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댐과 영주댐에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다. 환경단체는 "심각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안동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는 31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안동댐과 영주댐 일대에 녹조가 대발생했다"며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6일 안동댐과 영주댐 2곳에서 '녹조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댐 전체가 녹조로 완전히 뒤덮였고, 녹조 특유의 고약한 악취가 풍겨서 "잠시도 서 있기 곤란한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당일 댐 2곳에서 강물 시료를 채취해 부경대학교 팀에 조사를 맡겼다. 조사 방식은 정부가 시행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그 결과, 안동댐과 영주댐에서 유해남조료 세포수(1ml당)가 모두 100만셀(Cell)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댐의 경우 110만셀이 검출됐다. 영주댐의 경우 194만2,500셀로 200만셀에 육박했다.
환경부가 지정한 '조류 대발생' 기준은 2회 연속 1ml당 100만셀 이상이다. 정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현재 안동댐과 영주댐의 녹조는 '조류 대발생' 단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조류경보제는 가장 낮은 단계가 '관심', 그 다음이 '경계', 최고 수위가 '대발생'이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조류 대발생 시 행동 요령은 낚시와 수상스키, 수영 등 친수활동을 멈추고, 어패류 어획과 먹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식수 냄새가 평소와 다를 때에는 사용을 중단하고 지역 행정관서에 신고해야 한다. 피부 접촉 후 이상 증상 발생 시에는 병원 진찰을 받아야 한다.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연일 35도 이상을 기록하며 폭염이 지속돼 댐 녹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는 "국민재난 수준의 녹조"라며 "녹조 독의 에어로졸 공기 비산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나니며 우리가 마시는 공기에 녹조 독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며 "안동댐, 영주댐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 방문하는 이들은 일상적으로 녹조 독을 흡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안동댐과 영주댐 주변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주민 대피령을 내려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의 댐 방문도 즉시 금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당국은 사태에 대해 분명한 책임감을 갖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대구시는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상황에서 홍 시장이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2조원 국민혈세를 관로사업에 투입해 시민들을 더 위험한 상황에 몰아가는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정확한 조사 방식인지, 조사한 곳이 어디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우리의 기준으로 계속 남조류 세포수를 관측하고 있다. (우리 조사 상으로는) 아직 100만셀 이상 대발생 상황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