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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드 배치 반대, 의문과 해명
[김윤상 칼럼] 국민은 주권자로서 언제라도 국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2016년 08월 14일 (일) 13:35:49 평화뉴스 pnnews@pn.or.kr

  사드 배치에 대한 성주군민의 투쟁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눈이 쏠리고 있다. 사드 배치 자체에 대한 찬반을 떠난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민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방식에 관한 몇 가지 대표적 의문을 같이 생각해보기로 한다.

의문 1)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았으니 대표들끼리 해결하도록 맡겨야 하지 않나?

  대표들이 국민의 의사를 잘 수렴하여 해결하면 물론 제일 좋다. 그러나 대의제는 능률을 위해 불가피하게 택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국민은 주권자로서 언제라도 국정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헌법에서는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반대권을 명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도 국가권력에 의해 헌법질서가 침해될 경우에 헌법을 지키기 위해 국민이 실력으로 저항할 수 있는 권리, 즉 저항권까지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하고 있다.

   
▲ '사드는 절대 안됩니다' 피켓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성주 주민(2016.7.19.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의문 2) 적어도 외교/안보 정책은 국민이 합심하여 정부를 밀어주어야 하지 않나?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외교/안보 정책을 지지한다면 정부가 대외관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잘못된 정책에 힘을 몰아주면 오히려 큰 파국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외교/안보만이 아니라 국민의 생존과 나라의 운명에 관련되는 중요 정책일수록 결정에 앞서 여론을 신중하게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이런 과정을 무시했을 때는 사후에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문 3) 성주군민이 반대에 앞장서는 것은 지역이기주의의 발로 아닌가?

  정책 반대에 나서면 시간, 비용, 에너지 등이 소모된다. 그래서 정책으로 인한 피해에 비해 반대를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몸을 사리게 된다. 그래서 많은 공익적 반대 사례에서 직접적인 피해자가 앞장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반대자가 피해자냐 아니냐가 아니라 쟁점이 공익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또 피해지역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에 반대하는 것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할 수 없다.

   
▲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성주 주민들의 촛불집회(2016.7.28.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의문 4) 성주 반대 집회에 ‘외부세력’이 참여한다면 순수하게 볼 수 없지 않을까?

  성주군민의 사드 배치 반대가 명분 없는 지역이기주의에 불과하다면 그 말이 맞다. 그러나 공익적 성격의 반대라면 다른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은 정상적이다. ‘외부세력’이라는 용어가 반대자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내포한다면 오히려 반사회적이다.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모른 체하는 사회는 공동체의 기초가 부실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의문 5) 성주 반대 투쟁은 시민불복종인가?

  시민불복종은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법을 위반하면서 비폭력적으로 반대하는 방식’을 말한다. 시민불복종은 소로, 간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에 의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통해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성주의 투쟁은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시민불복종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 쪽에서는 반대투쟁 과정의 사소한 위법에도 예민하게 대응할 것이므로 주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시민불족종으로 바뀔 수도 있다.

   
▲ 대구에 사는 '재구성주군향우회'(회장 김호윤) 회원 4백여명이 8월 7일 저녁 '사드배치 철회하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등의 현수막을 들고 성밖숲에서 군청까지 1km가량을 행진한 뒤 성주군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2016.8.7.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의문 6) 시민불복종의 위법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닌가?

  시민불복종 등 반대투쟁을 하다보면 집회/교통에 관한 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흔히 생긴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정권의 눈치를 살필 뿐 아니라 실무적으로도 처벌 쪽이 간편하기 때문에 처벌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학설상으로는 시민불복종이 추구하는 공익이 위법에 의해 발생하는 침해에 비해 크고 불복종의 수단이 목적에 비추어 비례성이 있다면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의문 7) 상당수 성주 주민은 ‘묻지 마 투표’로 새누리당을 지지해왔고 5.18이나 세월호 문제에도 무관심 내지 비판적이었는데 이제 이런 일에 국민의 지지를 호소할 자격이 있나?

  묻지 마 투표와 편 가르기는 당연히 사라져야 할 병폐다. 그러나 평균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통해 비로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성주군민은 이번의 학습 경험을 거치면서 더 성숙한 민주시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주에는 자성하는 분위기가 자라고 있으며 군민들이 단체로 서울에 갔을 때 광화문을 방문하여 세월호 서명에도 동참하기도 하였다.

   





[김윤상 칼럼 69]
김윤상 / 경북대 석좌교수(행정학).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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