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홍준표 시장 앞에 입다문 대구시의회...의원 절반이 1년간 '시정질문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인당 조례제정 평균 1개 , 질문 0.1회...17명은 0번
윤리위 휴면, 청원·민원소개 0번...교육청 발언 10%
대구경실련 "청부입법 들러리, 비판·견제 역할 못해"
'베스트' 김대현·윤권근·이영애 '워스트' 이만규·전경원·전태선


대구시의원들의 지난 1년 의정활동 성적표가 공개됐다.

의원 1인당 1년 내내 제정한 조례 숫는 평균 1건에 수렴했다. 이마저 대구시 의중이 담긴 '청부입법'들이다. 의원 절반 이상은 1년간 시정질의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의원 비위 사건에도 윤리특위는 잠들었다. 청원과 민원소개도 제로였다. 대구시교육청 관련 본회의 발언과 의원연구단체 현황도 저조했다.    

전체 33석 중 야당(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육정미 의원) 1석을 뺀 32석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개원부터 '일당 독주'가 우려됐다. 1년 의정활동 결과와 관련해, 대구시의회가 홍 시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시민단체로부터 나오고 있다.
 

대구시의회 제298회 임시회 본회의(2023.2.7) / 사진.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 제298회 임시회 본회의(2023.2.7) / 사진.대구시의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은 5일 '제9대 대구시의회 1년 의정활동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 기간은 임기가 시작된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다. 대상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 33명이다. 현재 원구성은 국민의힘 31석, 민주당 1석, 무소속 1석이다. 

분석 결과 ▲의원 1인당 평균 조례 제정 건수는 1.28개다. 의원들이 1년 내내 만든 조례는 평균 1개에 그쳤다.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조례 제정안과 개정안은 85건이다. 최다 조례 발의자는 국민의힘 김정옥(비례대표) 의원이다. 개정안 5건과 제정안 2건 등 등 7건의 조례를 대표발의했다.
 

대구시의회 전경 / 사진.대구시의회 홈페이지
대구시의회 전경 / 사진.대구시의회 홈페이지


'일문일답식'의 ▲시정질문은 1년간 3건, 평균 0.1회에 불과했다. 홍 시장과 주고 받는 '핑퐁식' 질문은 없다시피 했다. 1회 질문에 1회 답변 '일괄질문 일괄답변식' 시정질문도 1년간 6건, 평균 0.2회에 그쳤다. 일괄질문 방식의 최다 시정질문자는 2회 질문을 한 국민의힘 윤권근 의원이다.

반면 서면질문까지 포함해 시정질문을 1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은 17명이다. 전체 의석의 51%에 이른다. 절반 이상의 의원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홍 시장 앞에 입을 다문 모양새다. 

특별위원회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위는 특정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위해 의회가 자체적으로 구성한다. 의정활동 적극성과 성실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삼았다. ▲대구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년간 개점휴업했다. 무소속 전태선 의원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구 지역 주민들에게 금품을 제공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전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1심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윤리특위는 전 의원을 회부하지 않았다. '맑은물공급추진특별위원회'는 구성만하고 회의는 하지 않아 사실상 휴면 상태다. 1년간 활동계획 채택 등 2차례 활동한 게 고작이다. '통합신공항건설특별위원회'는 간담회 3회, 업무보고 1회가 전부다.
 

(위에서부터)본회의 중 홍준표 시장에게 시정질문을 하는 민주당 육정미, 국민의힘 이성오 의원 / 사진.대구시의회
(위에서부터)본회의 중 홍준표 시장에게 시정질문을 하는 민주당 육정미, 국민의힘 이성오 의원 / 사진.대구시의회


청원 소개와 민원 소개도 전무했다. ▲청원은 국민이 국가기관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불만사항을 시정, 피해 구제, 법령 개정을 요청하는 것이다. 지방의회 시의원도 권한이 있다. 하지만 청원 소개는 0건이다. ▲민원 소개도 마찬가지다. 민원인이 진정서나 건의서, 탄원서, 호소문 등을 온라인 '시민소통방'으로 올리면 의원에게 통보해야 한다. 대구시의원이 이를 통해 민원을 처리한 사례는 제로다. 

대구시를 제외한 외부기관과 ▲토론회, 세미나를 주최하거나 발표자·토론자로 참여한 경우는 12건이다. 국민의힘 김재우 의원이 4건으로 최다, 임인환.이태손 각 2건, 김태우.윤영애 각 1건, 민주당 육정미 의원 2건이다. 의원 27명은 외부 토론회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대구경실련 자료에서는 육정미 의원이 토론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으나, 육 의원은 "2023년 2월 21일 '대구학교급식실 개선방안 토론회'와 2022년 11월 23일 '청소년 공익메신저 활동 성과 공유대회' 패널로 참석한 바 있다"고 평화뉴스 측에 반박했다.  

지역 교육에 대한 관심도 역시 낮은 단계에 머물렀다. ▲대구교육청에 대한 의원 입법, 본회의 발언 비율은 10% 미만이다. 시의회는 대구시 뿐만 아니라 대구교육청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도 한다. 하지만 교육청 관련 의원연구단체는 여전히 구성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 소관 조례는 1년간 6건 재.개정했다. 서면질문을 포함한 시정질문 중 교육청 사무 질문은 2건에 불과했다.

   
▲ (왼쪽부터)대구시의회 '베스트' 의정활동...김대현, 윤권근, 이영애 의원 / 사진.대구시의회 홈페이지
   
▲ 대구시의회 '워스트' 의정활동...이만규 의장과 전경원, 전태선 의원 / 사진.대구시의회 홈페이지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은 이를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가장 잘한 ▲'베스트' 의원으로 김대현(서구 제1), 윤권근(달서구 제5), 이영애(달서구 제1) 의원을 뽑았다. 3명의 의원은 홍 시장을 상대로 비판성 시정질문을 했다. 반면 실망감을 준 ▲'워스트' 의원에는 이만규(중구 제2) 의장과 전경원(수성구 제4), 전태선(달서구 제6) 의원을 선정했다. 각자 의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고, 청부입법 8건 중 7건 발의자로 참여했으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워스트 선정 이유로 들었다. 

대구경실련은 "대구시의회는 임기 초기 대구시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약속했음에도 청부입법 발의자로 참여하는 등 들러리 역할을 했다"며 "홍 시장의 의원 조롱에 대해서도 소극적으로 대처해 시의회 위상 추락에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비판과 견제, 감시 기능을 상대적으로 잘 수행한 의원들은 좋은 평가를 내렸지만, 전반적으로 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이 많았다"면서 "지난 1년 동안 홍 시장과 대구시정에 대한 비판과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정감시단 활동은 초기 단계로 의회 상임위원회 활동에 대한 분석 평가 결과는 다음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