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락 "윤석열 정부, 정책 방향 자체가 없어...민주당도 시대정신 제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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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총선 불출마" / "제3지대 합류 없다"
"윤 정부, 모든 분야에서 후퇴...정책 방향 자체가 없어"
"민주당 평화·균형·공정 정신 훼손...권력 견제, 작동 않아"
"지방 아닌 국가소멸...시급한 총선과제 지방균형 발전"


홍의락(68) 전 더불어민주당 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은 제22대 4.10 총선에 불출마한다. 

홍 전 의원은 민주당 불모지 대구에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갑' 김부겸(66) 전 국무총리와 함께 보수정당 후보를 꺾고 지역구 선거구에 당선돼 31년 만에 정치 교체를 이뤘다. 당시 비례대표로 초선이었던 그는, 유일한 대구경북 민주당 현역(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자신을 김종인(83) 민주당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시키자 반발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후 1년 2개월만에 복당했다.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이 총선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2024.2.5.대구 중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이 총선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2024.2.5.대구 중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6년 총선 대구 북구을 출구조사 1위로 나오자 환호하는 홍의락 의원(2016.4.13)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2016년 총선 대구 북구을 출구조사 1위로 나오자 환호하는 홍의락 의원(2016.4.13)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지금까지 민주당 유일 TK 재선 국회의원이다. 30여년 보수 싹쓸이 속에 민주당 대구 국회의원 금배지는 홍의락, 김부겸 두 사람 뿐이다. 그런 두 사람 모두 대구에 없다. 김부겸 전 의원은 수성구를 떠나 경기도 양평군으로 이사갔다. 홍의락 전 의원은 권영진(61.국민의힘) 대구시장 재임 시절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내다 임기가 끝나자 대구 북구을에서 짐을 싸 고향 경북 봉화군 두동마을로 이사를 가 지금은 농사를 짓는다. 그나마 대구경북에 남은 사람은 홍 전 의원이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경제부시장, 대구시당 위원장, 지역위원장 어떤 직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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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불출마' 이유는 당내에 자신이 있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홍 전 의원은 지난 5일 대구 중구 대봉동 한 카페 <평화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 일정 부분 위치를 차지하고 전국 정당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나름대로 역할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귀책이든 다른 정치적 이유든 당에 후보도 없는데 공천을 주지 않아(2016년 총선) 섭섭했고, 지난 대선(2021년) 때는 이재명(60) 대표도 박창달(77.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의원을 대구경북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대구경북 미래발전위원회장 자리까지 내줬다"며 "당으로부터 나도 인정받지 못했고, 민주당도 대구경북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박창달 전 의원은 45년간 국민의힘 계열에서 정치를 한 보수 원로 인사로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지낸 'MB맨(친이명박)'으로 불린다. 
 

"후퇴하는 정부, 견제 못하는 제1야당" 정치권에 쓴소리를 하는 홍 전 의원(2024.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후퇴하는 정부, 견제 못하는 제1야당" 정치권에 쓴소리를 하는 홍 전 의원(2024.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슨 대수냐'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결론 냈다"면서 "내가 (출마)하고 싶어도 대구경북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이름으로 표를 달라 양심상 할 수 없다. 무슨 낯짝으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이야기 하겠냐. 몇번이나 생각했지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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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탈당파들이 만든 '제3지대 합류'도 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탈당파 '이준석(38) 개혁신당', 민주당 탈당파 '이낙연(71)·김종민(59) 새로운미래', '이원욱(60)·조응천(61) 원칙과상식' 등 거대 양당에서 나온 제3지대 세력들은 각자 당을 만들어 홍 전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은 여기에도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에 남는다.

그는 "내가 이번에 출마한다고 했으면 그런(제3지대 합류) 고민도 했겠지만, 출마도 하지 않는데 그런 고민을 아예 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 시절에 입당해 2016년 공천 파동 당시 한번 탈당했고, 20년간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탈당파 이낙연 전 총리의 '새로운미래' 경북도당 창당대회(2024.1.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당 탈당파 이낙연 전 총리의 '새로운미래' 경북도당 창당대회(2024.1.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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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민주당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홍 전 의원은 "민주당 정신은 김대중의 평화, 노무현의 균형, 문재인의 공정 3가지다. 공정은 '내로남불' 비판 속에 훼손됐지만 어쨌든 시대정신을 던져왔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한반도 정세가 위험하고 북한과의 관계가 흔들릴 때 물꼬를 틀고 여론과 달라도 우리만의 주장을 해야 하는데 어떤 방향도 제시 못하고 주장하지도 않는다"면서 "지방균형 역시 '김포 메가시티' 같은 지방 죽이기 공약이 나오면 '맞지 않다'고 국민을 설득해야하는데 선거 앞이라 표 때문에 눈치만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1야당인데 권력에 대한 견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고, 국토균형 발전 이야기도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며 "공정 역시 마찬가지다. 전 정권에서 잘못해 비난을 받으면 설명을 하고 잘못했으면 사과해야하는데 사과하지 않는다. 그런식으로 하면 국민의힘에 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국 사태' 당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국민이 용납하지 않으면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보니 공정하지 않았다'고 인정해야하는데, 미세한 것에만 천착하고 작은 싸움만하면서 포용력 있는 정치, 사과하는 정치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상대방을 향해 비켜주거나 사과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여야 모두 그런 모습이 사라져간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그 숙제를 풀어야 비호감이 해결된다"고 했다. 

◆ 탈당파의 원인이 당내 '불통'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당내 소통이 잘 안된 것은 사실"이라며 "서로 좀 더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는데 조응천, 이원욱 의원이 얼마나 갑갑했겠냐"고 말했다. 다만 이낙연 전 총리의 탈당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홍 전 의원은 "이낙연 총리를 만나 민주당 대표 시절에 자기가 하지 않았어도 '서울시장·부산시장 공천(민주당 귀책사유 선거)'한 것과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제안했지만 일언반구도 안했다"면서 "본인 판단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는 게 대표인데 그럼 왜 대표를 했는가. 무엇이 크게 다른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지지하든 아니든 선출된 대표(이재명)인데 언제까지 물러나라고 통첩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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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신당 등장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한 반면, 운동권 586세대의 행보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동의하든 안하든 젊은 정치인이 용기를 내 여기저기 기대지 않고 자기 의견을 충실히 말하고 어젠다를 던지는 자세 자체가 괜찮다"며 "본인은 김치찌개를 좋아하면서도 국민들이 좋다고 하면 카레를 부어버리는 게 우리나라 정치인데, 그나마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어보이는 젊은 정치인이 있다는 것이 값지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싸가지론'에 대해서는 "어른들 눈에는 싸가지 없어보여도, 실제로 만나면 싸가지 없지도 않다(웃음)"면서 "그리고 시대가 바뀌었다. 그렇게 말하고는 것 자체가 틀리지 않았다. 일단 호감있게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보수에서는 다음 세대가 등장했는데 민주진보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586 이전 선배 세대인 나로선 586이 안타깝다. '586 청산' 이야기가 나오는데, 대표주자들이 1980년대 후 책임감을 갖고 국가 미래를 견인하고 시대전환을 위해 내부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하면서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차기 지도자를 나오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능력이 없는 게 아닌데 기성 정치에 저항하지 않고 너무 빨리 순응했다. '억울하다'? 이제는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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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해서는 "뭐라고 이야기 해야할지 언어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한마디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라고 일축했다. 2년 성적표이자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윤 대통령이 부산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다고 믿는 확신하는 표정"을 꼽았다. "국정 그대로 반영한다"고 박한 평가를 했다.

그는 "경제, 정치, 문화, 사회, 외교, 국방 등 국제 정세를 아는 사람이면 당시 윤 대통령의 확신에 찬 표정이 참으로 애처롭게 보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방균형은 역으로 가고 있고, 소상공인 문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중대재해처벌법은 거꾸로 가려고 한다"면서 "우리 경제는 규제를 극복하면서 발전해왔는데 규제를 없앤다면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일이다. 새로운 진전은 없고 모든 분야에서 후퇴하고 있다. 정책 방향 자체가 없는 것이 현재 윤석열 정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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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에서 정치권이 가장 시급히 해야할 과제는 "지방균형 발전"을 꼽았다. 홍 전 의원은  "지금 이대로면 지방소멸이 아니라 국가소멸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도 'GTX 광역철도'를 놓겠다고 하고, 국민의힘은 '김포 수도권 메가시티' 공약을 내놓고, 지자체들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고속도로나 철도 지하화 등 대규모 토목공사에 수십조를 쏟아붓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미친 짓이다. 과밀 해소는 커녕 수도권에 몰린다. 지방은 죽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상관 없이 미친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데, 만약 여기에 반기를 드는 정치 세력이 있으면 동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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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개편안에 대해서는 "권역별 비례제도를 하려면 석패율(중복등록제)을 결합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봤다. 그는 "만약 권역별을 하려면 석패율을 도입해야 한다"며 "일본처럼 1위 당선자 이외에 득표율을 계산해 2위도 비례로 국회로 들어가게 해야 살아움직이는 권역별이지, 석패율이 없으면 죽은 권역별이지 의미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현행 준연동형제를 윤지하고 위성정당 격인 '통합형 비례정당'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권역별 병립형을 타협안으로 제시했지만, 홍 전의원이 말한 '석패율'은 도입하지 않고 이중등록만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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