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한나라당, 아직 저력이 있네"
- "이제 첫 투표함 깼을 뿐인데, 아직은 모른다"
달서구청 대강당에서 '달서구 라(진천동, 월성1.2동)' 선거구와 '달서구 마(상인1.3동)' 선거구의 첫 투표함 뚜껑이 열리자 한나라당 후보 측 참관인들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무소속 후보 측 참관인들의 반응이 서로 엇갈렸다.
'달서구 라' 선거구의 월성2동 4투표함과 '달서구 마' 선거구의 상인1동 7투표함이 가장 먼저 개표됐다. 개표결과 '달서 라' 선거구는 한나라당 배보용 후보가 212표, 민주당 김찬일 후보 117표, 무소속 전해진 후보 88표, 무소속 박배일 후보 61표, 무소속 정종환 후보가 63표를 얻었고, '달서 마' 선거구는 한나라당 이성순 후보 161표,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 158표, 무소속 권용선 후보가 103표를 얻었다.
초반 개표에서 두 선거구 모두 우위를 차지한 한나라당 후보 측 참관인과 관람인들은 "이미 결과는 나왔다"며 입가에 미소를 띤 반면, 야5당 단일후보와 무소속 후보 측은 "아직 결과는 모른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대구 4.27재보선 개표가 진행된 달서구청 대강당의 저녁 8시 50분쯤 풍경이다.
이날 치러진 선거는 저녁 8시에 공식적인 투표가 마감됐다. '달서 라'선거구와 '달서 마' 선거구의 투표함은 각각 21개와 12개로, 부재자 투표함 2개를 포함해 총 35개의 투표함이 차례대로 개표장에 도착했다. 모든 투표함이 개표장에 도착한 8시 30분쯤 개표가 시작됐다. 이날 각 후보자별 개표참관인과 관람인, 선거위원과 개표사무원, 선관위 직원과 구청 직원, 취재진을 비롯한 200여명의 인원이 개표장인 달서구청 대강당 안을 가득 채웠다.
개표장은 크게 개표사무원들이 수작업으로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개함부'와 컴퓨터와 기계를 이용해 재분류작업을 하는 '투표지분류기 운영부', 분류된 투표용지를 최종 집계하는 '심사집계부'로 나뉜다. 세 단계를 거쳐 집계된 후보자별 득표수와 투표용지는 다시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공식적인 집계결과가 발표 된다.
첫 투표함의 투표용지가 개함부 탁자 위에 쏟아지자 개표장 안이 분주해졌다. 개표사무원들은 투표용지 분류를 위해 바쁘게 손을 움직였고, 각 후보자별 개표참관인들은 개함부와 투표지분류기 앞에 모여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득표율을 받아 적고 있었다. 각 투표함 별 공식집계는 심사위원까지 거친 뒤 나오기 때문에 먼저 개표상황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이어 투표함 별로 집계된 투표수를 일일이 더해 관람인들에게 전해주고, 관람인들은 수시로 후보자들에게 전화를 통해 전달하고 있었다.
'달서구 마' 초반 이성순, 이미경 후보 접전...몇 분 뒤 벌어진 차이
앞서 첫 투표함 개표에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 '달서구 라' 선거구와는 달리 한나라당 이성순 후보와 불과 3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 측 참관인들은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그러나 불과 몇 분 뒤 두 번째 투표함인 상인1동 6투표함에서 이성순 후보가 199표, 이미경 후보가 162표를 얻어 차이가 조금씩 벌어지자 초조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참관인들은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며 다음 투표함의 개표결과를 기다렸다.
상인1동의 투표함을 개표결과 이성순 후보와 이미경 후보, 권용선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인3동의 투표함을 개표한 결과 상황이 달라졌다. 상인3동 2투표함의 집계결과 135표를 얻은 이성순 후보와 106표를 얻은 이미경 후보를 제치고 권용선 후보가 364표를 얻은 것이었다. 상인3동의 다른 투표함도 집계결과는 비슷했다. 결국 상인3동에서 권용선 후보가 강세를 보여 이성순 후보, 권용선 후보, 이미경 후보 순으로 판세가 바뀌었다. 2등이라도 기대하던 민주노동당 참관인들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공식 발표 전 "당선 축하" 전화..."아쉽지만 귀중한 표 얻었다"
9시 30분쯤 되자 유권자 수가 '달서 라' 선거구 (83,205명)보다 적은 '달서 마' 선거구 (46.316)의 투표함 뚜껑이 모두 열렸다. 10여분 쯤 지났을 무렵 개표참관인들이 직접 집계한 비공식 잠정 개표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 이성순 후보의 승리였다. 공식적인 개표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 후보 측 참관인들이 이성순 후보에게 전화를 통해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는 모습과 "이미 결과는 나왔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환희에 가득 찬 분위기였다.
반면,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 측 참관인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듯 했지만 얼굴에는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한 참관인이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다른 참관인이 "그래도 선전했다"며 다독였다. 또 "귀중한 표를 얻었다"며 "발판을 다진 만큼 다음 선거를 기약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들도 서둘러 자리를 정리한 뒤 개표장을 떠났다.
'달서구 라' 1위와 2위 득표 두배 차이, '달서구 마' 30%대 접전
두 선거구의 모든 개표가 끝난 뒤 당선이 확정된 후보자들이 개표장에 도착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공식 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개표장에 있던 후보자들의 지인들이 간간히 축하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10시 30분쯤 선거위원장이 공식 개표결과를 발표했다.
'달서구 마' 선거구는 세 후보자 모두 접전을 펼친 끝에 8,522표 가운데 3,340표(39.19%)를 얻은 한나라당 이성순 후보가 2,471표(28.88%)를 얻은 민주노동당 이미경 후보와 2,711표(31.81%)를 얻은 무소속 권용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달서구 라' 선거구는 12,845표 가운데 5,424표(42.22%)를 얻은 한나라당 배보용 후보가 민주당 김찬일 후보 (22%), 무소속 전해진 후보 (12.46%), 무소속 박배일 후보 (14.84%), 무소속 정종환 후보(8.46%)를 누르고 당선됐다.
선거위원장이 개표결과를 발표한 뒤 간단한 당선자 축하행사를 갖고 공식적인 대구 4.27보궐선거의 개표는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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