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행정통합,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대구취수원이전(맑은물하이웨이) 등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 대구시가 추진했던 대표 사업들이다. 홍 전 시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사업 추진력을 잃고 있다.
최근에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TK행정통합에 대해 "장기 논의를 검토한다"고 발언하는 등 3대 사업들이 사실상 장기 과제로 넘어가거나 길을 잃은 모양새다.
대구시에 1일 확인한 결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앞서 6월 23일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대구경북행정통합에 대해 장기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후 홍 전 시장 재임 시절 대구시가 지역 곳곳에 설치한 "대구경북이 통합되면 서울과 함께 양대 특별시가 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과 각종 게시물들을 비롯해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대구" 현수막이 사라졌다. 철거된 현수막 가운데에는 민간단체 명의로 설치한 것들도 상당수 있었다.
당시 행정통합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단체들과 인물들도 대구시의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대해 특별한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들여 추진하던 정책을 번복하는 것에 대해 의례적으로 뒤따르는 '책임론'은 거의 제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구시의회(의장 이만규)는 ▲대구경북행정통합 ▲맑은물공급추진(대구취수원 이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집행부 정책에 발을 맞췄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해 TK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 취수원이전 등 3개 사업을 포함해 '홍준표 정책'과 관련된 "모든 특별위원회 해체"와 "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1일 보도자료를 내고 "TK행정통합과 대구취수원 이전,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등의 사업은 민선 8기 이전부터 대구시가 홍보하며 역점을 둔 정책들이지만, 홍준표 전 시장 취임 이후 홍 전 시장이 관련 내용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TK행정통합은 "홍 전 시장이 여러 차례 입장을 바꾸어가며 일방적으로 강행한 정책"이라며 "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도 홍 전 시장이 구미시장과 상호 비방까지 하며 변경했던 사업"이라고 했다.
신공항과 관련해서는 "홍 전 시장이 특별법과 대구시의 관련 정책을 성역화하고, 오는 2029년에 조기 개항한다고 큰소리쳤던 사업"이라며 "하지만 특수목적법인(SPC.Special Purpose Company)에 의한 개발과 공공개발, 국가주도 개발 등 여러 방향을 놓고 이제와서는 와전히 길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의회는 신공항특위와 맑은물공급특위에 대해서는 지난 2018년 이후 8년째 2년 마다 특위를 재구성하고 있다"면서 "대구시 정책에 대한 숙의와 숙성, 견제 역할 없이 대구시 꽁무니만 따라다니며 들러리, 바람잡이를 자처하는 것이 바로 이 특위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신공항특위와 맑은물공급특위는 활동 실적도 매우 저조하다"면서 "생색내기용, 자리늘기용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행정통합특위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때문에 "대구시의회라도 지역의 중요한 현안에 대해 과거 역할을 반성하고 쇄신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모든 특위를 해산하라"면서 "정책들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 위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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