 전직 대구시의원과 구.군의원, 각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자문위원회'도 운영한다. 대구경실련 회원들로 시작한 의정감시단도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 폭을 넓힐 예정이다.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대구시의회) 발대식(2022.7.5) / 사진 제공. 대구경실련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대구시의회) 발대식(2022.7.5) / 사진 제공.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은 대구시의원들의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발언, 조례 제정과 개정안 발의 등 입법활동 모니터를 비롯해 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등 각종 규범 준수 여부, 윤리심사자문위원회와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등 외부 기구의 구성과 운영실태, 행정사무감사 과제 제안을 포함해 시의회 의정활동 전반을 평가한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그동안 특정 시기에 한시적으로, 혹은 단체 실무자 중심으로 의정감시활동을 한 적은 있지만 시민들이 참여하는 상설기구로 의정감시단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정감시단은 1년 종합평가를 기본으로 하되, 의회와 의원들의 윤리적 사안이나 특별한 문제가 있을 때는 수시로 그 내용을 평가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처장은 또 "지방의회의 권한과 기능이 강화됐지만 의정활동 부진, 각종 사고와 자정력 부재 등으로 시민들의 불신이 여전한데다, 지난 6.1지방선거로 꾸려진 제9대 대구시의회는 지방의회의 본질적 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오히려 더 약화되고 특정 정당의 지배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정감시단은 이런 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지역사회의 선한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제9대 대구시의회 '후보등록제' 의장단 투표(2022.7.4) / 사진 제공. 대구시의회
제9대 대구시의회 '후보등록제' 의장단 투표(2022.7.4) / 사진 제공. 대구시의회

대구YMCA는 '예산감시 시민기자단'을 처음으로 꾸려 활동에 들어갔다. 시민기자단은 공개모입을 통해 위촉된 대학생과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 시민 1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 6월 예산의 이해와 시민사회 역할, 탐사보도, 취재기사 작성 등 '예산감시 아카데미' 과정을 거쳐 6월 30일 위촉식을 갖고 7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시민기자단은 대구시 예산낭비 사례를 조사해 대구YMCA '예산감시 홈페이지'와 SNS에 기사를 게재한다. 특히 대구시와 공공기관 예산뿐 아니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밝힌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예산낭비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오병현 대구YMCA 시민사업국장은 "시민기자단은 매월 기자 1명이 2개씩, 모두 20개의 예산감시 기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의 세금인 예산 사용이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곳곳에 '사각지대'는 존재한다"면서 "시민기자단은 시민들의 직접적인 예산감시를 통해 잘못된 부정예산을 환수하고 대구시 청렴문화와 예산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뿐 아니라 '대구의정참여센터'와 '대구참여연대'도 제9대 대구시의회 출범에 맞춰 의정 감시와 평가 활동을 넓혀갈 예정이다.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은 "대구시의회가 사실상 국민의힘 일당독점으로 구성된만큼 예전보다 집행부 견제기능이 더 약화될 수 있다"며 "7,8월 상임위원회와 의회 활동을 지켜보며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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