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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어떻게 할건가?"...대구 시민단체 "이재명, 철거 공약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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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광장에 대구시가 세운 '박정희 동상'. 뒤로 "독재자의 동상은 반드시 무너진다" 시민단체의 현수막이 보인다.(2025.4.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가 세운 '박정희 동상' 뒤편으로 "독재자 동상은 반드시 무너진다" 시민단체의 현수막이 보인다.(2025.4.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6.3 대선을 앞두고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동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건립한 3m 동상에 대해 시민사회는 "친일 독재자 우상화"라며 줄곧 "철거"를 촉구했다.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이들은 대선 후보자들에게도 동상에 대한 입장을 묻고 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수록'을 약속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60) 후보를 향해 "박정희 동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박정희 동상 철거를 공약화하라"고 촉구했다.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시민운동본부'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앞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 민주주의 역사를 담을 수 있는 개헌을 하자'고 발언한 바 있다"며 "친일 독재자, 내란원조 박정희 동상을 시민의 혈세로 건립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대구역 광장을 비롯해 경북도청, 경주관광역사공원, 영남대학교 캠퍼스 등 대구경북 곳곳에 민주화 이전 시대도 아니고 민주화 이후 지금 현재 독재자 박정희 동상이 세워졌다"며 "민간이 자기 돈으로 사유지에 세운다면 어쩔 수 없지만, 공공장소에 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박정희 동상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 "눈치만 보고 좌고우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해다. 특히 "후보 본인을 포함해, 이재명 캠프 대표 인사인 이인기·박찬대 두 선대위원장은 박정희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하지 않고 산업화 공로만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백번 양보해 논쟁이 있으므로 지금 당장은 평가를 유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이재명"...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2025.5.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금은 이재명"...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2025.5.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앞에 대구 경찰이 펜스를 치고 누구도 들어갈 수 없도록 보호하고 있다.(2025.4.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동상은 다르다"면서 "5.18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겠다는 이 후보가 박정희 동상을 명확하게 반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이율배반, 표리부동"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기회주의적 면모를 보이면서 내란을 종식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여는 세력이라 자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 다시 한번 재차 촉구한다. 박정희 동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등 모두 4명의 대선 후보와 그 캠프에 '박정희 동상 철거 찬반 여부'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22일 현재까지 권 후보만 "동상 철거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보내왔고, 나머지 후보 3명은 질의서에 답하지 않고 있다. 

임성종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내란종식 민주헌정을 내세우는 민주당과 이 후보가 역사적 평가가 끝난 독재자 동상 존치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동상 철거를 공약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22일 오전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설치와 철거 간 갈등이 있어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재차 이 후보 측의 입장을 묻는 보도자료를 내게됐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동대구역 광장에 6억원을 들여 3m 규모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 홍 전 시장이 추진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했음에도 대구시는 건설을 강행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철도공단은 지난 1월 9일 대구시를 상대로 박정희 동상 철거 요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가 소유한 땅에 대구시가 공단 허가 없이 동상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본안 소송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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