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는 없는가 했더니, 또 '색깔론'이 등장했다.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주호영 후보는 TV토론 중 야당 후보를 향해 "종북 숙주 정당"이라고 비하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후보는 "또 종북몰이를 한다"며 "쪽팔리지 않냐"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대구경북에서도 최다선으로 6선에 도전한 국민의힘 주호영(63) 후보는 4일 대구수성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TBC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방송토론'에서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끝에 가 결국 위성정당을 또 만들었다"며 "그런데 들여다보면 제대로 선거를 치르지 못할 사람들이 위성정당에 들어오도록 타 당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절대 의회에 들어오지 못할 '종북주의자' 이런 사람들,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후보로 살려놨다"면서 "위성정당을 숙주로 해서 이런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게 맞냐"고 따졌다. 주도권 토론 중 민주당이 이번 4.10 총선에서 주도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시민연합'을 언급하며 '종북' 발언을 한 것이다.
민주당 강민구(59.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후보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고, 민주주의에는 당연히 야당이 있는데 국회의원 한번 더 하겠다고 또 대구시민을 편 가르기하고, 국민을 갈라치기한다"며 "중진 의원으로서 부끄럽지 않냐"고 받아쳤다.
이어 "이번 토론을 하면서 5선에 두번이나 원내대표까지 하신 분이 저런 질문을 하실 줄 몰랐다"면서 "아직도 민주당을 적대시하고, 종북세력처럼 대하고 하니 참 부끄럽다. 그리고 문제되는 사람들은 이미 (더불어시민연합에서)사퇴시켰다"고 반박했다.
주 후보는 계속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통진당, 진보당, 민노당 이런 사람들이 숙주가 되도록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며 "이게 헌법에 맞는 일이냐"고 따졌다. 또 "뭐가 다 사퇴했나. 아직 일부 후보들은 사퇴하지 않고 남아 있지 않냐"면서 "오늘도 왜 당 색깔옷(파란색 점퍼) 안입고 오셨나. 민주당을 알리기 싫은 것이냐?"고 물었다.
강 후보는 "아직 종북물이를 하는 것이냐"며 "제발 그만 해라. 아이들 말로 쪽팔리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연세도 많으시고 중진이신데 제발 그런 말씀을 그만 좀 하시라"고 덧붙였다.
공약과 정책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녹색정의당 김성년(46.전 대구 수성구의원)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를 싸잡아 저격했다.
김성년 후보는 "주 후보의 선거 슬로건은 '대구 굴기'고, 공약 대부분은 토건"이라며 "대구 경제 현 주소를 보면 '지역내총생산(GRDP)'은 몇십년째 전국 꼴찌, 임금은 전국 꼴찌에서 두번째, 청년 유출은 심각한데 이건 토건세력에게나 '대구 굴기'이지, 대구 서민에게는 '대구 굶기'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또 "대구 미분양이 심각해 전국 최대규모"라며 "1만채가 안나가 지역 경제와 서민에게 악영향을 끼치는데, 신공항 후적지에 새 아파트 10만채 공급 공약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를 향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김 후보는 "강 후보의 공약이나 민주당의 정책을 보면 좋은 공약이 많다"면서 "하지만 180석이 있을 때도 제대로 (공약을)이루지 못했는데, 또 180석을 달라고 요구하면 과연 제대로 이룰 수 있게나. 결국 의지와 실천도 중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제 공약을 제대로 보면 2만명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청년을 고용하는 공약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분양은 대구 경제에 취약한 부분이 맞지만, 전임 대구시장이 무분별하게 허가해준 탓이라는 지적도 있고, 건설사들이 수요와 공급을 잘못 예측한 책임도 크다"면서 "자꾸 토건, 토건 하시는데 대구의 주요 SOC 사업은 새로운 기회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민구 후보는 주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20년이나 의원 하신 분이 무엇을 했다고 또 4년을 더 뽑아달라고 하는 것이냐"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는 뭐하시고 다시 하시려고 하나. 후세를 위해 이제 양보하셔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놨는데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나라를 망쳐놨다"고 받아쳤다. 또 "내가 제대로 안했으면 20년간 뽑혔겠나. 그런 말은 주민을 모독하는 말"이라며 "그러는 김부겸 의원도 4년간 해 놓은 게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의 상설국악공연장, 다목적체육관 등 공약에 대해 "예산이 많이 드는데, 과연 정부와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따졌다.
강 후보는 "주 후보는 정치 생활을 너무 오래 하셔서 '예산 없다', '안된다' 공무원 같은 발언만 한다"면서 "해보기는 했나. 나도 대구시의원을 해봤다. 얼마든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과 확언했다.
수성갑 선거에는 강민구, 주호영, 김성년 후보를 포함해 무소속 김기현(55.대구시 체육회 이사) 후보까지 4명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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