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곳곳에 ‘SPC 불매운동’, 파바 앞 1인시위…“피묻은 빵 먹지 않겠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0.24 17: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대 노동자 사망→대국민 사과→23일 노동자 손가락 절단
잇따른 ‘중대재해’…SPC 계열 제빵공장 끼임사 5년간 15건
노동계ㆍ정치권, 파리바게뜨ㆍ던킨도너츠 24곳 앞 1인 시위
오는 28일 ‘추모문화제’ 예정…“안전한 일터 될 때까지 불매”


대구지역 곳곳에서 SPC그룹 계열사 프랜차이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20대 여성 청년노동자가 지난 15일 경기도 평택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중 반죽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으면서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허 회장의 사과 이틀 만인 지난 23일 오전 6시 10분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SPC그룹 계열사 샤니공장에서 40대 남성 노동자가 근무 중 기계에 검지 손가락을 절단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산업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SPC 계열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31, 카페 파스쿠치, 삼립 등에 대한 정보를 올리며 “피 묻은 빵을 사먹지 않겠다”는 ‘불매’ 해시태그(#) 인증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상 불매운동은 오프라인으로 번졌다. 지난주부터 전국적으로 파바 등 매장 앞에서 SPC 규탄 1인 시위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본부장 이길우)는 지난 20일 지역 내 파바와 던킨 매장 24곳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한민정)과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 황순규)도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민주노총대구본부는 지난 22일 동성로에서 열린 ‘노동인권페스티벌’ 현장에서 SPC 산재사망과 관련해 ‘노동 안전 부스’를 운영했다.
 
“파렴치한 SPC, 눈물로 만든 빵 안먹어”…SPC그룹 계열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대구지역에 있는 매장 24곳 앞에서 시민들이 ‘불매운동’ 1인 시위를 하고 있다.(2022.10.20) / 사진.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파렴치한 SPC, 눈물로 만든 빵 안먹어”…SPC그룹 계열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대구지역에 있는 매장 24곳 앞에서 시민들이 ‘불매운동’ 1인 시위를 하고 있다.(2022.10.20) / 사진.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이어 민주노총대구본부와 시민단체들은 오는 28일 오후 동성로 일대에서 ‘SPC 규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문화제’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대전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린 바 있다.    

이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의 지난 5년간 산재사고 중 끼임사가 15건”이라며 “반복적인 사고에도 불구하고 작업 현장에 CCTV(폐쇄회로텔레비전)도 없고, 2인 1조 근무조차 지켜지지 않아 사고 현장을 확인하기조차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사측은 청년노동자 사망 직후 겨우 흰천으로만 시신을 가린 채 공장을 정상 가동시켰다”며 “비인격적 대처 속에 남은 동료 노동자들은 기계처럼 일을 해야하는 충격적인 상황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측은 빈소에 ‘조문객 답례품’이라며 SPC 제품 빵을 놓고 갔다”면서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기만이 도를 넘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업의 탐욕으로 인한 것”이라며 “산업재해가 없는 안전한 일터가 될 때까지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이 묻은 빵을 사먹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경영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무력화시키는 행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해야 할 것은 제대로 된 수사와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혜진 민주노총대구본부 총무ㆍ노동안전보건 부장은 “노동자에 대한 안전과 생명에 대한 가치를 노동자가 죽고 나서야 이야기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법을 강화하고 인식을 개선해야 더 이상 안타까운 산업재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