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70) 대구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내란선전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홍 시장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선거운동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의혹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내란을 옹호하는 글을 SNS에 올려 선전 행위를 펼쳤다"는 이유다.
대구참여연대는 7일 홍준표 시장을 포함해 홍 시장이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지냈던 A씨, 전 대구시 서울사무소 직원 B씨 등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 2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명태균씨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명태균씨는 홍준표의 요청에 따라 최소 8회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홍 시장은 명씨에게 지불해야 할 여론조사 비용을 A씨, B씨에게 대납하도록 지시 또는 묵인했고, A씨와 B씨는 선거비용을 대납함으로써 홍 시장은 정치자금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선거운동 비용을 기부받았다"라고 적시했다.
이어 "홍 시장은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대구지역 국민의힘 책임당원 4만4,024명의 이름과 성별, 지역구 등 개인정보가 담겨있는 파일을 명씨에게 남겼다"며 "이를 한 사람은 B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홍 시장을 '내란선전죄' 혐의로도 검찰에 고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홍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게시글을 "내란 옹호"라고 규정했다.
앞서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밤중의 해프닝"이라고 했으며, 국회의 탄핵소추안 1차 표결이 부결된 날인 12월 7일에는 "탄핵이 부결된 건 참으로 다행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12월 11일에는 "비상계엄 선포권은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이고 고도의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안 되는데 그걸 두고 내란이라 볼 수 있는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형법 제90조(예비, 음모, 선동, 선전)를 들며 "내란선전죄는 불특정 다수에게 내란의 취지를 이해시키고 알리는 행위를 말한다. 내란과 내란 우두머리를 옹호하는 행위 또한 내란의 취지를 이해시키는 선전의 일환"이라며 "홍준표 시장의 '탄핵소추안 가결 유감' 포스팅은 2,900여개의 좋아요를 받은 바 선전의 정도가 낮지 않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장 제출에 앞서 홍 시장을 향해 "시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7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는 대구시장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고,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며 내란 동조자를 자처하고 있다"며 "홍 시장은 대구 시장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홍준표 시장은 대구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부정하게 사용해 대구시장 선거의 공정성을 망가뜨렸고, 시장이 된 뒤에도 퇴행과 독주로 대구 시정을 망쳐 왔다"면서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한 홍 시장은 비상시국을 틈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구 시정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망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 시민들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거짓과 불법을 일삼는 홍준표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며 "주권자인 시민들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동민(변호사 이동민 법률사무소. 대구참여연대 정책위원) 변호사는 "홍준표 시장은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최소 8회 불법 비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며 "정치자금법에 의하지 않고는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이와 별개로 홍 시장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의 불법 계엄 선포 이후 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왔다"며 "이러한 내란 선전 행위도 함께 고발한다"고 덧붙였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대구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무너뜨렸다"면서 "처음부터 시장 자격이 없었으니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시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달 26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선거도 아니고, 박빙 선거도 아닌데 무슨 여론조사를 하냐"며 "캠프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참모들이 (명씨에게) 적대적으로 하면 어떤 음해할지도 모르니까 전화 한번 받아주라고 해서 잘해라 하고 끊은 적이 있다"며 "(명태균) 황금폰인가 전화기 3대 다 까봐라. 내 목소리가 나오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홍 시장 개인의 문제"라며 "시에서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언론담당관실 관계자는 "시정과 관련된 문제라면 고발 건에 대한 대응 부서가 있겠지만, 홍 시장 개인적 문제기 때문에 시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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