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134일 만에 해고자들이 고공농성 중인 경북 구미를 찾았다.
박정혜(39), 소현숙(42) 두 여성 해고노동자가 134일째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서울 은평구갑) 국회의원과 임미애 제22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인은 20일 구미 구포동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찾았다. 박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당 '을지키기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물이나 음식 등 물자들은 어떻게 올라가냐" 등을 물어보며 두 해고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박정혜 해고노동자는 "열심히 일한 공장에서 사측은 막무가내로 청산만 결정하고 아무 조치 없이 떠날 수 있는데, 노동자들은 그 상태로 버려진다"면서 "지금 이 시대에 노동자들이 고공에 올라가 싸워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국회의원들이 노동자가 평범하게 살 수 있게 힘을 많이 써달라"고 당부했다.
소현숙 해고노동자는 "평택공장에서 같은 일을 할 거라면 우리는 왜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외국인투자기업으로서 혜택은 다 받으면서 직원들을 버리고 가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 노동자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임미애 당선인은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다. 늦게 찾아와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임 당선인은 고공농성 중인 두 해고노동자를 만난 뒤 노조 사무실로 옮겨 해고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해고자들은 이 자리에서 고용승계 해결 방안과 외투자본 먹튀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한국옵티칼은 고용 문제 해결이 시급하고, 더 급한 것은 전세금이 압류돼 있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고용승계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법률 보완과 노동자 인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옵티칼 이야기를 듣고 이보다 일찍 오려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지금에야 오게 됐다"며 "외투기업이 혜택은 많이 받으며 역할을 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납품하는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자회사다.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지난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를 이유로 공장 청산을 통보하고 폐업했다. 노동자 210여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11명의 노동자는 이를 거부하고 평택에 있는 다른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년 넘게 농성 중이다.
사측은 무단 점거라며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공장철거 방해금지 등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것이 인용되면서 수억원의 간접강제금 피해를 떠안게 됐다. 노조는 법원이 사측에 부여한 강제집행 결정에 대해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맞섰고, 법원은 이의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간접강제금 집행을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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